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곽승연·이찬민 기자] 코로나19가 빠르게 퍼지면서 교인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감염 염려도 있지만, 신천지가 틈을 타 기성 교회에 침투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대거 확진 판정 이후 처음 맞은 2월 23일 주일예배에는 신천지를 비판하는 설교가 많이 등장했다. 반면, 누구 죄인지 따져 묻기보다는 어려운 사람을 위로하는 데 힘쓰자는 설교도 있었다.

대구동신교회 권성수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공산당 독재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했다. 권 목사는 "우한이 기독교 박해 시범 도시다. 우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죽은 제1번이 이 정책을 펼쳤던 중국 공산당 관리다. 성경책을 불살랐다. 십자가를 끌어내렸다. 교회에 CCTV를 설치했다. 시진핑 초상을 걸어 놨다. 목사와 지도자를 감옥에 집어넣었다. 예배 시간에 정부 선전 시간을 집어넣었다. 공산당 요원이 교회에 늘 상주할 수 있도록 사무실을 내놓으라고 했다. 하나님 영광을 가로채는데 가만히 계시겠나. 하나님을 대적하면 반드시 처벌하실 줄 믿는다"며 "중국 공산당 독재, 분명히 거기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 게 있다"고 말했다.

권성수 목사는 이번 사태가 신천지에서 나오라는 하나님의 징벌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러면 대구는 어떤가. 청도가 신천지 교주의 고향이다. 그리고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이 청도대남병원에 방문했다. 여기서 제일 많이 발병했다. 이렇게 신천지를 부각시키시는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나. 신천지에 대해 하나님이 분명히 징벌하시는 거다. '거기서 나오라. 그런 일 하지 마라'. 신천지에 속해 잘못된 길로 가는 성도들이 이번 기회에 거기서 빠져나오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태가 일반 교회 교인들 죄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대구·경북 성도들이 더 죄가 있나. 절대 그렇지 않다. 원죄 면에서는 다 죄인이다. 대구 사람들이 더 죄를 지었는가. 우한 성도들이 더 죄를 지었는가. 분명히 아니다"고 말했다. 누가복음 13장에 나오는 말씀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를 인용하며 "회개의 기회다. 회개하라. 이단에 빠지지 마라. 이단을 완전히 척결해 버려라. 세속에 빠지지 마라. 나라를 망치는 잘못된 사상에 빠지지 마라. 정신 바짝 차리고 자유민주주의 정체성과 신앙의 자유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켜야 할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권성수 목사는 이번 사태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심판, 신천지에 대한 징벌이라고 설교했다. 대구동신교회 유튜브 갈무리
권성수 목사는 이번 사태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심판, 신천지에 대한 징벌이라고 설교했다. 대구동신교회 유튜브 갈무리

대구 대봉교회 박희종 목사는 설교 중 신천지를 비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교회라고 해도 가정과 교회를 파괴하는 것은 예수님의 사상이 아니다"며 "신천지 같은 사이비 집단이 열심을 내면 낼수록 가정은 망가진다. 사회는 병들어 간다. 세상 어떤 건전한 종교가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겠나. 그들의 열심의 결과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보자. 지금 신천지 열심은 가정을 파괴하고 주님의 몸된 교회를 파괴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더군다나 신천지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병들게 하고 있나. 그런데 그들이 잘 협조하고 있나. 2인 1조로 신천지 교인들이 기성 교회 예배당에 침투해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이 질병이 개신교에서 나온 거라고 소문내라는 지시가 떨어지지 않았나. 얼마나 무서운 집단인가"라고 말했다.

박희종 목사는 옆 사람에게 "혹시 신천지 아니냐"고 물어보라고도 했다. 그는 "신천지 같은 사이비는 자기 정체를 숨긴다. 주님이 기뻐하시도록 이 시간 떳떳하게 우리 정체를 밝혀 보자. 우리는 무심결에 하는 말이지만 신천지는 가슴이 뜨끔할 것"이라며 "나는 신천지 같은 이단에 빠질 어리석은 바보가 아닙니다. 십자가만 따르는 자입니다"를 따라 하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세월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구원파 교주 유병언 집이 왜 대구시 남구였을까. 왜 바이러스 진원지가 남구에 있는 신천지 회당일까. 이 시대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를 분명히 듣고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박희종 목사는 가정과 교회를 파괴하는 것은 예수님의 사상이 아니라고 설교했다. 대봉교회 유튜브 갈무리
박희종 목사는 가정과 교회를 파괴하는 것은 예수님의 사상이 아니라고 설교했다. 대봉교회 유튜브 갈무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독버섯처럼 퍼진" 신천지가 해체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신천지가 1년 전 우한에서 극렬하게 포교했다고 하는데, (거기서) 아마 많은 바이러스를 묻혀 온 것 같다. 중국에서 활동하다 온 사람들이 대구에 모여 그곳이 진원지가 돼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는 "신천지가 전국 교회로 흩어진다고 한다. 여기도 아마 몇 사람 와 있을지 모르는데 회개하기 바란다. 교주 이만희가 영생한다며 보혜사 성령으로 섬기는데, 이건 거짓말이다. 회개하고 새 삶을 찾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독버섯처럼 퍼진 신천지가 뿌리 뽑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는 신천지가 명성교회도 애를 먹였다고 말했다. 그는 "신천지는 다른 이단과 다르게 교회에 은밀하게 침투해 교회 안을 뒤집고 선동하고 분열시킨다. 잘되는 교회를 기어이 들어가서 뒤집어 놓는다. 당회로도 들어간다. 하나님이 전 국민 앞에서 '대한민국에 더 이상 신천지를 두면 안 되겠다' 하신 것"이라며 "우리 교회도 얼마나 애를 먹이는지…. 그래도 내가 말 안 했다. '신천지 언젠가는 저거, 싸가지 없는 것들 저거, 언젠간 당할 거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수님은 누구 죄인지보다
어떻게 치유할지 마음 둬"
"초대교회, 역병 돌 때 시신 치워
교회는 아픈 사람에게 다가가야"

2월 23일 대구 범어교회 1부 예배. 예배당에는 사역자들만 마스크를 쓴 채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2월 23일 대구 범어교회 1부 예배. 예배당에는 사역자들만 마스크를 쓴 채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신천지 비판보다 교인 위로에 힘쓰는 설교도 있었다. 대구 범어교회 장영일 목사는 "코로나19를 단순히 악인의 집의 머리를 치시기 위한 하나님의 손길이라고 문자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를 우리가 함부로 판단하거나 재단할 수 없다. 혹여나 이 바이러스에 걸려서 힘들게 병원 생활하시는 분들 가운데 모두가 악인이 아니기 때문이다"며 "그 환난의 언저리에서 하나님의 백성도 고통을 당한다. 하나님은 그런 가운데서도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려고 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뜻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자"고 독려했다.

대구제일교회 박창운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를 하나님의 심판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박 목사는 "사람들이 '코로나19 사태가 누구 죄 때문인가'라는 공허한 질문을 많이 한다. 어떤 사람은 공산당 죄 때문이라고, 어떤 사람은 성적 타락 때문이라고 한다. 주님은 세상 사람의 고통을 보며 동참하려고 하는데, 제자들은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누구 죄인지만 묻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운 목사는 "예수님은 왜 이렇게 됐는지보다 이 사람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마음을 둔다. 우리 주변에 힘든 일이 생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사람을 위로하고 붙잡아 주는 것이다. 이 나라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라며 "모든 노고가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이뤄져 코로나19가 하루속히 안정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창운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누구 죄 때문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사람들을 치유할지'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대구제일교회 유튜브 갈무리
박창운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누구 죄 때문인가'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사람들을 치유할지'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대구제일교회 유튜브 갈무리

기독교대한감리회 대구지방(임문규 감리사)은 대구제일감리교회(오성섭 목사)에서 온라인 연합 예배를 진행했다. 설교를 맡은 김종복 감독(소명교회)은 "코로나19보다 공포를 조장하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습이 더 무섭다. 누구를 정죄하고 비난하기보다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로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우리 책임도 있다. 한국교회가 제대로 가르치고 품어 줬다면 그들은 잘못된 신앙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중앙교회 박병욱 목사는 소속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김태영 총회장) 총회 지침과 특별 기도 내용을 잘 보고 그대로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목사는 "이런 시간일수록 자신부터 잘 보살피고, 정죄나 책임 전가의 언어를 삼가기 바란다.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삶을 살아가기 바란다. 무엇보다 침묵의 미덕을 지키는 여러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복 감독은
김종복 감독은 "이번 사태에 우리 책임도 있다. 한국교회가 제대로 가르치고 품어 줬다면 그들은 잘못된 신앙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책임을 강조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목회자들은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가 선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설교하기도 했다. 서울 대형 교회 중 최초로 23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한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는 "전염병이라는 실체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척과 혐오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십자가 사랑에 뿌리를 둔 기독교인들이 아픔을 가진 사람을 포용하고 끌어안는 모범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는 초대교회 공동체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상황에서 사회학자 로드니 스타크가 쓴 <기독교의 발흥>이라는 책이 마음을 위로해 줬다. 로마 시대 165년경 1차 역병이 일어나 15년 동안 로마 제국 인구의 최소 4분의 1, 최대 3분의 1이 사망하는 엄청난 재앙이 있었다. 그때부터 100년 정도 지나 2차 역병으로 로마시 한곳에서만 하루 5000명씩 죽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교회 공동체 대응이 놀라웠다. 이교도들은 아픈 자를 내쫓았고 죽지도 않은 사람을 매장했지만, 초기 기독교인은 부활 신앙으로 아픈 자를 안심시키고 위협을 무릅쓰고 모든 필요를 공급하고 섬겼다. 병이 옮아도 아픔을 기꺼이 기쁨과 평안으로 감내했다"고 말했다.

이찬수 목사는 "한 시대, 한 사회가 역병으로 절망할 때 시대를 선도하고 리드하는 역할을 초기 기독교인이 한 것이다. 오늘 이 시대, 현실에 위축되지 말고 기도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때가 아닌가. (로마 시대 역병 상황에서) 나중에 결과를 봤을 때 이교도 중 30% 정도가 죽었고, 기독교인은 10%가 죽었다. 이교도들은 시신 처리를 못 했지만, 기독교인은 시신 처리를 잘해서 실제로 역병을 물리치는 데 도움을 줬다. 세상 방식과 다르게 살아갈 때 우리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수 목사는 사회가 전염병으로 절망할 때 기독교인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이찬수 목사는 사회가 전염병으로 절망할 때 기독교인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도 "이럴 때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하시겠는가.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아마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다가가셨을 거다. 초대교회는 전염병이 있고 어려웠을 때, 성도들이 시신을 다 치웠다. 그 일로 초대교회가 일반 사람들로부터 크레딧을 얻었다"며 "이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뭘까. 어려운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아픔을 나눠야 한다. 에스더처럼 '이때를 위하여' 사랑의교회와 한국교회가 역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문안교회 이상학 목사도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럴 때일수록 맹목적 믿음을 경계하고, 타자와 사회 공동체에 윤리적 책임을 보여야 한다.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치사율이 낮지만 전염율은 훨씬 높다. 본의 아니게 전파될 수 있다. 마스크 쓰고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은 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모임과 행사를 취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신앙적으로 옳은 것이다. 더 심해지면, 우리도 평일 예배와 주일예배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금은 네 탓 내 탓 하지 말고, 하나님이 상황을 컨트롤한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진천·아산 주민들이 우한 교민들을 받은 것은 전적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함께 이겨 나갈 지혜가 필요하다. 내적 자유함으로 불안해하는 이웃을 섬겨야 한다. 사역이 취소됐다고 안일해지거나 나태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신천지를 비판하면서, 교회가 국가 보건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소강되는 상태였는데, 온 국민을 다시 불안하게 만들었다. 맹목적 신념을 가진 한 이단 성도의 무책임한 행동과 그 집단의 잘못된 판단과 지침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 목사는 "종교가 존재하는 목적이 뭔가. 첫째는 영혼 구원에 있지만, 둘째는 사회 발전과 공익에 필요한 기능을 하는 거다. 국민 보건에 앞장서야 한다"며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한다. 종교가 달라도 전쟁과 전염병을 막는 데는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나는 목사지만, 전쟁을 막을 때는 스님과도 손을 잡고, 다른 종교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 국민 보건과 안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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