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편집국장] 1. 염안섭 원장의 반론.

<뉴스앤조이>는 어제(9월 3일), 교계에 퍼져 있는 앨리스 베일리의 '교회를 파괴하는 10가지 전략'에 대한 팩트 체크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자 오늘(4일) 아침, CTS 방송에서 이 가짜 뉴스를 이야기한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이 반론을 <크리스천투데이>에 실었다. 제목은 '[반론] 반동성애 공격하려고 무당까지 옹호하는 뉴스앤조이'. 우리가 무당을 옹호했단다.

염안섭 원장 글은 크게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앨리스 베일리 일화를 담은 <명상에 대한 기본 안내>(스토리나무)를 인용해, 그가 귀신과 접신하는 영매, 무당이었다고 했다. 또 한 가지는 "앨리스 베일리는 기독교 전통에서 자라고 기독교적 뿌리를 지닌 사람이다", "죽을 때까지 '그리스도' 테두리에서 벗어난 적 없다"는 앨리스 베일리 전문가 말을 보도한 것을 문제 삼았다. 무당이 어떻게 평생 그리스도 안에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염 원장이 하고 싶은 말은 결론부인 것 같다. <뉴스앤조이>가 그간 반동성애 진영을 집요하게 공격했다면서, 자신은 그런 비판도 필요하다 여겼지만 이번만큼은 영혼 구원 문제가 연결되기 때문에 마음에 탄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반동성애 운동이 아무리 미워도 어떻게 무당을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묘사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2. 이게 반론이 되는가.

일단 염안섭 원장의 글이 과연 <뉴스앤조이> 팩트 체크에 대한 반론이 되는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뉴스앤조이> 기사의 골자는 "사탄 숭배자 앨리스 베일리가 주신급 마귀 세 마리의 지시를 받아 '교회를 파괴하는 10가지 전략'을 정리했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거짓말을 전문가라는 사람이 기독교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마치 사실인 양 이야기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염안섭 원장은 기사 주요 내용과 관련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앨리스 베일리가 '교회를 파괴하는 10가지 전략'을 썼다는 건가, 안 썼다는 건가. 염 원장이 강조한 것처럼, 앨리스 베일리가 "동성애를 대체 생활 방식으로 만들라"고 했다는 건가, 안 했다는 건가.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외려 우리를 걱정하는 척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면 쓰겠나.

기본적으로 앨리스 베일리에 대해 국내에 알려진 게 거의 없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앨리스 베일리 저작을 모두 읽고 25년간 연구했다는 신지학자 정국진 씨 말에 권위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 <뉴스앤조이>가 그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염안섭 원장이 이번에 <명상에 대한 기본 안내>를 인용한 내용도 엉터리다. 이에 대해서는 정 씨가 직접 반박해 주기로 했으니 조금 기다려 보자.

앨리스 베일리에 대한 가짜 뉴스는 그가 '무당'인지 아닌지와는 상관이 없다. 만약 염 원장 말대로 앨리스 베일리가 '사탄 숭배자', '귀신과 접신하는 무당'이라면 아마 그가 더 불리해질 것이다. <뉴스앤조이>가 밝힌 대로, 앨리스 베일리는 동성애와 관련해 오늘날 반동성애 진영과 비슷한 논리를 펼쳤기 때문이다. 사탄을 숭배하는 자와 같은 논리를 펴는 당신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염안섭 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 답해야 할 것이다.

3. 말의 의도가 무엇인가.

반동성애 진영은 항상 이런 식이다. 염안섭 원장이 방송에서 앨리스 베일리 이야기를 꺼낸 의도는 뭘까. 프로그램 이름(동성애 STOP – 톡톡포유)이 말하듯 동성애를 반대하기 위해서다. 곧 '사탄이 교회를 무너뜨리는 전략으로 동성애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뉴스앤조이>가 이런 의도와 핵심을 짚으면, 그들은 항상 아니라고 부인한다. 염안섭 원장이 좋아하는 '의학적 진실'도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주된 에이즈 감염경로는 남성 동성애자 간 성관계다.' 이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소위 반동성애 운동가들이 이 말을 반복해서 전파한 결과, 보수 개신교인들은 '동성애=에이즈'라고 거의 공식처럼 인식하게 됐다. 이게 그들의 의도 아닌가? 아니라면 최소한 이런 그릇된 인식을 교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반동성애 운동가들은 에이즈의 위험을 알려야 한다고, 자신들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에이즈를 감소·예방하는 방법은 '감염경로'를 꾸준히 이야기하는 데 있지 않다. 이는 오히려 위험군을 음지로 숨게 만들어 정반대 효과를 낳는다. <뉴스앤조이>는 이런 내용을 숱하게 보도했다. '에이즈 전문가'라는 염안섭 원장은 여기에는 대답하지 않고 "나는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고 말한 적 없다"고만 할 뿐이다.

4. 솔직해지자.

나는 반동성애 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이 좀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그런 말을 해 온 의도를 명확하게 밝히고 인정했으면 한다. 자기가 말한 것 중 허위 정보가 있다면 받아들이고 수정했으면 한다. 그간 문제가 있는 내용으로 강연한 것을 반성하고, 교계에 퍼져 있는 왜곡·과장 정보들을 고치려 노력했으면 좋겠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것이 '전문가'라는 권위를 업고 불특정 다수에게 수많은 강연을 했던 자들이 응당 져야 할 책임이다.

덧1) 정확하게 말하자. <뉴스앤조이>는 반동성애 진영을 공격한 게 아니고, 반동성애 진영에서 생산·유포하는 정보 중 가짜 뉴스(허위·과장·왜곡 정보)를 가려 낸 것이다. 팩트를 짚어 줘도 같은 말을 반복하는 행태에는 의도성이 있다고 의심할 뿐이다. 그리고 성경 해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미 존재하는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는 것, 그런 의미에서 반동성애 운동은 하나님과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 준 사랑과 성경의 정신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덧2) 이단 옹호 언론에 반론 싣는 것 좀 그만하자. 왜 반동성애 운동가라는 사람들은 우리가 기사 쓰면 하나같이 거기로 쪼르르 달려가는가. 재림주 의혹을 받는 자를 옹호하는 신문이라는 게 반동성애 진영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가 보다. 공신력 없는 언론에 글을 실으면, 글도 그 정도밖에 안 돼 보인다. 다음부터는 좀 더 나은 언론에 싣기를 바란다. 억지 주장을 펼 것이 아니라면 <뉴스앤조이>도 반론을 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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