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 개신교의 호감도가 올해도 3대 종단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 한국리서치는 12월 6일 발표한 '2023 종교 인식 조사'에서, 한국 사회의 개신교 호감도는 33.3점으로 불교(52.5점)와 가톨릭(51.3점)에 한참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리서치는 매년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종교 인식 조사'를 시행해 오고 있다. 격주마다 정례적으로 종교 인구를 집계하는 한편, 연말에는 종교 호감도를 별도로 묻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 호감도 조사는 11월 24~27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웹 조사 방식으로 시행했다. 

2023년 조사 결과, 세 종단 모두 전년에 비해 호감도가 상승했다. 특히 불교와 가톨릭의 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불교는 지난해 47.1점에서 올해 52.2점으로 5.4점 상승했고, 가톨릭은 45.2점에서 51.3점으로 6.1점 상승했다. 개신교계에 대한 호감도도 지난해 31.4점에서 올해 33.3점으로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호감도를 기록했고 증가 폭도 타 종교에 비해 낮았다. 다만 개신교는 2020년 조사 당시 28.0점에서 올해 33.3점으로 3년 새 5.3점 올라, 코로나19 국면 이후 점수가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신교 호감도의 특징은 비개신교인에게 '비호감도'가 매우 높다는 데 있다. 한국리서치는 호감도를 세분화해, 0~24점 구간은 '매우 부정적', 25~49점은 '부정적', 50점은 '보통', 51~75점은 '약간 긍정적', 76~100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분류하고 구간별 응답 결과도 분석했다. 이 구간에서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절반인 49%가 '매우 부정적'인 0~24점 구간에 있었다.

이는 종교별 응답자 특성에서도 드러난다. 개신교 신자가 스스로 평가한 개신교의 호감도는 77.9점으로 '매우 긍정적' 영역에 들어 있다. 이는 지난해 개신교인들이 스스로 내린 평가(64.5점)보다 크게 상승한 것이기도 하다. 반면 가톨릭·불교 신자가 평가한 개신교 호감도는 각각 27.7점, 24.8점이었다. 타 종교인들의 평가는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개신교인의 인식과 크게 차이가 난다. 무종교인이 평가한 개신교 호감도는 20.2점으로, 종교인들의 평가보다 더 낮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슬람교에 대한 비호감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 구성원들은 이슬람에 대한 호감도가 14.3점이라고 평가했다. 

개신교인의 인구 비중은 20%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리서치는 2015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비롯해 2018~2023년 정기 조사 시 개신교인 비율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개신교뿐 아니라 불교(17%), 가톨릭(11%), 무종교층(51%)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신교 인구가 다소 고령화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연령별 개신교 신자 비율은 18~29세 그룹에서 15%로 가장 낮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조금씩 비율이 높아져, 60세 이상이 24%로 가장 높았다. 이를 성별과 연관해 살펴보면, 개신교인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은 60세 이상 여성(29%), 50대 여성(23%), 60세 이상 남성(20%)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가장 낮은 비율은 18~29세 여성(13%), 30대 여성(15%), 18~29세 남성(16%) 순이었다.

개신교인 중 54%는 매주 종교 활동에 참석한다고 응답했다. 한 달에 2~3회 참여한다는 이들은 14%, 한 달에 1번 정도 참여한다는 사람은 8%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은 전체 개신교인 중 76% 수준이다. 아예 종교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13%이었다. 

한편, 개신교인 9%가 1년 전과 비교해 현재는 개신교 신앙이 없다고 응답했다. 2022년 조사에서는 같은 질문에 개신교인 12%가 1년 전에 비해 신앙이 없어졌다고 답한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개신교뿐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확인되는 것으로, 가면 갈수록 무종교인이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국리서치는 2020년부터 매년 1회씩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종교별 사회적 호감도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종교 인구와 연령대 조사는 연 1회 실시하는 호감도 조사와 별개로, 매 격주 1회 정례 조사하고 있다. 2023년 1년간 총 22회, 2만 2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치다.

여론조사 결과 전문은 한국리서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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