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예배 조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부 목회자가 16일 천안에서 집회를 열었다. 안희환 목사, 심하보 목사 등이 주최한 이 집회에서는 "비대면 예배는 공산당의 수작" 등의 발언이 나왔다. 유튜브 화평방송 갈무리 
비대면 예배 조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부 목회자가 16일 천안에서 집회를 열었다. 안희환 목사, 심하보 목사 등이 주최한 이 집회에서는 "비대면 예배는 공산당의 수작" 등의 발언이 나왔다. 유튜브 화평방송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목사가 정부의 비대면 예배 방침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희환 목사(예수비전성결교회),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등은 7월 16일 천안에서 '예배 탄압 반대 초교파 연합 집회'를 개최하고, 정부가 방역을 핑계로 교회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7월 12일부터 시행된 수도권 지역 '비대면 예배' 방침을 따를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집회에는 평소 집합 금지처분에 불복 의사를 밝혀 온 이들과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서 온 목회자들이 주로 참여했다. 안희환 목사는 이번 집회에 박만수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전 총회장), 장헌원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동성애대책위원장), 허성철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동성애대책위원장), 이구일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동성애대책위원장), 손현보 목사(부산 세계로교회), 임영문 목사(평화교회), 박영우 목사(광주안디옥교회), 오정호 목사(대전 새로남교회) 등이 행사 진행 및 지역 연락책으로 함께한다고 소개했다.

집회에 참석한 목사들은 정부 방침을 비난하면서 황당한 소리를 쏟아 냈다. 박만수 목사는 "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것은 사탄 마귀의 장난이고, 마귀의 사주를 받은 악한 공산당들이 하는 수작이지, 절대로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 기도에 한 번도 안 빠지던 사람이, 비대면 예배하면서 교회 안 나가기 시작하니까 주일에도 교회 안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비대면 예배는 성경에 없는 얘기다. 사탄이 만들어 낸 조작이고 성도들을 이상하게 몰아넣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하보 목사도 "(대면 예배를) 포기하면 지는 거다. 벌금 내라면 내겠다. 내가 지면 하나님이 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대면) 예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포기할 때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교회 방침을 해제할 때까지 저항해야 한다고 수차례 말했다.

허성철 목사는 "교회를 비대면화하면서 유흥업소같이 취급하고 있다. 교회가 유흥업소면 목사는 호스트란 말이냐"며 "공연장은 5000명을 허용하고 있고, 영화관은 한 자리 띄어 앉으면 관람이 가능하도록 하고, 대중교통은 무제한인데 너무나 불합리하다. 우리 한국교회는 (정부 방침을)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희환 목사도 다니엘의 예를 들며 "(예배를 포기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느니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티를 내고 사자 굴에 들어가서 죽겠다고 결단하니까, 하나님이 귀하게 보고 사자 아가리를 틀어막으셨다. (우리가) 벌금을 맞거나 감옥에 가거나 교회가 폐쇄당하더라도 예배 드리는 게 목숨보다 귀하다고 했다면, 하나님이 사자 아가리 같은 문재인 정권의 입을 틀어막아 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이번 시위와 별개로 법원에 대면 예배를 허용해 달라는 가처분을 냈고, 이날 법원이 이를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최대 19명, 교회 예배당 수용 인원의 10%(여덟 칸 띄우기)까지 대면 예배가 가능하며, 이 경우에도 방역 수칙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전에 방역 수칙이나 집합 금지명령을 위반해 적발된 전력이 있는 종교 단체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곳은 대면 예배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예수비전성결교회와 은평제일교회 등은 여전히 대면 예배를 할 수 없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서울시 관내 교회에만 해당되는 조처로, 인천·경기도 등 4단계가 발효 중인 타 광역 단체는 해당되지 않는다. 수원지방법원은 경기 지역 대면 예배와 관련해 17일 심문 기일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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