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뱁티스트 신앙의 정수> / 팔머 베커 지음 / 황의무 옮김 / 대장간 펴냄 / 221쪽 / 1만 4000원
<아나뱁티스트 신앙의 정수> / 팔머 베커 지음 / 황의무 옮김 / 대장간 펴냄 / 221쪽 / 1만 4000원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종교개혁 당시 콘라드 그레벨, 펠릭스 만츠, 조지 블라우락과 같은 츠빙글리의 문하생들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정기적으로 성경 공부 모임을 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예수를 재발견했고, 교회는 성인成人이 되고 나서 신앙고백을 한 사람들과 날마다 예수를 따르기로 헌신한 사람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믿었다. 1525년 1월 21일 그레벨과 만츠, 블라우락은 서로에게 세례를 주었고, 이로써 아나뱁티스트 운동이 시작됐다.

<아나뱁티스트 신앙의 정수>(대장간)는 아나뱁티스트의 핵심 가치인 △예수는 우리 신앙의 중심 △공동체는 우리 삶의 중심 △화해는 우리 사역의 중심으로 여러 기독교 전통을 비교·분석한다. 제1부 '예수는 우리 신앙의 중심이다'는 날마다 예수를 따르고 예수의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하며 예수를 최종적 권위로 보게 한다. 제2부 '공동체는 우리 삶의 중심이다'는 수평적 용서야말로 공동체의 핵심이며, 하나님의 뜻은 상호 의견을 주고받음으로써 분별할 수 있고, 소그룹은 교회의 가장 작은 기본 단위라고 말한다. 제3부 '화해는 우리 사역의 중심이다'를 통해 개인과 하나님의 화해, 공동체 내 지체 간 화해, 신자가 타락한 세상에서 평화 구축자로서 감당해야 할 역할을 보여 준다.

"이 책의 근간이 되는 세 가지 핵심 가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에 기초하며 초기 교회를 지탱한 토대였다. 1943년, 미국교회사협회 회장인 벤더는 이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재세례 신앙의 비전(The Anabaptist Vision)'이라고 불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나뱁티스트 신자들은 기독교를 제자도로, 교회를 형제 됨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랑과 무저항의 윤리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서론, 19쪽)

"아나뱁티스트 신자들은 기독교가 교리와 영적 경험과 용서를 포함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날마다 예수를 따르는 삶에 특별한 강조점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기독교는 제자도'라고까지 주장한다. 제자도는 날마다 예수를 따르는 삶을 의미한다. 그것은 예수께서 사셨던 것과 같은 삶을 요구한다. 예수님은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요 8:3)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위해 행하신, 그리고 계속해서 행하고 계신 일 때문에 그에게 기꺼이 순종한다. 

일부 전통이 제자도를 무시하면서까지 교리나 바른 경험이나 용서를 강조하듯이, 아나뱁티스트는 신앙의 다른 요소들을 무시한 채 바른 실천만 강조할 위험이 있다. 영국의 유명한 신학자 패커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화나는 것은 아나뱁티스트는 생각할 시간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항상 행하기만 한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보다 많이 행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제1부 예수는 우리 신앙의 중심이다, 제1장 기독교는 제자도다, 43~44쪽)

"아나뱁티스트의 성경 해석은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의 영적인 면과 윤리적인 면을 동시에 고려한다. 우리는 하나님과 그의 뜻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가장 분명하게 계시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우리의 윤리는 주로 십계명과 서신서보다 그리스도로부터 온다." (제1부 예수는 우리 신앙의 중심이다, 제2장 성경은 예수를 통해 해석된다, 61쪽)

"아나뱁티스트는 구원을 가톨릭이나 개신교 신자들과 다른 관점에서 보았다. 그들은 원죄를 믿지 않으며, 따라서 영원한 형벌에서 구원받기 위해 유아세례나 성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 아나뱁티스트는 모든 구원의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는 예정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로 받지만, 개인은 하나님의 은혜와 초청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나뱁티스트는 이신칭의 자체는 구원에 대한 바른 이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성령의 변화시키는 사역과 날마다 예수를 따르는 헌신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제3부 화해는 우리 사역의 중심이다, 제7장 개인은 하나님과 화해해야 한다, 1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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