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10년 넘게 사례비 동결하는 이유

"좋은 소식도 좀 전해 주세요. 교회가 좋은 일 얼마나 많이 하는데."
"좋은 일 안 하는 교회도 있나요?"
"그렇긴 하네요, 하하하."

새해를 맞아 A 목사님께 안부 인사를 건넸더니, 이제는 <뉴스앤조이>도 교회 까는(?) 기사 적당히 쓰고 좋은 소식 좀 전해 달라고 성화더군요. 제가 농담 섞어 반문했더니, 목사님이 한바탕 웃더라고요.

'좋은 소식' 보도해 달라는 요청은 수시로 받고 있긴 한데요. 사실 저희도 나름 애로 사항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목회자와 그리스도인이 참 많은데, 생각만큼 섭외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취재에 응했다가 자신이 너무 드러나지 않을지, 사역에 괜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해 마다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얼마 전 만난 B 목사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광주광역시에서 목회하고 있는 이분은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중요히 여깁니다. 상처받고 울부짖는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민중 교회를 지향한다고 보시면 이해가 빠르겠는데요. 교회도 제법 큽니다.

특별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례비입니다. 이분은 급여·활동비·도서비 등을 포함 월 300만 원 정도 받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교회 예산에 비해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더군요. 제 경험상 이 정도 규모의 교회 담임목사라면 월 700~800만 원 이상 받을 것입니다. 

단순히 사례비를 적게 받아서 소개하는 건 아닙니다. B 목사님은 부임 이후 10년 넘게 사례비를 동결해 오고 있습니다. 은퇴가 7~8년 정도 남았는데, 일찍이 장로들에게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사례비를 올리지 않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자신의 사례비는 변동 사항이 없지만, 부교역자 사례비는 매년 5%씩 인상하고 있습니다. 사례비만 올려주는 게 아니라, 때가 되어 떠나야 하는 부교역자의 임지를 구해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서기도 합니다.

"나만 잘되는 게 아니라 후배 목회자들도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줘야죠."

담임목사 사례비는 올리지 않는 대신, 어려운 교회와 이웃을 돕는 '선교비'는 꾸준히 늘려 가고 있습니다. 대화 도중 목사님의 핸드폰이 울리더군요. 몇 마디를 주고받고 전화를 끊은 목사님은 "다른 교단 목사가 도와 달라고 하는데, 한번 살펴봐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교회 재정을 귀히 다룰 줄 알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 하고, 사람에게 전심을 다하는 분을 소개 안 해서야 되겠습니까. 정식으로 인터뷰를 요청하니, B 목사님은 무슨 인터뷰냐면서 손사래를 치더군요. 현장에서 이런 분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 모르겠습니다.

특별히 올해는 이러한 복을 혼자만 누리지 않고, 독자 여러분과 함께 누릴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이상 언제나 좋은 소식 전하고픈 이 기자였습니다.

편집국 용필

친절한 뉴스B

해명 대신 의혹만 증폭하는 장재형 씨와 올리벳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재형 씨(<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와 그의 유관 기관 문제를 계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손해배상 소송과 피해자들의 폭로: 미국에서 30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고, 올리벳대학교 등 유관 기관에서 노동력 착취와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뉴스앤조이>는 이런 사실에 관해 계속 장 씨 측의 입장을 묻고 있지만, 해명은커녕 의혹만 계속 커져 가고 있습니다.

내부자 증언 사이트 폭파: 지난해 말에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담긴 사이트가 갑자기 폭파되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사이트 제작자 측은 외부 공격으로 다운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들의 증언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생생한데, 장 씨 측은 이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비상식적인 대응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장재형 씨 문제를 보도하면 나오는 반응에는 항상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들을 공격하는 것이죠. 심지어는 인종 등 사건과 무관한 정보로 공격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뉴스앤조이>가 몇 번씩 확인한 사실조차 '가짜 뉴스'로 매도하기도 합니다.

최고위급 멤버들의 이탈: 그러나 장 씨의 올리벳 공동체에서는 계속해서 최고위급 인사들의 탈퇴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 올리벳 공동체를 떠나 종적을 감춘 조너선 데이비스 부부는 올리벳 내부의 내밀한 사정까지도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에 따라 내부가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대로 된 해명이 없다면 의심만 더욱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혹시라도 억울한 점이 있다면, 공산주의나 색깔론 대신 팩트로 정정당당히 해명하는 게 어떨까요?

편집국 승현


그 목사가 원로 추대를 거부한 이유

얼마 전 19년 10개월간 시무하고 교회를 은퇴한 부산중앙교회 최현범 목사를 만났습니다.

원로목사 추대 거부: 교인 1000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 목회자인데도 그는 원로 추대를 거부했고, 65세 조기 은퇴했습니다. 그의 지론은, 목사가 퇴임 후에 교회에 계속 영향력을 미치면 교회가 분란에 휩싸인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두레교회, 서울교회, 호산나교회 등 많은 교회가 비슷한 일을 겪기도 했는데요. 최 목사의 이런 결정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슬프게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영혼 구원과 사회참여: 최 목사는 나치 독일 시대 정권에 저항했던 고백교회 목회자·신학자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의 바르멘 선언이 한국교회에도 적용되기를 바랐으며, 교회가 국가와 사회의 구성체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도 강변했습니다. 영혼 구원과 사회참여를 조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최 목사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좋은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집국 승현


분향소를 지키는 일

지난 성탄절,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 앞에서는 한없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성찬례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추모를 방해하는 혐오 세력들: 그런데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은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진심 어린 추모가 이뤄져야 할 분향소 앞이 보수 단체가 붙인 집회 현수막과 극우 유튜버들 난입으로 어수선했습니다.

설교를 맡은 자캐오 사제(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가 지나친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뒤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 한쪽에서 유족들을 조롱하는 날카로운 말이 날아들었습니다. 그 곁에 서 있던 유가족 이종철 씨(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는 분향소에서는 매일같이 있는 일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더군요.

스스로를 검열하는 유가족들: 분향소까지 찾아와 혐오 발언을 내뱉는 심리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속에서 분노가 치미는 저와 달리, 이종철 씨는 저들이 바라는 그림이 바로 그런 것이라며, 그럴수록 침착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족들이 스스로 행동을 검열하는 모습에 또 한 번 가슴이 내려앉더라고요. 사회적 참사를 겪은 우리들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유족들 곁을 좀 더 지키고 함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이 합동 분향소 지킴이를 모집합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 오후 2시: 지킴이 시간은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입니다. 현재 이태원광장(녹사평역)에 위치한 합동 분향소는 정부의 무책임한 사과에 대응해 유족들이 직접 마련한 '시민 분향소'입니다. 이 분향소를 지키는 일에 동참해 주세요. 시간이 흘러도 이 구조적인 참사가 잊히지 않도록, 그리스도인들이 계속 관심을 갖고 함께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국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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