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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투데이>와 저널리즘
'장재형과 추종자들' 기획을 일단락하며
  • 구권효 기자 (mastaqu@newsnjoy.or.kr)
  • 승인 2018.12.26 19:20

<크리스천투데이>와 저널리즘은 참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편집국장] 이단이면 언론사도 못하나? 나는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자기네 교주를 위한 언론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제대로 된 언론을 한다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장재형이 세운 언론사들도 언론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면 굳이 비판할 필요가 없다.

'장재형과 추종자들' 기획을 일단락하며, 재림주 의혹은 잠시 접어 두고 저널리즘 관점에서 장재형이 세운 대표 언론사 <크리스천투데이>를 조명하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재림주 의혹을 받는 자를 옹호하는 신문사'라는 것만큼, 이 부분도 문제라고 본다. 다른 말로 하면 <크리스천투데이>가 언론이라고 부르기도 뭣한 수준 이하의 신문이라는 사실은, 굳이 설립자의 재림주 의혹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는 것이다.

도 넘은 물 타기
'목회자 성폭력'도 클릭 장사
연예인·광고 기사 수두룩

언론으로서 <크리스천투데이>의 헛발질은 워낙 오래돼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라이즈업무브먼트 전 대표 이동현 씨 성폭력 사건이 보도됐을 때 일이다. <뉴스앤조이>는 2016년 8월, 이동현 씨 성폭력 사건을 보도했다. 이 씨는 보도 전 <뉴스앤조이> 취재에 침묵하더니, 첫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만에 <크리스천투데이>를 통해 입장을 내놨다.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크리스천투데이>는 라이즈업과 이동현 씨의 사역을 적극 홍보해 왔다. 오죽하면 라이즈업이 <크리스천투데이>에 한 번에 1000만 원을 보냈을까. 이동현이야 <크리스천투데이>에 친근감을 느껴 입장을 실어 달라고 했을 수 있지만, 무슨 사안인지 취재도 안 하고 성폭력 가해자 입장을 그대로 실어 주는 언론사는 뭘까. <크리스천투데이>는 이후로도 이동현 성폭력의 진실에 대해 취재하지 않았다.

정말 악하다고 느낀 것은, <크리스천투데이>가 이 사건도 '어뷰징'으로 써먹었다는 점이다. 어뷰징은 '동일 기사 반복 전송 행위'를 뜻하는 말로, 내용은 같지만 기사 제목이나 문장을 살짝살짝 바꿔서 계속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인터넷 언론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홈페이지 유입량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편법이다. 인터넷신문윤리강령 제6조 4항 '기사의 부당한 전송 행위 제한'이 어뷰징을 막기 위한 조항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당시 '이동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되자 어뷰징을 하기 시작했다. 내용도 가관이다. 불륜으로 문제가 됐던 CCM 가수 최덕신 씨가 이동현 성폭력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쓴 글을 기사화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같은 내용을 제목과 문구를 살짝 바꿔, 20~30분 간격으로 3개를 내보냈다. 목회자의 미성년자 성폭력을 물 타기 하면서 클릭 장사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려는 행태. 언론인 전에 기독교인, 기독교인 전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모습이었다.

2016년 8월 4일 '이동현'이 실시간 검색어 1위였을 때, <크리스천투데이>의 어뷰징. 이 기사들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크리스천투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연예인 기사를 쏟아 내는 것도 문제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오래전부터 크리스천 연예인의 신변잡기를 기사화해 왔다.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신앙을 기반으로 어떤 일을 했다면 기사화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들은 딱히 신앙적으로 볼 수 없는 일들도 마구 기사로 찍어 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크리스천 연예인 가수 션이 같은 소속사 걸그룹 '블랙핑크' 앨범이 좋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도 기사화했다.

이런 보도의 목적은 뻔하다. 클릭 장사가 되기 때문. 요즘 같은 연말에 <크리스천투데이>는 바쁘다. 각종 시상식에서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하나님'을 언급하며 수상 소감을 전하기 때문이다. '이영자 "끝까지 날 포기하지 않게 해 주신 하나님"', ''연예가중계' 신현준 KBS 연예대상 프로듀서 특별상 "하나님 감사"', '데프콘 KBS 연예대상 버라이어티 최우수 "하나님 감사"'. 올해 KBS 연예대상에서만 이런 식으로 기사 3개를 썼다.

기독교와 아무런 상관없는 광고 기사도 곧잘 쓴다. '보람상조, 2018 소비자 선정 "올해를 빛낸 브랜드대상" 수상', '폐교 리모델링한 금오도캠핑장에서 해양레저 및 농어촌 체험 즐기자', '한의보감 여주효능과 건강을 담은 '여주즙' 여름맞이 최대25% 할인', '지긋지긋한 발냄새 굴욕, 이제 졸업! 아버지 신발 속 10원짜리 주목'…. <크리스천투데이> 홈페이지에는 이런 기사가 수두룩하다. 딱 봐도 광고 기사. 이런 식으로 버는데 직원들 최저임금도 못 준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

가십성 기사를 많이 보도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더 큰 폐해를 야기한다. 이런 기사들에 가려, 정말 중요한 사건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문학동네)에서, 오늘날 독재자는 언론 통제보다 오히려 언론을 통해 닥치는 대로 단신을 쓰게 하면 된다고 했다. 긴급하고 중요한 일들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독자들이 잊게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종교 신문 1위? 가짜 뉴스 1위!
의혹 보도하며 반론권 보장 없어
존재 목적 뭔가 의심할 수밖에

실시간 검색어 어뷰징에 온갖 연예인 신변잡기, 광고 기사까지. 이렇게 하면 접속자 수로는 '종교 신문 1위'가 되겠다. 실제로 '랭키닷컴'이라는 접속자 수 평가 사이트에서 보면 <크리스천투데이>가 종교 분야 1위다. 참고로 <뉴스앤조이>는 2위다. 랭키닷컴이 보여 주는 통계가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저렇게 접속자 수를 늘리면 당해 낼 재간이 없다. 이런 식의 '종교 신문 1위'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널리즘 관점에서 보면 <크리스천투데이>는 종교 신문 1위가 아니라 '가짜 뉴스 1위'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반동성애·반이슬람 가짜 뉴스 보도에서 단연 독보적이었다. 가짜 뉴스 제작·유포자의 주장을 팩트 체크나 비판적 논조 없이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언론의 책무를 내던진 것이다. 한국교회가 가짜 뉴스 제작·유포의 온상이었다는 오명을 뒤집어쓴 데에는, <크리스천투데이>를 비롯한 교계 언론들의 직무유기도 한몫했다.

가짜 뉴스 공장으로 지목되고도 극우 개신교는 반성할 줄 모른다. 며칠 전 민주언론시민연합이 <한겨레> 가짜뉴스취재팀에 본상을 수여하자, 한국교회언론회(유만석 대표)가 이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놨다. 사회에서는 민주주의에 기여했다고 상을 주는데, 교회는 오히려 이들을 비난한다. 한국교회가 얼마나 민주 의식에 뒤떨어져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교계 언론이 제 몫을 못하면, 교회와 사회는 점점 더 멀어질 것이다.

현판에 써 있는 말씀이 인상적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처럼 언론의 기본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크리스천투데이>가, 이번에 근거 없는 내용을 날조해 <뉴스앤조이>를 비방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다. 그래도 최소한 언론이라는 탈을 썼으면, 형식적으로라도 반론은 들으려 할 줄 알았다. 하지만 <크리스천투데이>는 <뉴스앤조이>를 허위 사실로 비방하는 기사를 20개 이상 쓰면서도, 단 한 번도 우리에게 묻지 않았다.

올바른 저널리즘은 진실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어도 그에 닿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뉴스앤조이> 구성원이 주사파라는 주장의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을까. 보도 전 우리가 <크리스천투데이> 이종원 사장과의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들도 강도현 대표와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종원 사장과의 약속 시간에 이 사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강도현 대표와의 약속 시간에는 <크리스천투데이> 기자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리 진실이 뭔지 관심 없다 해도, 언론사 입장에서 비판 기사를 쓰며 당사자의 입장을 듣지 않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큰 모험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큰 리스크를 안고 가면서까지 이뤄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뉴스앤조이>가 종북·주사파 단체라는, 10년 전부터 우려먹던 거짓말을 꼭 이 시기에 다시 유포해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역시 답은 하나다.

이단도 언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언론을 한다면 말이다.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설립자의 존엄을 위협하는 자들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뭉개자는 목적을 가진 언론은 하면 안 된다. 그런 언론이 평소에는 내 입맛에 맞는 기사를 보도한다고 현혹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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