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에서 2021년 부활절 연합 예배가 열렸다. 예배에는 박지원 국정원장(왼쪽), 김진표 의원(가운데) 등 유력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유튜브 갈무리
사랑의교회에서 2021년 부활절 연합 예배가 열렸다. 예배에는 박지원 국정원장(왼쪽), 김진표 의원(가운데) 등 유력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유튜브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공동 개최한 '2021 부활절 연합 예배'가 4월 4일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렸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예배당 정원의 10%(600여 명)만 수용한 채 진행했다.

사랑의교회 서초 예배당은 2019년 10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위법 건축물' 상태다. 그럼에도 대규모 연합 행사의 장소로 선정됐다. 유력 정치인들은 교회를 방문해 오정현 목사와 나란히 앉았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온 박영선·오세훈 후보를 비롯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국회조찬기도회장 김진표 의원(민주당·수원시무), 부회장 송기헌(민주당·원주시을)·송석준 의원(국민의힘·이천시), 사랑의교회 장로 김회재 의원(민주당·여수시을), 사랑의교회가 있는 서초구가 지역구인 윤희숙(국민의힘·서초구갑)·박성중 의원(국민의힘·서초구을)이 예배에 참석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국회의원 겸직)과 김제남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김덕룡 전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참석했다. 주최 측은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일어나 인사하게 했다.

서울시장 선거전 중인 오세훈(왼쪽), 박영선(오른쪽) 후보도 나란히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주최 측은 예배 시간 이들을 잠깐 일어나 인사하게 했다. 유튜브 갈무리
서울시장 선거전 중인 오세훈(왼쪽), 박영선(오른쪽) 후보도 나란히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다. 주최 측은 예배 시간 이들을 잠깐 일어나 인사하게 했다. 유튜브 갈무리

대회사를 맡은 소강석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는 "부활절 역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정원장이 와 주셨다"며 박 국정원장을 치켜세웠다. 김진표 의원에 대해서도 "교계가 자랑하고 응원하는 분이다.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종교인 과세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수고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개했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김진표 의원은 오정현 목사와 함께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았다.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카메라는 세 사람을 4번이나 비췄다.

이날 축사를 맡은 오정현 목사는 "우리 사랑의교회가 영적 공공재로 쓰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을 또 한 번 정면 부정한 것이다. '영적 공공재'는 2012년 건축 반대에 부딪히자 오 목사가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사회 법 위에 영적 제사법이 있다. 서초 예배당은 영적 공공재"라고 언급한 데서 처음 나온 말이다.

사랑의교회는 대법원 판결 이후 지금껏 지역사회와 한국교회 앞에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고, 위법 상태를 시정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2021년 1월 오정현 목사는 '아름다운 우리 교회'(The Church in the Wildwood)라는 찬양을 부르며 교회가 대법원 앞에 서 있다고 자랑했다. 2절 가사는 "저 언덕 위에 아름다운 / 우리 교회가 서 있네 / 어린 내 시절 정다웁던 / 사랑하는 우리 교회여"인데, 오 목사는 "우리 교회가 서 있네" 뒤에 "대법원 앞에, 대법원 앞에"라는 추임새를 두 번이나 넣었다.

한편, 이번 부활절 연합 예배에도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한기채 총회장(기독교대한성결교회)은 "자살, 낙태, 살인, 성폭력, '동성애', 아동과 노인 학대로 사회 생명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창조질서를 회복하지 못하고 만물의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기도했다. 양일호 총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은 '나라와 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하며 "교묘하게 위장된 법을 만들어 모든 사람을 그 길로 이끌려 한다"고 말했다. 설교를 맡은 신정호 총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도 "동성애로 대체되는 세속화도 만만치 않다"고 짧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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