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수도권 지역 교회들은 6개월 만에 다시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다. 정부는 서울·경기·인천(강화·옹진군 제외)에 대해 7월 12일부터 2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를 발령했다.

이 기간 수도권 교회는 모든 모임이 제한되며, 비대면 예배만 가능하다. 예배 집례자 및 영상 제작·송출 담당자 등 비대면 예배를 위한 최소한의 필수 인력만 모일 수 있다. 이외의 인원은 참석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없다.

교회뿐 아니라 기도원·수련원·선교원 등 모든 종교 시설에 해당된다. 종교 시설이 운영하는 교육 시설의 경우도 종교 시설에 대한 방역 수칙을 적용한다. 다만 교회가 지역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돌봄 활동(무료 급식·공부방)은 예외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비수도권 지역도 7월 15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시행된다. 정부는 대전·충북·충남·광주·대구·부산·울산·경남·강원·제주 지역에 2단계가 발령된다고 14일 밝혔다. 개편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르면 2단계에서는 예배당 정원의 30%(또는 좌석 두 칸 띄우기)을 수용할 수 있고, 모임·행사·식사·숙박은 금지되지만 실외에서 하는 100명 미만의 행사는 가능하다.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유효하다.

다만 지역별로 세부적인 적용 방식이 달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2단계를 발령한 광주광역시는 종교 시설에 대해 50%(또는 한 칸 띄우기)까지 수용 가능하지만, 예배 참석 인원을 산정할 때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중단한다. 또한 교회가 주관하는 타 지역 초청 교류 행사도 금지하기로 했다.

2단계를 발령한 부산광역시도 예배당 정원 50%(또는 한 칸 띄우기)까지 수용 가능하며, 당초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원 제외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었다가 이를 제외하기로 했다. 이외 모임 및 식사·숙박 금지 조처는 동일하며 통성기도 등도 금지된다.

대전·대구·경남은 정원의 30%(또는 두 칸 띄우기)까지 수용 가능하며, 백신 인센티브를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제주·충북·충남은 정원의 30%(또는 두 칸 띄우기)까지 수용 가능하고 1차 이상 예방접종자는 백신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제주도의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완료한 사람들로만 구성됐다면 성가대와 소모임도 가능하다.

경상북도는 1단계를 유지하지만, 포항·김천·안동·구미·영주·상주·문경·경산·청도·예천 등 10개 시·군에 대해서는 종교 시설이 주관하는 소모임·식사·숙박을 금지한다.

소강석 목사는 12일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조속히 대면 예배를 재개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소강석 목사 페이스북

교회와 관련된 집단감염은 올해 초를 기점으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지난달 확진자 증가와 함께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례가 발생했다. 대전광역시 동구 한 교회에서 108명(7월 5일 기준)이 발생했고, 충남 천안시에서 18명(13일 기준), 서울 영등포구에서 9명(6일 기준), 경기 안양시에서 13명(13일 기준)이 발생한 바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공동대표회장 소강석·이철·장종현)은 "이번 4단계 조치는 확진자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이나, 극단적 폐쇄에 해당하는 대응 4단계가 시행되지 않을 것으로 낙관했던 당국의 판단에 아쉬움을 갖는다"는 논평을 9일 발표했다. 아울러 "종교 시설은 비대면에 해당하나, 생활 필수 시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방역 원칙을 적용해야 하며, 그동안 확산을 막아 온 종교 시설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신 접종자의 참여 등 최소한의 인원이 모인 기본 예배가 진행되는 방향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소강석 대표회장은 13일 김부겸 국무총리를 만나 대면 예배를 조속히 재개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종교 활동 비대면 전환을 계기로 7대 종단이 모인 자리에서, 소 총회장은 "한교총에서는 한국교회가 철저한 방역을 하면서 안전한 예배를 드리도록 지도하고 권고할 테니, 금주부터 최소한의 예배가 드려지도록 총리가 큰 결단과 배려를 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밝혔다.

반면 가톨릭·불교 등 이웃 종교들은 정부 조처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가톨릭 서울대교구는 9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12일부터 모든 미사는 비대면으로 실시할 것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방역 당국, 의료진 등에 감사드리며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어려운 시기를 이겨 냈으면 한다"고 했다.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가톨릭평화방송 TV와 유튜브를 통해 미사에 참여해 달라고 독려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정기 법회(일요 법회 등)는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진행되는 행사 및 회의는 관할구역 지자체의 방역 수칙을 준수하라"는 지침을 9일 발표했다. 각 사찰에 상주하는 이들을 제외한 외부인의 식사(대중 공양)도 중단한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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