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의 장남 오기원 목사(40)가 서울 방배동 예장백석 총회회관에 교회를 개척했다. 5월 14일 열린 창립 예배는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화려하게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오정현 목사의 장남 오기원 목사(40)가 서울 방배동 예장백석 총회회관에 교회를 개척했다. 5월 14일 열린 창립 예배는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등 화려하게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오기원 목사는 몇 달 전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북한 선교 및 외국인과 한국인 간 다리를 놓는 사역 등을 하겠다며 개척 포부를 밝혔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오기원 목사는 몇 달 전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북한 선교 및 외국인과 한국인 간 다리를 놓는 사역 등을 하겠다며 개척 포부를 밝혔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장남 오기원 목사(40)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교회를 개척했다. 오기원 목사가 담임하는 뉴서울교회는 5월 14일 방배동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예장백석·장종현 총회장) 총회회관 2층에서 창립 예배를 열었다.

일반적인 개척교회 창립 예배와는 달랐다. 뉴서울교회 창립 예배는 대형 교회 목사들과 유력 정치인, 교인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진행됐다. 참석자 내빈 면면도 화려했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설교하고,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가 축사를 했다. 축도는 뉴서울교회에 공간을 내준 예장백석 장종현 총회장이 했다. 대표 기도는 사랑의교회 부목사로 있는 목포사랑의교회 백동조 목사의 아들 백요셉 목사가 맡았다. 특이하게도 이날 모든 순서의 대부분은 영어로 진행됐다. 예배 말미에는 트로트 가수로 인기를 얻고 있는 홍잠언 군이 축하 공연까지 했다.

정치권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고, 나경원 전 의원은 직접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장제원 의원 등이 축하 화환을 보냈다.

교계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을 지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를 비롯해,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등이 화환을 보냈다. 부자 세습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하나 목사도 아버지 김삼환 원로목사와 함께 명성교회 담임·원로 이름으로 화환을 보냈다. 목회지 대물림으로 비판을 받은 여수은파교회 고요셉 목사도 화환을 보냈다.

창립 예배 설교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맡았다. 김 목사는 오기원 목사를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 출연시켜 개척 이유와 목회 포부 등을 묻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창립 예배 설교는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맡았다. 김 목사는 오기원 목사를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 출연시켜 개척 이유와 목회 포부 등을 묻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김하나 목사는 뉴서울교회가 명성교회와 멀리 떨어져 있어, 교회가 부흥해도 부담이 없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교회 세습으로 비판받았던 10년 전 새노래명성교회 부임 당시의 심경도 짧게 밝혔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김하나 목사는 뉴서울교회가 명성교회와 멀리 떨어져 있어, 교회가 부흥해도 부담이 없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교회 세습으로 비판받았던 10년 전 새노래명성교회 부임 당시의 심경도 짧게 밝혔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창립 예배에서 가장 관심을 끈 순서 중 하나는 김하나 목사의 축사였다. 초대형 교회를 물려받은 목사의 아들이, 또 다른 초대형 교회 목사 아들의 개척교회 창립 예배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오기원 목사는 김하나 목사를 "내 목사님(my pastor)"이라고 칭하며, 미국에서부터 그를 알고 지냈다고 소개했다.

김하나 목사는 농담을 섞어 가며 영어로 축사를 했다. 김 목사는 "내가 마음껏 크게 축복할 수 있는 이유는 (뉴서울교회가) 우리 교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교단도 달라서 교회가 부흥돼도 걱정할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기원 목사는 웃으면서 "에이멘"이라고 화답했다.

행사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오기원 목사와 김하나 목사.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행사 후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오기원 목사와 김하나 목사.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김하나 목사는 오정현 목사를 '나의 좋은 멘토'라고 지칭하면서, 10년 전 새노래명성교회 개척 이야기도 꺼냈다. 김 목사는 "나는 교회를 시작하는 아들을 쳐다보는 아버지의 심정을 잘 안다. 10년 전 내가 (새노래명성)교회를 새로 시작할 때 아버지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엄청난 부담과 압박을 느꼈다. 그러나 오기원 목사는 잘 해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행사 도중 김하나 목사를 잠깐 만날 수 있었다. 기자가 무슨 이유로 뉴서울교회 창립 예배에 참석했는지 묻자, 김 목사는 "부탁받아서 왔다"고 짧게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순창 총회장) 108회 총회가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게 확정됐느냐 묻자, 그는 "아직 모르겠다"고 답했다. 질문을 이어 가려 하자 대뜸 사랑의교회 직원들이 막아섰다. 이들은 "손님으로 오신 분인데 왜 예장통합 총회 얘기를 여기서 하느냐"며 취재를 막고, 촬영도 제지했다.

오정현 목사는 아내 윤난영 씨(사진 왼쪽)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단상에 올라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시종일관 들뜬 표정이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오정현 목사는 아내 윤난영 씨(사진 왼쪽)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단상에 올라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시종일관 들뜬 표정이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날 행사에서 가장 기뻐했던 이는 오정현 목사였다. 그는 행사 내내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축복 순서 때 단상에 오른 오정현 목사는 "3대가 개척을 했다"면서 "35년 전 개척할 때가 생각난다. 내수동교회 대학부 시절도 생각난다. (아들이) 한국 온 지 5개월 됐는데 한국말이 좀 늘었다. 고생할 거 뻔히 아니까 집사람이 애써서 기도 많이 하고 있다. 며느리가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남편에게 순종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오정현 목사는 "오늘 얘기한 대로 honoring our roots, 늘 제가 교육하는 '부모 선대의 좋은 점을 이어받아라'. 그다음 reviving next generations, '다음 세대를 부흥시켜라' 그랬는데, 그렇게 되면 좋겠다. 서울 사랑의교회 교우들이 전력투구해 주셨고, 장로님들도 보이지 않게 최선을 다해 주셨고, 저와 함께 같은 기도 제목 갖고 애쓰는 모든 분이 마음을 담아 이 자리에 와 주셨다"며 온 가족을 단상 위로 불러낸 후 청중에게 인사를 전했다.

예배 후 기자를 만난 오정현 목사는 "(아들은) 문화적 역량이 나보다 크다. 다음 세대를 향한 은사가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영향력이나 후광을 얻기 위해 사랑의교회 근처에 개척한 것이냐는 질문에, 오 목사는 "우리 아들은 자기 길을 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랑의교회 장로·교인·직원이 대거 참석했다. 사랑의교회에서는 몇 주간 주보에 창립 예배를 광고하고, 주차 안내 등 행사 진행을 도왔다.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의 취재를 앞장서 방해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날 행사에는 사랑의교회 장로·교인·직원이 대거 참석했다. 사랑의교회에서는 몇 주간 주보에 창립 예배를 광고하고, 주차 안내 등 행사 진행을 도왔다.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기자의 취재를 앞장서 방해하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서울교회 창립 예배는 사랑의교회 지교회 창립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랑의교회 교인들과 직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뉴서울교회는 사랑의교회와 직선거리로 2km 떨어져 있다. 사랑의교회는 교인들을 위해 서초 예배당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주차 봉사와 안내 등 업무도 맡았다. 사랑의교회 장로들도 예배에 참석했다.

<뉴스앤조이>는 사랑의교회 한 관계자에게, 뉴서울교회가 사랑의교회의 인적·재정적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것인지 물었다. 그는 "교단도 다르고 다 다르다. 아무 상관없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나도 몰라서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오기원 목사는 12일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 출연해 "2년 전에는 한국에서 목회할 생각이 0%였는데, 지난해 봄에 기도하던 중 '지금이 때다'라는 마음을 주셨다"면서 한국에 들어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 북한 사역 등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기원 목사는 UC샌디에이고와 탈봇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캘리포니아 빌립보교회에서 목회하는 등 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한국말에 서툴다.

김장환 목사가 "아버지가 큰 교회 목사님이니까 내가 (한국에) 가면 아버지 교회에서 (목회를) 하겠다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느냐"고 묻자, 오기원 목사는 "그런 생각은 없다. 나는 내 소명을 매우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 내 소명은 찾아가기 어려운 사람들,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곳에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이다.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께서 그곳을 품게 하셨다. 통일을 준비하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기원 목사는 "나는 여러 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과 이곳에 오는 외국인과 한국인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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