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비상계엄이 발발한 지 1년이 다가오면서 사회 곳곳에서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행사를 여럿 기획하고 있다. 교계 역시 마찬가지다. 내란 사태는 저항하는 시민의 힘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전광훈·손현보 목사를 중심으로 한 극우 세력의 급부상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렇지 않아도 극우적 목소리를 낸다고 지탄받던 개신교계는 이 사태를 중심으로 더욱 똘똘 뭉쳤고, 강력한 세를 형성했다. 교계 연구자들은 한국 사회 극우화의 핵심 세력이 된 개신교 집단을 분석하고 성찰하는 자리를 만들어 논의에 나서고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기독교인은 매주 꼭 교회에서 모여야 할까. 기존 교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다시 모이고 싶다면, 그 장소는 꼭 '교회 건물'이어야만 할까. 다른 곳에서 모여 신앙 고민을 나누는 공동체는 교회라고 할 수 없을까.청어람ARMC(청어람·박현철 대표)가 2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포럼 두 번째 시간은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상상하는 자리였다. 첫 포럼에서 교회를 떠난 사람들, '가나안 교인'에 대해 고민했다면, 두 번째 시간은 교회 공동체를 실험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가족'이란 누구일까. 나와 함께 사는 이모는 가족일까. 결혼하거나 피가 섞이지 않았더라도 오래 생활하며 서로를 돌보는 두 사람은 가족일까. 수년간 동고동락하며 말년을 돌보는 보호자는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대한민국에서 위 사례들은 모두 '가족'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행 민법은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동거하는 직계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만을 포함하기에, 이들은 가족이 될 수 없다. 가족이 될 수 없다는 말은, 병원에서 보호자가 될 수 없고 장례나 상속에 권한을 갖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대한기독교서회(서회·서진한 사장)의 사유화 의혹을 제기해 온 '대한기독교서회공공성회복을위한에큐메니칼대책위원회'(대책위)가 논란의 핵심에 있는 서진한 사장과 정지강 명예사장을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했다. 대책위 공동위원장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등 5명은, 정 명예사장이 직을 사임했는데도 서 사장이 그에게 3억 원 이상을 지급했다며 서회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대책위가 서진한·정지강 전현직 사장을 고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대책위는 지난 2024년 6월, 서 사장과 정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자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한국교회는 자살을 터부시한다. '자살하면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말은 아직도 돌아다니고 있고, 자살한 이들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거나 도리어 유가족을 정죄하고 나무라는 태도도 흔히 접할 수 있다.이러한 편견을 깨고 교회가 유가족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고민해 온 애도와목회돌봄연구소는 11월 20일 '자살 유가족과 목회 돌봄'이라는 주제로 2회 애도 목회 포럼을 열었다.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전 국가정신건강센터 원장 이
[편집자 주] 세속성자 주일예배청어람ARMC가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연재는 해당 주일 이틀 전인 매주 금요일 발행합니다.교회력의 마지막 주일,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입니다. 겸손과 사랑으로 통치하시는 주님의 나라를 더욱 간절히 기다리는 주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기도사랑의 왕이신 주님, 주님께서는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고 증명하기보다는, 죄인들을 위해 스스로를 내어 놓으심으로 진정한 하나님의 통치가 무엇인지 보여 주셨습니다. 우리도 나를 내려놓고 남을 채울 수 있는 거룩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종생 총무) 교회와사회위원회 장애인소위원회가 김예지 의원과 장애인에 대한 혐오·비하 발언을 한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 사퇴를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11월 12일 유튜브에 출연해, 각 정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에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하고 있으며 장애인들은 배려받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비례대표로 재선을 한 김예지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교회협 교사위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박민영 대변인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닌 심각한
[뉴스앤조이-박요셉 운영팀장] 예전에 대학원에서 한 특강을 들었다. 마을 도서관을 만들어 주민을 위한 공부방 겸 사랑방으로 운영해 왔다는 강사는 도서관을 교회에 빗대었다. 목사이기도 한 그는 사역자로서 이웃을 섬기고, 주민들은 이 공간에서 필요를 채웠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 공동체는 마치 신앙 공동체를 연상케 했다. 일상을 함께하며 서로의 사정을 알게 됐고 기쁨을 나누며 아픔을 위로하고 상처를 회복했다. 특강이 끝날 무렵, 강사는 우리에게 물었다. "교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 질문을 바꿔 볼까요. '누가' 교회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여성 교인 5명을 강제 추행한 부산 ㄷ침례교회 조 아무개 목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 못했는데도 1심보다 6개월 감형된 것이다. 부산지방법원은 11월 13일 조 목사에 대해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에 대한 강제 추행은 정도가 비교적 심하지 않은 점 △동종 범죄로 형사 처벌을 받거나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해 원심보다 6개월 감형한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교인을 상대로 여러 차례 추
[뉴스앤조이-박시온 PD]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2025년 11월 13일, 여의도순복음교회·명동성당·조계사 등 종교 시설에는 수험생 가족들이 모여 기도를 올렸다. 종교는 달랐지만, 수험생 가족들의 목소리는 같았다.이들은 모두 '좋은 대학 진학', '실수 없는 시험', '높은 성적' 등 공통적인 목소리를 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 과도한 학원 일정 등 현 입시 구조의 문제도 지적했다. 자녀에 대한 바람은 건강·행복·성품 등 비슷한 내용이 이어졌다. 인터뷰 질문에 대한 답만으로는 시민들의 종교를 구별할 수 없었다. 입시 중심의
"교회력은 기다림으로 시작한다.…우리는 왕이 오시기를 기다린다"(15쪽). 티시 해리슨 워런이 던지는 이 선언은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현대 교회의 가장 심각한 영적 위기 중 하나는 '기다림'을 잃어버렸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즉각적인 응답과 신속한 결과를 요구하는 속도전의 시대를 살아갑니다. 신앙생활 역시 효율과 생산성이 지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교회에서조차 신앙을 측정 가능한 지표로 만들어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닦달하곤 합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 교회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림절, 소망하며 기다리다>는 교회력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고신·합신 등 여성 안수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들의 변화와 개혁을 촉구해 온 교계 단체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여안추)이 '2025 여성 안수 대화 마당'을 연다.'우리는 마침내 서로의 용기가 되어'라는 이름으로 12월 12일 서울 서대문구 공간이제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여성 안수 70주년을 맞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와 30주년을 맞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 목회자들을 초청했다. 여안추는 양 교단 여성 목회자들이 여성 안수를 위해 어떤 역경을 헤쳤는지를 듣고, 2025년 현재 같은 벽을 마주
크든 작든 복을 구하고 받는 일은 종교가 가진 보편적인 역할 중 하나이다. 어쩌면 종교란 인간이 복을 구하는 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기독교에 있어서 그 의식(儀式)은 인간의 편에서만 시작된 것은 아니다. 신 또한 자신이 만든 인간에게 복을 주고 싶어 한다. 기독교에서 신이 인간에게 복을 내리는 첫 번째 양식은 민수기 6:22-7에 나타난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이렇게 축복하여 이르되 여호와는 네게
여인의 뜰이라고 불리는 성전 동쪽 뜰입니다. 뜰에서 가장 밝은 곳은 어디일까요? 놀랍게도 그곳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라, 눈부신 흰옷을 걸친 서기관들이 서 있는 중앙입니다. 브라질 화가 주앙 제페리노 다 코스타(João Zeferino da Costa, 1840-1915)의 1876년 작품 '과부의 헌금'은 우리가 익히 아는 '아름다운 헌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그림은 2000년 전 예루살렘 성전에서 벌어진 종교적 착취의 현장을 고발합니다. 화면 중앙을 지배하는 것은 눈부신 의복을 입은 서기관입니다. 서기관
"예수께서는 입서리를 벌새듬아 말씀을 하셨제. '예말이요. 성님 동상님들. 인자부텀 온 천하에 댕김서 몽조리 만나는 사램들마다 그간 알캐드린 복음을 전하셔야 쓰겄소. 믿고 세례를 받은 사램들은 홀짝쿵하고 구원을 입게 될 거시재만 믿지 않고 자떼바떼하는 작것들은 아조수끗하게 심판을 받게 될 것이오. 저꺼봐야 알랑갑재.'"◆ 이용필 / 마가복음 16장 15~16절을 전남 방언으로 옮긴 것입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성님, 동상님이라고 부르는 대목은 참신하게 다가오고 "복음을 전하셔야 쓰것소"라는 표현은 간곡하게 느껴집니다. "잡것들은 아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정부·여당이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추진하면서 법조계와 시민단체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당정은 배임죄가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는 이유를 밝혔지만, 시민사회에서는 "기업의 사유화를 막는 핵심 장치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판 중인 이재명 대통령 대장동 사건을 면소 판결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도 가시지 않고 있다.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인 11월 13일, 전국의 종교 시설은 수험생을 응원하는 가족들로 북적였다. 개신교인 아니라 가톨릭, 불교 신자들도 성당과 사찰에 모여 하루 종일 '수능 시간표'에 맞춰 자녀·손주를 위해 기도했다. 이에 호응해 '특별 기도회'를 여는 곳들도 있었다.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8시 20분부터 수능 기도회를 열었다. 본당에는 학부모를 비롯해 1000여 명이 북적였다. 자리에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지정석처럼 붙어 있었다. 일부 수험생 가족은 기도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세습금지법을 무시하고 아들을 후임 담임목사로 세우려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정훈 총회장) 소속 무주장로교회(박남주 목사)가 세습 시도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잘못을 인정한 게 아니라, 도리어 독단적 교회 운영을 문제삼아 온 교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권징 절차를 밟는 등 강경하게 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교회 분쟁이 장기화 수순을 밟게 됐다.무주장로교회는 11월 2일 주일예배 광고 시간에 세습 논란에 관해 설명했다. 현재 교회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설명하겠다면서 나선 문 아무개 장로
[편집자 주] 세속성자 주일예배청어람ARMC가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연재는 해당 주일 이틀 전인 매주 금요일 발행합니다.성령강림 후 스물세번째 주일입니다.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뭇 생명을 살리는 성실한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뻐하고 찬양하는 주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본기도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 주님은 모든 살아 있는 것과 존재하는 것들이 존재할 뿐 아니라 기뻐하며 찬양할 이유가 되시며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혼란한 시대를 사는 저희가 허무함에 빠지지 않고 인내할 뿐
늑대 두 마리와 양 한 마리가 저녁 메뉴를 고르려 한다. 늑대 두 마리는 고기를 먹고 싶을 것이다. 양은 당연히 채식을 선택한다. 그렇다면 이 투표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당연하게도 저녁 식탁에 오르는 것은 양이 될 것이다. 양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한 투표를 지적하고 거부하는 일이다. 비밀투표나 평등투표의 원칙은 이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양의 목숨이 투표를 '선택'한 결과로 결정되듯, 노동자의 '선택'처럼 보이는 계약도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선택으로, 밤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