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학교 내 동성애자들이 있고 이들이 이상원 교수의 반동성애 강의를 성희롱으로 몰아갔다는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는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이, 자신의 주장과 다른 댓글을 단 사람들에게 소송 위협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염 원장은 총신대 재학 중인 A 전도사가 게이라며 그의 신상을 모두 공개하고서도, 기사에 자신의 실명을 쓴 언론사들을 상대로 익명 전환을 요구하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염안섭 원장은 관계자들의 부인 및 고소와 언론의 지적에도 계속 논란을 키우고 있다. 염 원장은 <뉴스앤조이> 보도 이후 유튜브 채널 '레인보우리턴즈'에 영상 7개를 시리즈로 게재했다. 장재형 계열 언론 <크리스천투데이>·<기독일보> 등과도 인터뷰하면서 음모론 유포를 멈추지 않았다.

염 원장이 계속해서 A가 동성애자이며 B는 A에게 동성 성폭력을 당했다는 허위 주장을 담은 영상을 올리자, A의 지인들은 영상에 A는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댓글을 달았다. 염 원장은 이들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전화를 걸어 댓글에 허위 사실이 있으니 사과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염 원장에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고소당해도 상관없나", "앞으로 사역에 지장 없겠나", "경찰서 드나들고 싶은 건가"라는 식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 같은 연락을 받은 사람은 확인된 이만 4명이다.

염안섭 원장은 유튜브 등을 통해 '총신 동성애자' 음모론을 계속해서 설파하고 있다. A를 잘 아는 교회 교인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댓글로 항의했지만, 염 원장은 오히려 이들에게 '부정확한 댓글 내용에 대해 사과하라'며 엄포를 놓았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염안섭 원장은 유튜브 등을 통해 '총신 동성애자' 음모론을 계속해서 설파하고 있다. A를 잘 아는 교회 교인들이 사실과 다르다며 댓글로 항의했지만, 염 원장은 오히려 이들에게 '부정확한 댓글 내용에 대해 사과하라'며 엄포를 놓았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댓글을 달았다가 염 원장에게 전화를 받은 E는 6월 2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나는 A 전도사에게 교육받으면서 그가 동성애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제자로서 그 부분에 관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 댓글을 달았다. 동영상 내용을 반박하는 댓글을 달았는데, 3월 28일 오전 염 원장에게 전화가 왔다. '허위 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염안섭 원장은 E의 댓글 내용 중 "(이런 음모론을 퍼뜨리는) 레인보우리턴즈는 암흑의 단체 아니냐"는 내용을 문제 삼았다. E는 통화에서 그렇게 표현한 데 대해 사과했지만, 염 원장은 자필 사과문을 써서 보내라고 요구했다.

E는 "전도사님은 동성애자가 아니다. 단지 그 학생을 유독 아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고등부 제자들을 잘 챙기던 분이었다. 새벽 예배 참석하는 아이들을 직접 데리러 오고, 아침밥까지 챙긴 후 보내고, 시간 쪼개서 학생들 만나던 사람이었다. 나는 전도사님을 잘 알고 그를 믿기 때문에 동영상에 반박 댓글을 달았을 뿐인데, 이런 전화가 와서 황당했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A와 함께 일했던 F 목사도 댓글을 썼다는 이유로 염안섭 원장에게 전화를 받았다. F 역시 염 원장 주장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영상에 장문으로 댓글을 남겼다. "본인이 하려는 일 때문에 멀쩡한 사람 마녀사냥하지 말라. 사실 여부는 확인하고 일하라", "보여 주고 싶은 부분만 악의적으로 편집하고 마지막은 카톡도 아닌 부분을 가지고 장난쳤다", "마지막 내용은 (B가 아니라) 여자 친구에게 쓴 것이다"는 댓글을 남겼다.

염 원장은 댓글 내용 중 "마지막 내용은 여자 친구에게 쓴 것이다"는 말을 문제 삼았다. 그는 3월 27일 밤 10시, F에게 전화를 걸었다. F가 받지 않자, 다음 날 오전 교회 사무실과 담임목사 비서실에까지 전화해 F를 찾았다. 결국 F와 통화 연결이 된 염 원장은 댓글에 허위 사실이 있다며 "목사님이 경찰서를 드나들면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사과를 요구했다.

F는 "왜곡된 것들을 해결하고 법적 절차를 밟으려는 A에게 힘이 되고자 댓글을 달았다. 그 가운데 '편집', '악의적', '허위' 같은 표현을 쓴 데 대해서는 사과한다"는 내용으로 자필 사과문을 써서 보냈다. 그러나 염 원장은 "이건 사과문으로 받을 수 없다. 진정한 사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F는 더는 응하지 않았다. 그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에게 힘이 되고자 댓글을 달았을 뿐이다. 나는 A도 잘 알고 염 원장이 피해자라고 하는 B도 잘 안다. 끼워 맞추면 얼마든지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A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A는 나에게 이성 교제 상담도 했고, 교역자로서 이성 교제 문제도 더 조심하려고 하던 사람이었다. (A가 동성애자라는 건) 정말 전후 사정을 몰라서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댓글을 단 사람들은 염안섭 원장에게 분명하게 의사를 표시했고, A에게는 이성 교제 중인 사람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염안섭 원장은 이들에게 "A 말만 듣고 믿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자료를 보내니 보시고 부디 예수님이 주시는 혜안이 열리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일부 교인에게는 "성경은 믿는 자끼리 송사하지 말라고 하시니 은혜로 해결하고 싶다. 그러나 이런 노력을 저버리신다면, 그때는 내가 불가피하게 송사해도 하나님이 나를 책망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소를 염두에 둔 발언도 덧붙였다.

염안섭 원장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외에, 재림주 의혹을 받고 있는 장재형 계열 언론사 <크리스천투데이>·<기독일보>를 통해서도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자신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한 언론사에는 실명을 내리라고 요구하며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기독일보 유튜브 갈무리
염안섭 원장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외에, 재림주 의혹을 받고 있는 장재형 계열 언론사 <크리스천투데이>·<기독일보>를 통해서도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자신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한 언론사에는 실명을 내리라고 요구하며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기독일보 유튜브 갈무리

염안섭 원장은 자신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한 언론사들에 실명을 쓰지 말라고도 했다.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지 <기독신문>을 비롯해 <합동헤럴드>, <합동기독신문> 등 3곳에 자신의 이름을 이니셜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총신대가 4월 29일 염안섭 원장을 형사 고소한다고 발표한 내용을 이 언론사들이 기사화했는데, 여기에 염 원장 이름을 썼다는 이유였다.

염 원장은 교계 반동성애 강사로 유명하고 그간 숱한 매체에 출연해 자신을 드러내 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사들에는 실명으로 인터뷰했다. 언론사가 염 원장 실명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언론사들이 염 원장 요구에 응하지 않자, 그는 언론중재위원회로 달려갔다. 언론사들은 염 원장이 유튜브 방송으로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왜 본인의 실명은 보호받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중재는 불성립됐고, 염 원장은 언론사들에 대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원은 염안섭 원장 주장이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의 행위가 A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A의 개인 정보 △A가 동성애자라는 내용 △A가 총신대 성소수자 동아리 '깡총깡총' 및 염안섭이 주장하는 '총신 게이'와 관련 있다는 내용 △A가 소아 성애 또는 그루밍 성폭력을 범했다는 내용 등을 삭제하고 유포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이에 더해 법원은 6월 26일, 염 원장이 위 내용을 총신대와 A가 시무했던 인천 ㄱ교회, 서울 ㄴ교회 등에 알릴 경우 A에게 1회당 1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결정을 내렸다.

염 원장은 업로드하는 유튜브마다 맨 끝부분에 회원 모집 안내문을 띄우고 있다.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월 1000원 내 달라며 계좌와 카페를 공개하고 있다. 6월 26일 현재 카페 회원은 3621명이다. 염 원장은 A와 관련한 내용으로 유튜브를 통해 얻은 수익은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유튜브 갈무리 
염 원장은 업로드하는 유튜브마다 맨 끝부분에 회원 모집 안내문을 띄우고 있다.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월 1000원 내 달라며 계좌와 카페를 공개하고 있다. 6월 26일 현재 카페 회원은 3621명이다. 염 원장은 A와 관련한 내용으로 유튜브를 통해 얻은 수익은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유튜브 갈무리 
염안섭 "2심에서는 이긴다
허위 댓글 바로잡으려 전화한 것"
'돈벌이 이용' 주장도 반박 "수익 3만 원"

염안섭 원장은 여전히 자신의 행동에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6월 2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유튜브가 (이 시리즈) 첫 번째 영상을 삭제했는데, 최근 내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복원한다고 통지했다. 원래 A 개인 정보가 너무 많이 포함됐다며 지운 건데, 유튜브에서 이 조치를 철회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법원에서 나온 것도 이제 1심에 해당하는 만큼, 항소심에서는 이길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 주변인들에게까지 고소하겠다고 연락한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염 원장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했기 때문이다. 나는 (F가) 목사로서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목사가 거짓말했으면 당연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목사가 그런 거짓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 염 원장은 "믿는 자끼리 소송은 되도록 피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이분들에 대해서 소송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허위 사실에 대응했을 뿐인데, 왜 <뉴스앤조이>가 이들을 옹호하는 듯한 투로 묻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그는 <뉴스앤조이>가 자신에 대해 악의적인 것 같다며 법적 대응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신문> 등 언론사들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 실명을 내리지 않을 거면 반론을 실어 달라고 했는데 응하지 않았다. 언론사들이 그렇게 못 하겠다니 손해배상을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염 원장은 "당시 총신 쪽에서 나에 대한 혐오적 표현을 많이 썼다. 나는 허무맹랑한 소리를 한 게 아니고 근거를 갖고 주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 원장은 돈 때문에 이런 영상을 만드는 게 아니라고 했다. "A 관련 영상으로 유튜브 수익을 총 3만 원 벌었다. 전부 노란 딱지 붙는다. 우리는 후원제가 아니라 회비를 1000원씩 걷어서 한다. (소송비용으로) 부족한 건 내 돈 넣으면 된다. A와의 가처분 사건만 변호사들이 무료 변론해 줬을 뿐, 나머지는 다 정식 수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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