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원 피해자들은 아동학대와 성폭력을 저지른 정 목사를 기성 총회 서울강서지방회에 고발했다. 기성 116차 총회가 열린 서울 신길교회 앞에서 교계, 시민 단체가 정 목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수풀원 피해자들은 아동 학대와 성폭력을 저지른 정 목사를 기성 총회 서울강서지방회에 고발했다. 기성 116차 총회가 열린 서울 신길교회 앞에서 교계, 시민 단체가 정 목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정 목사는 진정으로 반성하고 수풀원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교단은 정의로운 재판을 통해 정 목사를 파직·출교 징계하라."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116차 총회가 열린 서울 신길교회(이기용 목사) 일대에 목사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고아권익연대·교회개혁실천연대·한국여성의전화는 5월 24일, 수풀원 아동들을 학대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정 아무개 원로목사를 규탄하며 교단에 징계를 촉구했다.

정 목사는 39년 전 보육 시설 수풀원에서 여성 아동들을 학대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2020년 10월경,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알리며 공론화했다. 피해자들은 당시 전도사였던 정 목사에게 수시로 구타를 당했고 일부 피해자는 성폭력도 당했다며, 오랜 시간 정신적·신체적 트라우마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문제로 사회적 논란이 일자 정 목사는 시무하던 교회에서 돌연 사임했다. 정 목사는 가해 사실을 부인하면서 한 피해자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정 목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 목사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정 목사는 따로 목회를 하지 않으나 자신이 사임한 교회에서 원로목사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정 목사가 목사직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면서, 정 목사를 5월 10일 기성 교단 서울강서지방회에 고발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단체들은 기성 교단이 정 목사를 징계하고 하나님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한국여성의전화 손문숙 팀장은 "기성 교단과 서울강서지방회는 피해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조사해 가해자를 응당히 징계해야 한다. 교단 내 성폭력 등 여성 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달라. 한국여성의전화는 이 사건이 정의롭게 해결되는 날까지 피해자들과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고아권익연대 조윤환 대표는 "성결교 목사들이 2차 가해 중인 정 목사를 조속히 징계하고,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은 고아를 돌보라고 말하는데, (정 목사처럼) 고아의 영혼을 짓밟고 약탈하는 목사들도 있다. 수풀원과 같은 고아원에서는 지금도 고아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학대·비리 등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고아라는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는데, 이제라도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교단과 지방회가 가해자인 정 목사의 말만 듣고 감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재판을 통해 정 목사를 파직·출교하고 △교회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의무적·정기적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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