할렐루야교회 김승욱 목사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가담했다. 할렐루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할렐루야교회 김승욱 목사도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가담했다. 할렐루야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경계하자고 설교했던 목사가 교인들에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를 독려했다. 할렐루야교회 김승욱 목사는 6월 7일 설교에서 미국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예로 들며 차별의 심각성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한 달 만인 7월 5일 주일예배 광고 시간에는 차별금지법 반대 청원에 서명해 달라고 말했다.

김승욱 목사는 6월 7일 주일예배에서 '앞서 행하시는 성령님 6: 차별하는 죄에서 자유케 하십니다'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사도행전 8장에 나오는 사마리아 전도, 에티오피아 내시 전도를 통해 편견과 차별을 깨부수는 성령의 능력에 대해 말했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통해 미국에서 들려오는 차별의 아픔과 탄식은 성령님이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다. 미국 백인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우리 안에는 차별하는 마음이 없는가"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사회적 행동과 사회적 정의가 없이는 하나님을 제대로 믿을 수 없다. 약자들을 향한 하나님 마음이 끓고 있다. 우리는 혹시 예수 믿는다고 하면서도 차별하는 사람 아닌가. 이들을 돌아보지 않고 주님이 찾으시는 교회가 될 수 없다. 성령의 능력으로 세상에 만연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고 차별의 죄악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새로운 공동체가 교회"라고 말했다. 할렐루야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6월 첫째 주] 김승욱 목사의 1분 메시지'는 이날 설교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리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탈북민, 조선족, 외국인 근로자, 무슬림,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과 멀리 떨어져 우리 벽을 짓고 교회를 만들면서도 스스로 잘나가고 부흥한다고 착각할 수 있다. 사회에서 부담스러워하는 그룹에 속한 사람들을 편견을 갖고 멀리서 보면 항상 남는 것은 공포와 분노뿐이다. 가까이 가서 얘기해 보라. 가까이 가서 그들의 심장 맥박을 들어 보고 그들이 뭘 기도하는가 들어 보고 그들을 위해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라. 성령께서 우리를 흔들어 깨우실 때 우리가 그런 교회가 될 수 있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축원한다."

그러나 7월 5일 주일예배에서 보여 준 김승욱 목사 발언은 180도 달랐다. 김 목사는 광고 시간 5분을 할애해 교인들에게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을 독려했다. "한국 교계 여러 단체와 교단 차원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자는 운동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나름대로 연구해 본 결과 이 법안은 반대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차별 금지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용이고 특별히 크리스천으로서 약자들, 어려운 자들, 소수자들을 마음에 품고 사랑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안에 포함된 요소들을 보고 법이 제정되기 전에 막아야겠다는 판단이 섰다"며 반대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김승욱 목사는 "자칫 우리나라도 동성 결혼 합법화 가능성이 생기고, 학교에서 자녀들에게 고의적으로 동성애에 대해 가르쳐야 할지 모른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까지 미국에서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미국도 처음에는 두루뭉술하게 전체적으로 법을 통과시키다가 나중에 결국 동성혼 합법화까지 갔다. 법이 통과되면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자녀들에게도 동성애 교육을 해야 한다. 신앙 있는 우리는 양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할렐루야교회가 동성애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하나님 사랑과 은혜를 배우고 믿음으로 자랄 길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법안 통과는 양심을 걸고 막아야 하는 일"이라고 재차 말했다. "나라, 사회, 다음 세대를 위해 함께 기도하면서 건강하고 거룩하고 주님이 기뻐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사랑하고 힘쓰자"고 말했다.

이날 할렐루야 교회 주보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온라인 반대 서명 안내'가 수록됐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동성애를 조장하여 건강한 가정을 해체하며,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도덕을 파괴할 뿐 아니라 헌법을 위반하여 신앙과 양심,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합니다"라는 문구가 함께 실렸다.

할렐루야교회는 7월 5일 주보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온라인 반대 서명 안내를 실었다. 사진 출처 할렐루야교회 홈페이지
할렐루야교회는 7월 5일 주보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온라인 반대 서명 안내를 실었다. 사진 출처 할렐루야교회 홈페이지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