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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 나팔수 자처한 기독교 언론들
<국민일보>·<크리스천투데이> 압도적
  • 장명성 기자 (dpxadonai@newsnjoy.or.kr)
  • 승인 2018.10.13 22:19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윤리의 기준이 무너지면, 그다음부터 걷잡을 수 없이 나가게 돼 있다. 동성애가 인정되면 일부다처, 나아가 근친상간, 소아 성애, 수간 등 극단적 행동도 개인의 성적 지향으로 인정되어 합법화될 수 있다."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가짜 뉴스' 공장으로 지목된 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스더) 이용희 대표가 2016년 2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 '할랄·동성애 반대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이를 보도한 <크리스천투데이>는 이용희 대표 말을 직접 인용하며 "실제로 동성애가 합법화된 헝가리·핀란드·네덜란드·덴마크 등에서는 근친상간, 소아 성애, 수간이 합법화됐고, 수간 매춘까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문장을 덧붙였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헝가리·핀란드·네덜란드·덴마크는 물론 유럽 어느 국가도 수간이나 동물 매춘을 합법화한 사실이 없다. '동성애 합법화는 수간 합법화로 이어진다'는 주장은 그간 한국교회 반동성애 진영에서 자주 사용되는 명제였다. <한겨레>가 선정한 가짜 뉴스 22개에도 포함돼 있다.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가짜 뉴스 논란에 '기독교 언론'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한겨레>가 지목한 가짜 뉴스의 주된 유통 경로는 각종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이었지만, 이를 더 널리 유포한 데에는 교계 언론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은 '언론'이 썼다고 하면 좀 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은 더더욱 팩트를 체크하고 정제된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책임이 있다. 일부 교계 언론은 각종 허위 정보가 담긴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이에 대한 반론이나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보도해 왔다. 반동성애 진영의 주장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도 비판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교계 언론들은 차후에도 이를 검증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에스더를 비롯한 '가짜 뉴스 공장'의 나팔수를 자처한 셈이 됐다.

<한겨레>는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을 통해 퍼져 나간 가짜 뉴스 22개를 선정했다. 한겨레TV 유튜브 갈무리

<뉴스앤조이>는 교계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들이 <한겨레>가 선정한 가짜 뉴스 22개를 얼마나 무비판적으로 받아썼는지 알아봤다. 2013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5년 9개월간의 기사를 살폈다. 허위 정보를 담았지만 반론을 싣고 검증을 거친 기사는 제외했다.

대상은 일간지 <국민일보 미션라이프>(국민일보)와 '종교 신문 1위'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크리스천투데이>, 기독교 방송국 CTS, CGNTV, GOODTV, C채널, 예장합동 교단지 <기독신문>, 예장통합 교단지 <한국기독공보>, 예장백석대신 교단지 <기독교연합신문(아이굿뉴스)>다.

대상으로 선정한 교계 언론들이 한 번이라도 받아쓴 주장은 가짜 뉴스 22개 중 16개였다. 포함되지 않은 6개는 '서울대 수업 시간에 아랍 유학생들이 난동을 부렸다', '스웨덴은 난민 수용 후 강간율이 1400배 증가했다', '노르웨이의 강간 범죄자 100%가 이민자다' 등 이미 사실이 아닌 것으로 널리 알려지거나 극단적인 주장들이었다.

위 교계 언론들이 가짜 뉴스 16개를 바탕으로 5년 9개월간 작성한 기사 수는 총 149개였다. 이 중 <크리스천투데이>가 85개, <국민일보>가 41개로, 두 언론사 기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교계 언론은 '동성애' 관련 허위 주장들을 집중적으로 받아썼다. '차별금지법 통과 = 징역형'이라는 주장이 가장 많았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가장 많이 받아쓴 주제는 '동성애'
"차별금지법 통과 = 징역" 가장 많아
가짜 뉴스 5가지 담긴 기사도

<뉴스앤조이>가 분류한 기사 149개 중 127개가 '동성애' 관련 허위 정보를 담은 기사였다. 그중 36개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가짜 뉴스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를 죄라고만 해도 징역을 살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지금까지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에 징역형이 명시된 것은 사실이지만, 차별 및 혐오 발언을 했다고 해서 형벌을 주는 것은 아니다.

△동성애자는 수명이 30년 정도 짧다 △한국은 에이즈 위험 국가다라는 잘못된 주장도 각각 18개, 17개였다. 동성애 관련 주장들은 일간지나 인터넷 신문, 기독교 방송, 교단지 모두가 구분 없이 다루고 있었다.

5가지 가짜 뉴스가 한 기사에 포함된 경우도 있었다. <크리스천투데이>가 2016년 2월 23일 보도한 '차별금지법 저지만으론 부족…확실한 대응책 필요'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차별금지법 징역형 △수간 합법화 △캐나다 항문 성교 교육 △한국은 에이즈 위험 국가 △동성애는 에이즈 확산 원인 등 허위 정보 5가지가 담긴 이용희 대표의 강연 내용이 거의 그대로 보도됐다.

동성애 관련 가짜 뉴스를 담은 기사는 127개 중 <크리스천투데이>가 81개, <국민일보>가 36개로 압도적인 비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CTS, CGNTV, GOODTV, C채널, <기독신문>, <한국기독공보>, <기독교연합신문>은 모두 2개 이하였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았다.

① 차별금지법 징역 / 여러분, 혹시 '차별금지법'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요? 이름만 보면 비합리적인 차별을 금지하는, 좋은 의미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법은 동성애를 정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차별로 간주되어 징역이나 벌금과 같은 처벌을 받게 합니다. (<크리스천투데이>, 2017년 5월 27일)

② 수간 합법화 / 이용희 공동대표(동성결혼합법화반대국민연합)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에서는 "동성혼 합법화의 사회적 파장과 폐단은 서방국가의 사례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며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유럽 국가들에서는 근친상간, 소아 성애, 수간이 합법화되어 심지어 수간, 매춘까지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연합신문>, 2015년 10월 5일)

③ 한국 에이즈 위험 국가 / 이태희(법무법인 산지) 미국 변호사도 "국가인권위는 2011년 한국기자협회와 인권 보도 준칙을 만들고 동성애와 에이즈의 관련성을 보도하거나 동성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에 대해 '반인권적 기사'라며 낙인을 찍고 언론 보도를 막고 있다"면서 "한국이 에이즈 확산 위험 국가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모든 배후에는 국가인권위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2015년 12월 7일)

④ 캐나다 항문 성교 교육 / 캐나다에서 가르치는 동성애 교육 내용(온타리오주 모든 학교 성교육 시행령 2015년 9월)은 다음과 같다. 3학년(만 8세) 때는 동성 결혼은 정상이며 성별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음을, 트렌스젠더는 유전이라고 배운다. 6학년(만 12세) 때는 자위행위를 학습하며, 7학년(만 13세)에 항문 성교와 구강성교 학습한다. 교육을 거부할 시 '차별금지법'으로 형사처벌 가능하다. (<크리스천투데이>, 2017년 11월 9일)

⑤ 동성애 에이즈 발생 /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에이즈 환자 수가 유독 한국에서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대와 20대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주요 원인은 동성애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중략) 수동연세요양병원 염안섭 원장은 이어 "에이즈의 주 경로는 동성애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음에도 대한민국에서는 동성애 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동성애와 에이즈의 관련성에 대해 알려지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에이즈에 감염되는 청소년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C채널, 2016년 8월 29일)

⑥ 냅 목사 동성혼 주례 거부 /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영국과 미국의 경우, 목사가 동성애 커플의 주례를 거부하면 구속과 함께 벌금형을 맞는다. 미국 아이다호주 법원은 동성애 커플 주례를 거부한 목사에게 180일 구속과 함께 100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기독신문>, 2018년 9월 14일)

교계 언론들은 '할랄 단지는 이슬람에 대한 특혜', '할랄 단지는 테러 전초기지'라는 극단적 주장을 검증과 비판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이슬람 및 종교인 과세 허위 정보 유포
<국민일보>, '레바논 이슬람화' 보도 후 삭제
'개헌하면 공산주의 국가된다' 기사도

동성애보다는 덜하지만, <한겨레>가 지목한 가짜 뉴스 중 종교인 과세와 이슬람 관련 허위 정보를 받아쓴 기사도 있었다. 예장백석대신 교단지 <기독교연합신문>은 "종교인 과세 시행은 개신교를 말살하려는 움직임이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별다른 반론이나 검증 없이 보도했다.

2016년 초, 익산 할랄 단지 조성 논란으로 촉발된 '이슬람의 할랄 단지는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도 <기독교연합신문>, GOODTV 등 여러 언론사가 보도했다. "할랄 단지는 이슬람 테러의 전초기지"라는 주장도 가감 없이 보도됐다.

<국민일보>가 2016년 5월 시작한 '이슈 체크'라는 기획 보도 중에는, "기독 국가였던 레바논이 이슬람화됐다"는 기사도 있었다. 극우 개신교 성향 페이지를 중심으로 퍼져 나간 유튜브 영상의 확인 불가능한 주장들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은 듯 작성돼 있었다. 현재 이 기사는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친박 집회'에서나 나올 만한 극단적인 주장을 담은 기사도 있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올해 2월 말 열린 국가 회복 원로 회의에 참여한 고영주 변호사 발언을 기사화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빠지면 공산주의로 가는 길이 열린다는 그의 주장을 그대로 실었지만, 이에 대한 비판이나 검증, 반론은 없었다.

① 종교인 과세 개신교 말살 / 대책위 사무총장을 맡은 박종언 목사는 "이번에 개정된 세법시행령은 소득세법 테두리 안에서 교회를 바라본 것"이라며 "교회 말살 책동에 의해 과세 의무를 강제로 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또 정부가 몇 번 공청회를 하거나 일부 교계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한국교회 전체의 입장을 수렴했다고 볼 수 없다. 지난 9월 총회 이후 상당수의 교단이 반대 입장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기독교연합신문>, 2013년 11월 22일)

② 이슬람 할랄 단지 특혜 / 이들은 "할랄 인증은 우리 기업과 국민들을 이슬람 율법의 노예로 만들 수 있고, 할랄 인증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는 것은 특정 종교를 비호하는 종교 편향 정책"이라며 "할랄 인증 자금의 일부가 테러 자금으로 유입될 수도 있다"고 했다. (<크리스천투데이>, 2017년 7월 18일)

③ 기독 국가 레바논 이슬람화 / 불행하게도 이 모든 것은 무슬림이 다수가 되면서 변했다. 우리 기독교인은 소수가 됐다. 그들이 자녀들을 많이 낳았기 때문이다. 레바논은 67%가 기독교인인 기독교 국가로 시작했다. 그러나 무슬림은 중혼을 하고 다자녀를 갖는다. 기독교 여성은 결혼해서 많아야 1~3명 자녀를 갖는다. 자녀가 태어나면 아이 교육을 걱정한다. 무슬림은 많은 아내를 두고 10명씩 자녀를 낳는다. 10년 안에 인구 비례가 달라진다. 내가 태어난 1960년대 레바논은 무슬림이 다수였다. (<국민일보>, 2016년 8월 7일)

④ 코란 여성 성 노예 교리 / 고영일(가을햇살) 변호사는 이슬람 문제에 대해 특강을 했다. 고 변호사는 "코란 8장12절에 기독교인들의 목을 참수하라고 돼 있다"며 "오직 알라의 종교에 굴복할 때까지 그들과 싸우라고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테러를 저지른다. 타 종교와 공존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 변호사는 "특히 이슬람 경전은 믿지 않는 여자들을 포로로 잡아 성 노예로 전락시키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며 이슬람교의 비윤리성을 지적했다. (<국민일보>, 2016년 4월 3일)

⑤ 개헌하면 공산주의 국가 / 고영주 변호사는 "헌법적 체제인 자유민주주의에서 만약 '자유'가 빠지면, 인민민주주의나 민중민주주의, 다시 말해 공산주의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한 번 나라를 빼앗기면 다시 찾기가 어렵듯이, 이렇게 헌법이 바뀌면 다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세우기란 너무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이런 움직임을 막아야 한다. 그 단합의 첫 단추가 3·1절 범국민대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천투데이>, 2018년 2월 22일)

※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 관련 반론 보도

본 인터넷 신문은 10월 13일 "'가짜 뉴스' 나팔수 자처한 기독교 언론들"이라는 제목으로 동성애 관련 가짜 뉴스를 담은 기사 127개 중의 하나로 C채널 보도(2016년 8월 29일) 일부(염안섭 원장은 "에이즈의 주 경로는 동성애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음에도 대한민국에서는 동성애 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동성애와 에이즈의 관련성에 대해 알려지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에이즈에 감염되는 청소년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를 인용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염안섭 원장은 강의를 통하여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 '동성애=에이즈'라는 주장을 퍼뜨린 사실이 없고, "대한민국의 에이즈의 주된 감염 경로가 남성 간의 항문 성관계이다"라는 의학적 진실을 밝혀 왔다고 알려 왔습니다. 또한, 염안섭 원장은 본인의 주장이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 및 감염내과 전문의들의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가짜 뉴스라는 사실이 입증된 바 없다고 밝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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