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는 것조차 쉽지 않던 그때, 누군가 우리를 대신해서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지난 7년 사이 하나님을 버리고 떠날 수도 있었던 기독교인 가족들이 여전히 하나님을 찾고 있는 이유는, 하나님 이름으로 저희 곁에 찾아와 준 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을 그냥 그리스도인이 아니고, 나약해 보이지만 여전히 큰 사랑으로 우리 곁을 지키기 원하는 하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단원고 유예은 양의 어머니 박은희 전도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현장의 증언'을 시작했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열리는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월례 기도회'가 7월 15일 대구 위드교회(정민철 목사)에서 열렸다. 이번 기도회는 성서대구가 주관했다.

박은희 전도사는 세월호 참사 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혹을 풀 만한 확실한 답이 없는 상황에서, 진상 규명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고 했다. 박 전도사는 진상 규명뿐만 아니라 단원고 희생 학생 전부를 품는 생명 안전 공원 건설, 마음 건강센터 건립 등 또 다른 과제가 남아 있다고 했다.

단원고 유예은 양 어머니 박은희 전도사는 담담한 목소리로 심경을 전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단원고 유예은 양 어머니 박은희 전도사는 담담한 목소리로 심경을 전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많은 사람이 세월호를 잊은 것 같지만 막상 만나 보면 누구나 마음 한켠에 여전히 세월호를 품고 있더라고요. 진상 규명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늘 궁금해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요. 우리 가족들은 그분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상황이라 어느 정도 진행될지 모르지만, 올해 남은 시간은 전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진상 규명에 관한 현황을 알리려고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영원을 믿는 존재잖아요. 영원을 믿는 존재답게 늘 새롭게 부활하는 마음으로 이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가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2000년을 이어 온 신앙의 힘으로,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는 초석을 닦는 일에 끝까지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성서대구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정의석 목사(커다란숲교회)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전방위적 회개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예수님이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해 현장을 찾아다니며 몸소 그 나라를 선언적으로 보여 준 것처럼, 우리도 세월호 참사 진상이 규명되는 날까지 유가족과 연대하며 깨어 있으면 좋겠다며 개개인의 '사회적 회개'를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후 자발적인 그리스도인 기도 모임으로 시작한 이 기도회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된다. 다음 기도회는 8월 19일 경기도 화성 평화감리교회(이수기 목사)에서 수원 지역 교회들의 연합으로 열리며, 유튜브 채널 '416그리스도인'을 통해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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