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에도 현장 예배를 강행하며 도리어 방역 당국을 비판했던 익산천광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천광교회는 재적 2000명이 넘는 지역 중형 교회다.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코로나19 유행에도 현장 예배를 강행하며 도리어 방역 당국을 비판했던 익산천광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천광교회는 재적 2000명이 넘는 지역 중형 교회다.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코로나19 1차 유행 시기에도 "예배 안 드리면 저주가 찾아오고 망한다"며 현장 예배를 강행했던 익산천광교회(안홍대 목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익산시청은 6월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여성(익산4번 확진자)이 6월 21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천광교회에 머물렀으며, 교회에서 4~5명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익산천광교회는 재적 인원 2000명 규모 교회로 알려져 있다.

안홍대 목사는 과거 주일예배 설교에서 방역 정책을 비판하고 예배를 강행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3월 17일 <평화나무> 보도를 보면, 안홍대 목사는 3월 8일 주일예배에서 '다윗의 범죄와 전염병'이라는 주제로 설교하면서 "예배 안 드리면 영적으로 신앙은 까무러쳐 죽는다. 믿음은 떨어져 나가 버리고 하나님과 멀어진다. 예배 안 드리면 저주가 찾아오고, 영적으로 우리는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아 국민이 희생됐다고도 주장했다. 안 목사는 "우리나라 공항 대문을 안 막아 가지고 48명이 죽었고, 7044명의 확진자가 생겼다. 진작 외국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1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중국 가까운데 그걸 안 막고 지금도 안 막고 백성은 죽어 가고 어쩌자는 거냐"고 말했다.

다윗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교하면서, 다윗 같은 지도자가 있었더라면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안 목사는 "다윗 같은 왕, 요즘은 수상, 대통령인데. 그런 대통령 같은 대통령이 있었다면 지금 이런 일 안 생긴다. 미국은 지금까지 1명밖에 안 죽었다. 왜? 잘 막아서"라며 "얼마나 더 죽을지 알 수가 없다. 이게 재앙으로 떨어진 거다"고 말했다.

이 설교를 한 3월 8일, 교회는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교회들이 예배드리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천광교회는 철저한 방역과 함께 모든 예배를 드리도록 하겠다"고도 공지했다.

안홍대 목사가 "예배 안 드리면 영적으로 망한다"고 설교한 3월 8일, 교회는 교회 소식란에 예배를 계속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천광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안홍대 목사가 "예배 안 드리면 영적으로 망한다"고 설교한 3월 8일, 교회는 교회 소식란에 예배를 계속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천광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익산천광교회 홈페이지는 '리뉴얼 중'이라는 메시지만 뜨고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다. 교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모든 영상이 비공개 처리됐다. <뉴스앤조이>는 안홍대 목사에게 전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같은 날 서울 대형 교회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관악구 왕성교회(길요나 목사)에서 최소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왕성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총신대학교 총장을 지낸 길자연 목사가 설립한 교회다. 지난 주일예배에 1700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길자연 목사 아들인 길요나 목사가 담임하고 있다.

당국은 왕성교회 성가대와 대부도 수련회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했을 것으로 보고, 전 교인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왕성교회는 26일 오후 홈페이지에 "청년부 리더십 연수 중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연수 참석자와 주일예배 참석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감염원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 지역 주민과 교인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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