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하지만 정작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문턱을 넘기 어렵습니다. 현재 한국교회 지형상 대부분 '동성애'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이 모인,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에게 열린 교회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지개 교회'에 모이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그리고 이들은 왜 함께 모이기를 선택했을까요. '퀴어 프렌들리' 교회란 어떤 의미이고, 어떻게 가능할까요. 성소수자 친화적인 교회 공동체를 실천해 가고 있는 무지개 교회들을 소개합니다. - 기자 주 
펍교회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칼국수집 '두리반'을 빌려 예배를 드린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펍교회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칼국수집 '두리반'을 빌려 예배를 드린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서울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를 나와 500미터 정도를 걸어가면 '두리반'이라는 한식당이 있다. 원래 동교동 삼거리에 있던 두리반은 2009년 경의선·공항철도 홍대입구역 건설 당시 강제 철거돼 지금의 위치로 옮겨 왔다. 매주 일요일 식당이 쉬는 날이면 각종 메뉴가 적힌 입간판에는 무지개 깃발이, 테이블 위에는 음식 대신 성경책과 찬양 악보가, 주방과 홀을 나누는 칸막이에는 뜨개실로 짠 무지개색 십자가가 걸린다. '모두의교회P.U.B.(펍교회)' 교인들은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찬을 나눈다. 

펍교회는 2019년 시작했다. 처음 모이던 곳은 용산 참사 유가족이 운영하던 서울 남영동 펍 '레아'였다. 용산참사기독교범대위 활동을 하던 고상균 목사와 지인 몇몇이 매주 그곳에서 모임을 열고, 예배를 드렸다. 공간의 의미를 새기기 위해 붙인 이름이 '펍교회'였다. 과거 인문학·신학 관점에서 '술'에 관한 강의와 글쓰기를 해 온 고 목사였기에, 술을 비롯한 교회의 터부를 넘어서고 싶기도 했다. 그중 가장 몰문화적이고 반지성적인 것이 성소수자 문제라고도 생각했다. 

펍교회는 지난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서울노회에 정식 개척 청원을 하고, 성소수자 그리스도인·교회 연대 단체 '무지개예수'에 가입했다. 현재 펍교회에는 성소수자 혐오 등으로 기성 교회를 떠나온 이들 21명이 함께한다. '씨앗'(펍교회 교인들이 서로를 부르는 말) 중에는 서울 외 지역이나 해외에서 온라인 생중계 프로그램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 만 1살 아이부터 5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펍교회 구성원들은 교회 깃발을 들고 퀴어 문화 축제에 참가하거나 매주 주보에 성소수자 인권 단체 소식을 공유하지만, 성소수자 문제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명동재개발2지구 농성장을 지키고, 장애·여성·노동 문제에 연대한다. 내 곁의 이웃에게 관심을 보이고 사랑을 나누는 것. 이것이 펍 교회가 지향하는 바다. 10월 29일, 펍 교회는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고, 종교개혁 주일을 기념해 성소수자 연대 활동을 펼치는 성가소비녀회 조진선 소피아 수녀를 초대해 이웃 종교와 대화했다. 이날 펍교회를 찾아 고상균 목사와 교인 조이(예명)·기리(예명)·철형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펍교회에서는 10월 29일 종교개혁 주일을 맞아 가톨릭 수녀들과 함께 예배했다. 이날 설교는 성가소비녀회 조진선 수녀가 전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펍교회에서는 10월 29일 종교개혁 주일을 맞아 가톨릭 수녀들과 함께 예배했다. 이날 설교는 성가소비녀회 조진선 수녀가 전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여기는 안전해'라고 느끼도록

고상균 목사는 원래 보수적인 교회에 몸담았던 사람이었다. 대학 시절 '운동권'으로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했지만, 매주 교회에 와서는 보수 신앙을 고백했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처음 마주한 건 군대에서였다. 중대장이었던 그에게 부하 한 명이 찾아와 성적 지향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부하가 들려준 이야기 때문에 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을 들여다보게 됐고, 성소수자들이 겪는 차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역 후 한신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한 뒤, '민중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동성애'라는 주제로 석사 학위논문을 썼다. 

2007년, 사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때였다. 덩달아 한국교회 안에서도 '동성애 반대' 이슈가 떠올랐다. 학교를 졸업한 고 목사는 개신교 단체·개인을 직접 찾아다니며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조직했다. 그해 12월 '차별하지 않으시는 야훼'라는 세미나가 열렸고, 이듬해 성소수자 그리스도인 모임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차세기연)'가, 2016년 '무지개예수'가 차례로 만들어졌다. 

한편 당시 그가 만났던 성소수자 그리스도인 중에서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긍정하면서도 신앙적으로는 정죄하는 이들이 있었다. 고상균 목사는 사회적·신학적으로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그리스도인만 있는 게 아니다'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신앙생활 하면서 이들의 존재를 지지해 줄 교회가 절실하다고 느꼈다. 다만 성소수자 당사자성이 강조되기보다,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었다. 

"굳이 퀴어 프렌들리한 교회로 불리지 않더라도, 밖에서 볼 때 '저기는 안전해'라고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예를 들어, 교회가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이런 걸 슬로건으로 내세우지 않잖아요. 교회는 당연히 하나님을 사랑하겠죠. 그런 것처럼, '퀴어 프렌들리'도 교회 안에 기본적으로 내재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몸 안의 혈관에 피가 흐르듯이요. 교회가 실천해야 할 당연한 가치니까요."

고상균 목사와 지인 몇몇은 2019년 남영동 펍 레아에서 매주 예배를 드리고 교회 준비 모임을 했다. 이후 코로나19로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지금 장소인 '두리반'으로 옮겨 왔다. 두리반 또한 쫓겨난 이들의 장소였다. 기장 교회 집사인 두리반 사장 부부는 이들에게 흔쾌히 장소를 내줬다. 교회 이름은 다양한 가치와 정체성에 대해 열린 자세를 견지하고 공공의 안전하고 편안한 자리를 만들어 간다('모두')는 뜻과, 하나님의 평화(Peace of God), 다양성을 위한 연대(Union for diversity), 모두의 성서(Bible for everyone)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아 '모두의교회P.U.B.'으로 정했다. 

펍교회는 2022년 기장 교단에 교회 개척을 청원했다. 교단에서는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교회의 개척을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트집을 잡는 이들이 있었다. "교회 이름에 왜 영문이 들어가느냐", "영문 이름은 한국인 교인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개척 예배를 드릴 때도, 예배에 참여한 트랜스젠더 교인을 본 한 목회자는 "(교회가) 되겠느냐"며 빈정거리기도 했다. 

펍교회는 성소수자·장애인·여성·노동자 등 다양한 소수성을 가진 이들과 연대하려고 노력한다. 을지OB베어 강제집행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펍교회. 뉴스앤조이 나수진
펍교회는 성소수자·장애인·여성·노동자 등 다양한 소수성을 가진 이들과 연대하려고 노력한다. 을지OB베어 강제집행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펍교회. 뉴스앤조이 나수진
"교회가 술집이냐"는 반대 의견도 경청
1년간 귀 기울이고 대화하며 접점 찾아

펍교회는 퀴어 프렌들리를 지향하는 교회이지만, 처음부터 평탄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성소수자 당사자와 비당사자 구성원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오해와 갈등이 벌어졌다. 성소수자 문제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속내를 털어놓는 교인들도 있었다. 대화할 때면 은연중에 이성애나 정상 가족 중심적인 언어가 튀어나왔고, 서로를 향해 문제를 제기하며 감정이 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인들은 서로가 평등하게 존재하기 위해서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공부 모임 등에 참여하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실제 모임 장소나 교회 이름을 정할 때도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출산을 앞두고 있던 한 교인은 "아기를 데리고 어떻게 술집에 오느냐"고 반대했고, 또 다른 교인은 "교회 이름에 '펍'이 들어가면 안 나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수 의견이었지만, 나머지 교인들은 일단 결정을 보류하고 대화를 이어 갔다. 결국 1년이 지나서야 이견 없이 교회 이름을 정할 수 있었다. 고상균 목사는 다른 의견에 귀 기울이고 대화해 나가는 것이 교회가 견지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했다.

"어설프더라도 그게 교회라고 생각해요. 단일한 주제, 선명한 입장은 우리를 힘 있게 할 수는 있지만, 그건 시민사회 단체가 해야 할 일이죠. 교회라는 공동체는 우리가 갖고 있는 다양한 소수성을 같이 경험하고, 이를 통해 함께 한 걸음 넘어가는 시도를 해 보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펍교회에는 정관이 없다. 민주적인 운영을 위해서 정관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서로 간의 대화와 소수 의견을 경직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작은 규모의 교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자주 모여 회의하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결의 총람'을 만들어 모든 결의 내용을 기록하고, 수정 내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다. 

또한 펍교회 구성원들은 서로를 집사·권사·장로라는 직분 대신 '씨앗'이라고 부른다. 모두가 이 땅에서 하늘의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 씨앗이라는 의미다. 주로 예배를 진행하는 고상균 목사는 '예배 씨앗', 교인 대표는 '대표 씨앗', 행정을 도맡은 이는 '바쁜 씨앗',  어린 아이들은 '아기 씨앗'이다. 고 목사는 "교회에서 직책과 직분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한국교회 안에서는 직책과 직분이 계급이 됐다. 씨앗이라는 이름은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안에서 하나다', '차별 없이 평등한 존재들이다'라는 걸 제도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상균 목사(사진 오른쪽)는 담임목사가 아닌 '예배 씨앗'으로 불린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고상균 목사(사진 오른쪽)는 담임목사가 아닌 '예배 씨앗'으로 불린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평등하고 안전한 관계를 꾸리기 위해 '성평등 선언문'도 만들었다. 교회 내 성평등 문화 정립과 교육 등을 맡은 '성평등 모둠'이 초안을 만들고, 교인들이 의견을 덧붙여 제정했다. 세부 내용을 담은 '성평등 선언문 실천 규정'도 있다. 펍교회 구성원들은 매주 예배 마지막 순서에 성평등 선언문을 한목소리로 읽는다. 

모두의교회P.U.B. 성평등 선언문
(2021. 4. 4.)

우리는 모든 존재가 하나(느)님나라의 소중한 주체임을 기억합니다. 또한, 우리는 공동체와 삶의 자리가 성평등한 공간이 되도록 다음을 지키겠습니다.

1. 서로 존중하며 성평등한 교회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2. 성별,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 나이, 장애, 국적, 피부색, 학력, 직업, 지역을 넘어 평등하며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3. 공동체와 일터를 포함한 삶의 자리에서 성평등을 구현하도록 스스로 배우고 성찰합니다.
4. 상호 존칭을 사용합니다.
5. 차이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 있는 말과 행동에 주의합니다.
6. 혐오와 차별을 하지 않으며 그에 대하여 항의합니다.
7. 원치 않는 성적 농담, 신체 접촉, 외모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8. 사생활에 대해 함부로 말하거나 묻지 않습니다.
9. 의도와 무관하게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꼈다면 멈추고 사과합니다.
10. 성평등 문화에 반하는 언행은 발견 즉시 중단을 요구합니다.
11. 불편함을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제 제기와 비판에 열린 자세를 가집니다.
12.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문제로 여기고 해결과 치유를 위해 마음을 같이합니다.

우리는 이 선언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하나(느)님 앞에서 위 선언을 실천함으로써 성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합니다.

교회에 다니는 이유는 '이웃 사랑'이니까

펍교회에 다니면서 성소수자를 처음 만난 사람도 있다. 철형은 펍교회 준비 모임에 참여한 지 1년이 지난 후 구성원 중에 성소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앙적인 거부감은 없었지만, 영화나 대중매체에서 성소수자가 '범죄자'나 '성적 존재'로 재현되는 모습을 보면서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직접 마주한 성소수자 구성원들은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지금도 성소수자 인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성소수자를 향한 편견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개신교인들을 보면서는, 성소수자를 한 번이라도 직접 만나 보면 그렇게까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인들과 함께 퀴어 문화 축제에 처음 가봤어요. 되게 신선한 충격이었죠. 맞은편에서 열리는 개신교 반대 집회를 보면서는 기가 막히더라고요. 얼굴이나 이름도 모르고,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그렇게까지 맹비난하면서 저주를 퍼부으니까요. 한 번이라도 만나 보면 충분히 저같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도 제가 성소수자 인권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아니고, 성소수자들을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지만,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고, 그들의 삶을 알고 싶다는 생각은 드는 것 같아요. 가까운 사람들 중에 퀴어가 있으니까." 

퀴어 문화 축제에 참가한 펍교회 구성원들. 사진 제공 모두의교회P.U.B.
퀴어 문화 축제에 참가한 펍교회 구성원들. 사진 제공 모두의교회P.U.B.

지난 7월부터 펍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기리는 매주 예배에 참여하기 위해 경기도와 서울을 오간다. 이전에는 기장 소속 한 교회를 다녔다. 진보적이라고 알려진 기장 교단에 속한 교회라면 성소수자를 옹호할 것이라는 생각에 찾아간 곳이었다. 하지만 교인들은 은연중에 "여자 친구 있느냐", "결혼은 언제 하느냐"며 이성애 중심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청년부 담당 교역자에게 커밍아웃했고 수용받았지만, 교회 전체에 성 정체성을 밝힐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를 숨기고 있다', '계속 가면을 써야 한다'는 불편한 마음이 계속돼 결국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펍교회에서는 성소수자를 자신과 다른 사람, 배려하는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그가 커밍아웃했을 때도, 사람들은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았다. 기리는 이러한 점에서 펍교회가 '안전한 공간'이라고 느꼈다. 또한 과거에는 '혹시라도 하나님이 내가 퀴어인 걸 싫어하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는 신앙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하면서 생긴 변화다. 

성소수자인 조이는 퀴어 당사자들이 모여 있는 타 교회를 다녔다. 성소수자 그리스도인들과 어울리면서 위로와 공감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성소수자가 아닌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욕구가 컸다. 그가 펍교회에 함께하게 된 이유다. 펍교회 구성원들은 조이와 함께 게이 바에 가거나 퀴어 문화 축제에 참가해 "색다른 경험을 하게 돼서 좋았다",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알게 돼서 고맙다"고 말하곤 했다. 펍교회에서 구성원들에게 커밍아웃하고 수용받는 경험은 큰 힘이 됐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저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평가하거나 대상화하지 않는다고 느껴요. 여기서는 '나는 그냥 나구나', '성소수자 조이가 아니라 그냥 조이구나'라고 느끼니까, 퀴어라고 해서 특별한 취급을 당하지 않으니까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조이는 펍교회에 다니면서 성소수자에게 무관심하거나 편견을 가진 보통의 개신교인들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는 한때 "차별과 혐오를 일삼는 한국교회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였다. 하지만 펍교회에서처럼, 그리스도인들이 성소수자에게 마음을 열고 함께 지내다 보면 한국교회를 뒤덮은 혐오와 차별도 사라질 것이라고 느낀다. 

"교회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나요? 성소수자들이 이렇게 힘들다고 하는데 관심을 안 갖는 게 너무 이상해요. 그리스도인이라면, 왜 교회에 다니는 건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천국 가려고 다니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이웃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성소수자도 우리의 이웃이잖아요. 힘든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거나 심지어는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지 말고, 사람에 대한 관심을 보여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지개 교회'는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만 다니는 회사는 없잖아요. 사회에서도 다들 섞여 살고 있는데 왜 교회에는 성소수자만 모여 있어야 하나요? 물론 기존 교회가 안전하고 평등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성소수자들이 모인 교회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교회 안에서 성소수자든 비성소수자든 함께 섞여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퀴어 문화 축제에서 흩날리고 있는 무지개색 펍교회 깃발. 사진 제공 모두의교회P.U.B.
퀴어 문화 축제에서 흩날리고 있는 무지개색 펍교회 깃발. 사진 제공 모두의교회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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