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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구권효 편집국장] '종교 신문 1위'를 자처하는 <크리스천투데이>가 또다시 <뉴스앤조이>를 비방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내용은 길지만 10여 년 전부터 주장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뉴스앤조이>가 '종북', '주사파'이며, 적화를 위해 한국교회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기사 내용을 보니 '기레기'의 게으름이 느껴진다. 대응할 가치도 없지만 한마디만 보태자면, 지금 <뉴스앤조이>에 아름다운마을공동체(현재 이름도 바뀌었다) 출신은 한 명도 없으며, 이렇게 된 지 몇 년 됐다. 확실하지 않은 내용을 쓰면서 '형식적으로라도' 우리에게 한 번도 묻지 않은 점은 역시 <크리스천투데이>답다 하겠다. 

진짜 중요한 건 여기서부터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왜 갑자기 <뉴스앤조이>를 비방하는 기사를 올렸을까. 시의성도 없고, 관계된 이슈도 없다. 이들이 왜 이런 무리수를 뒀는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크리스천투데이>의 무리수는 결국 '장재형'(오른쪽)으로 귀결된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사실 <뉴스앤조이>는 지난 한 달간, 일본에서 또다시 불거진 <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 장재형(David Jang)의 재림주 의혹과 그에 관계된 여러 사안을 취재하고 있었다. 취재 막바지에 이르러 11월 28일, <크리스천투데이> 편집국장 이대웅 씨에게 전화해 사장과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러자 이대웅 씨는 "우리도 <뉴스앤조이>에 물어볼 게 있다. 사실 평소에 제보가 많이 들어왔는데 자제하고 있었다. 이번에 만나는 김에 우리도 물어보자"고 말했다. 언론사가 취재할 사안이면 하고 아니면 안 하는 것이지, 이런 태도는 도대체 뭘까. 게다가 결과적으로 <크리스천투데이>는 우리에게 묻지도 않고 아무 말을 휘갈겼다.

<뉴스앤조이>는 정식으로 <크리스천투데이> 이종원 사장과 12월 3일 오전 11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그러나 정작 약속 장소에 이종원 사장은 나오지 않았다. 명색이 언론사 사장이 '노쇼'(No-Show)라니. "점심이라도 먹고 가시라"는 기자들의 헛소리에 유감을 표명하고 자리를 떴다.

그리고 이틀 뒤 이 기사가 나온 것이다. 급했다. <뉴스앤조이>와 관련한 다른 사안을 취재하겠다던 <크리스천투데이>는, 10년도 지난 '종북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낡아 빠진 프레임을 들고나올 정도로 급했던 것이다.

장재형은 통일교가 설립한 선문대학교의 전신 성화신학교 교수 출신이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역시 귀결은 '장재형'이다. <뉴스앤조이>가 장재형을 다룬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크리스천투데이>는 그의 수족처럼 '먼저 프레임을 치고 나가야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언론이 소송 위험이 있는 일방적인 비방 기사를 쓰면서 형식적 반론도 듣지 않았다는 것은, 소송도 감수할 만큼 더 중요한 뭔가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장재형은 교계에 많이 알려진 이름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복이라는 군소 교단 총회장 출신으로, <크리스천투데이> 설립자다. 한국에는 WEA(세계복음동맹) 북미 이사로 알려진 정도다.

군소 교단 소속 목사라고 무시할 존재가 아니다. 장재형의 주 무대는 미국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올리벳대학'(Olivet University)을 설립했다. 그는 이상하게도 가는 곳마다 '언론사'를 만든다. 미국에서는 <크리스천포스트>라는 언론사를 세웠고, 올리벳대학 출신들이 'IBT미디어' 그룹을 만들었다. 이곳은 몇 개의 언론사를 운영하는데, 2013년 미국 사회에 영향력 있는 주간지 <뉴스위크>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이외에도 일본, 홍콩, 호주, 영국, 싱가포르 등에 <크리스천투데이>나 <크리스천포스트>, <기독일보>라는 인터넷 언론사가 있다.

문제는 그가 '재림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장재형의 재림주 의혹은 특이하다. 보통의 이단과는 다르게, 장재형은 스스로 재림주가 아니라고 여러 차례 부인해 왔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장재형을 재림주로 믿었다"고 양심선언하는 사람이 나온다. 그것도 세계 곳곳에서. 이들은 교리상 장재형을 재림주라고 말하면 안 된다고 폭로했다.

2008년 한국 <크리스천투데이> 탈퇴자 이동준 씨가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고, 같은 해 홍콩 교계는 장재형 목사의 재림주 의혹을 조사하는 <기독일보>사건독립조사위원회를 발족했다. 2012년에는 미국 교계 신문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장재형의 재림주(Second Coming Christ) 의혹을 11페이지에 걸쳐 심층 보도했다. 이때 장재형이 세운 싱가포르 <크리스천포스트>에서 일했던 에드먼드 추아 부부가 내부 문제를 폭로했다.

장재형에게 '통일교' 전력이 있다는 것은 의혹에 상당한 개연성을 부여한다. 이 사실은 <뉴스앤조이>가 2004년 자세하게 보도한 바 있다. 장재형은 개신교로 개종하기 전, 통일교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던 간부였다. 장재형이 설립한 교회 및 단체 탈퇴자들은, 그가 통일교처럼 '합동결혼식'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언론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것도 통일교와 닮았다. 한 탈퇴자는 장재형이 종종 "언론은 나를 지키는 방패"라고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올해, 장재형이 세운 일본 <크리스천투데이> 및 동경소피아교회(현 사랑의빛교회) 탈퇴자들이 폭로한 내용도 10년 전부터 이어진 의혹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장재형 목사를 재림주로 믿었으며, 부당한 노동과 금전 착취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일본 <크리스천투데이>는 장재형 목사는 재림주가 아니며, 자신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반박했다. 이 또한 장 목사의 재림주 의혹이 불거졌을 때 유관 기관들이 내놓은 반응과 다르지 않았다.

한국 <크리스천투데이>는 장재형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2006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에서 '이단 옹호 언론'으로 결의됐다. 이후 재심이 이뤄졌으나, 올해 9월 총회에서 <크리스천투데이>는 이단 옹호 언론을 벗어나지 못했다. 여전히 장재형을 옹호·홍보한다는 이유다.

일본 <크리스천투데이>도 장재형이 설립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는 올해 한국과 일본의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있었던 일들을 계기로, 장재형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목사에게 법적·도덕적 하자가 있는 것도 문제지만, '재림주' 의혹을 받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와 관련한 단체들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단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어디로 가는지, 자신들이 재림주로 믿는 장재형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특히 <크리스천투데이>는 마치 정통 기독교 언론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으나, 과연 그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뉴스앤조이>는 이 글을 시작으로, 지난 한 달간 취재한 구체적인 내용을 시리즈로 풀어놓을 것이다. 이번 기사로 '장재형의 방패'임이 드러난 <크리스천투데이>가 노리는 건 하나다. 장재형의 재림주 의혹과 그와 연관한 이슈들을 언론사끼리의 싸움으로 비화하려는 것. 애초에 <크리스천투데이>는 어떤 사안이든 진실을 알려는 데 관심이 없었다. 그저 진흙탕 만드는 데에만 관심 있지. 이때가 기회다 싶어 벌써 '가짜 뉴스 제작·유포자'들은 이단 옹호 언론인 줄도 모르고 <크리스천투데이> 기사를 퍼 나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잘못 생각하는 게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변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낡은 '종북 프레임'에 낚일 만한 독자가 얼마나 있을까. 기레기가 싼 똥에 부화뇌동해 자기 몸을 뒹굴리는 건, 하루빨리 청산되어야 할 일부 극우 세력뿐이다.

'메시지에 반박할 수 없을 때 메신저를 공격한다.' 전형적인 물 타기 수법이다. 최소한 '기독교'라는 이름을 걸고 이러지 말자. 이번 기회에 장재형과 연관성이 있는 단체들은, 장재형과 어떤 관계인지, 재림주 의혹이 계속 전 세계에서 불거져 나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대로 해명하면 될 일이다. 정말 장재형이 재림주가 아니라면, 이런 의혹이 나오는 데 대해 본인들이 더욱 앞장서 언론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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