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재림주 의혹을 받는 장재형 목사와 관련한 언론사·대학이 425억 원(3500만 달러) 규모의 돈세탁과 금융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맨해튼 연방검사 사이러스 반스 Jr.는 2월 14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 Christian Post> 전 대표 윌리엄 앤더슨, <뉴스위크 Newsweek> 전 대표 에티엔 유작, 올리벳대학교(Olivet University)가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올리벳대 앤드류 린 이사장과 윌리엄 앤더슨 이사는, 학교에 고가의 서버가 필요하다며 대출을 받았다. 대출금을 세탁한 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검사 측은 전형적인 '다단계식 금융 사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크리스천포스트> 모기업 CMCi 대표 윌리엄 앤더슨은 <뉴스위크>를 인수하면서 유명해진 IBT미디어 에티엔 유작 대표와 함께 기소됐다. 두 사람은 올리벳대와 같은 방법으로 금융 사기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고가의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다며 가짜로 회계장부를 만들어 대출을 받고, 이를 다른 곳에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반스 Jr. 연방검사는 2월 14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두 언론인과 올리벳대가 돈세탁, 금융 사기 혐의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IBT미디어·CMCi·올리벳대가 3500만 달러를 대출받은 다음, 자금 출처를 불분명하게 할 목적으로 다른 계좌로 옮겼다고 했다.

이들은 컴퓨터 장비를 구입하겠다며 대출을 받아 놓고, 엉뚱한 곳에 돈을 사용했다. 반스 Jr. 연방검사는, 이들이 올리벳대가 이전하려는 뉴욕 동부캠퍼스 부지 구입 자금으로 대출금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유작과 앤더슨은 컴퓨터 장치 구입 목적으로 빌린 돈을 다른 대출금 이자 상환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대출 기관이 사기를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반스 Jr. 연방검사는 혐의를 인정한 이들의 재산 일부를 몰수했다. 두 사람이 대표로 있던 IBT미디어·CMCi에 5만 달러(한화 약 6000만 원)를, 올리벳대에는 벌금 125만 달러(약 15억 원)를 2년 이내에 지불하라고 했다.

미국 올리벳대학교는 전 이사진이었던 언론사 대표들과 함께 금융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인정했다. 올리벳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올리벳대학교는 전 이사진이었던 언론사 대표들과 함께 금융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인정했다. 올리벳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돈세탁과 사기 사건에 연루된 기독교 대학, 유명 기독교 언론과 시사 주간지 전 대표들을 하나로 엮는 열쇠는 장재형 목사다. 장재형 목사는 올리벳대를 세웠고, 한동안 국제총장으로 지냈다. 그는 일찍이 인터넷 언론의 중요성을 알고 한국에는 <크리스천투데이>를, 미국에는 <크리스천포스트>를 세웠다. 두 매체는 장재형을 향한 재림주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장 목사 방패 역할을 적극 수행해 왔다.

윌리엄 앤더슨은 <크리스천포스트> 대표를 지냈고, 대표에서 물러난 후에는 모기업 CMCi 대표를 맡았다. 올리벳대에서는 이사로 있었다. <뉴스위크> 전 대표 에티엔 유작 역시 올리벳대 부이사장 출신이다. 그는 올리벳대 트레이시 데이비스 현 총장 남편 조너선 데이비스와 함께 IBT미디어 그룹을 설립했다. <IBT Times>를 발행하는 이 그룹은 <뉴스위크>를 인수하면서 유명해졌다. 두 매체는 트래픽을 조작하고 이를 광고 사기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돈 세탁과 금융 사기 혐의를 부인해 오던 이들은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 <뉴욕포스트 New York Post>는 당사자들이 혐의를 인정하면서 징역형은 피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플리 바기닝'(Plea Bargaining)은 범죄 수사에 적극 협조한 사람의 형량을 감면 또는 면제해 주는 제도다. 선고는 4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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