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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올리벳'으로 통한다
[장재형과 추종자들⑥] 산학 협력 가장한 노동 착취에 280억 횡령 의혹도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8.12.14 19:25

<뉴스앤조이>는 올해 한국과 일본의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있었던 일들을 계기로 '재림 그리스도' 의혹을 받고 있는 장재형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목사에게 법적·도덕적 하자가 있는 것도 문제지만, 재림주 의혹을 받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와 관련한 단체들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단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어디로 가는지, 자신들이 재림주로 믿는 장재형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특히 <크리스천투데이>는 마치 정통 기독교 언론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으나, 과연 그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뉴스앤조이>는 지난 한 달간 취재한 구체적인 내용을 시리즈로 풀어놓는다. 일본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으로 시선을 옮겨 보자. 미국에는 장재형 목사가 세우거나 관여하고 있는 수많은 기관이 있다. 먼저 이들의 관계부터 살펴본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장재형을 재림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탈퇴한 전 <크리스천투데이> 광고국장 이동준 씨는 "장재형이 있는 곳을 '올리벳'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장재형이 서초에 있으면 서초가 올리벳이고, 사당에 있으면 사당이 올리벳이 되는 격"이라고 했다. 그 말에 따르면, 현재 '올리벳'은 미국이다. 장재형은 미국에 올리벳대학교(Olivet University)·세계올리벳성회(World Olivet Assembly)를 세우고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형 목사가 세운 교회와 단체에서 활동하다 탈퇴한 사람들 입에서는 '올리벳대학교'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했다. 일본인 탈퇴자 중 일부는 짧은 기간이라도 미국의 올리벳대를 방문했다고 증언했다. 방문할 때 드는 경비는 모두 자비로 충당해야 했다.

이들이 증언하는 올리벳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안자(Anza)에 메인 캠퍼스를 둔 종합대학이다. 장재형 목사가 2000년 올리벳신학교(OTCS)를 설립했고, 2004년 종합대학으로 규모를 키웠다. 현재 올리벳대는 신학대학·음악대학·미디어언론대학·아트&디자인대학·경영대학·기술대학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리벳대학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현재는 안자시에 메인 캠퍼스를 두고 있는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올리벳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올리벳대 현 총장은 트레이시 데이비스(Tracy Davis)다. 장재형 목사가 국제총장을 역임했고, 선교학자 윌리엄 와그너(William Wagner)에 이어 데이비스 총장이 올리벳대를 이끌고 있다. 올리벳대는 미국 주요 도시에 분교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뉴욕·애틀란타·시카고 등 각 지역 도심에 학교 빌딩을 마련해 학생을 받으며 외연을 확장했다.

올리벳대학교는 장재형과 주변 인물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핵심 기관이다. 한국·미국·일본에서 장재형과 연관한 단체에 몸담은 이들 중 대부분이 올리벳대 출신이다.

장재형이 세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복(예장합복)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올리벳대에서 신학을 공부해야 한다. 예장합복 장시환 현 총회장 역시 올리벳대를 졸업했고, 사이먼 장(Simon Jang)이라는 이름으로 올리벳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일본 <크리스천투데이> 사장 야다도 올리벳대를 졸업했고, 전 편집국장 이데 역시 올리벳대 출신이다.

미국으로 가면 조금 더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미국에는 올리벳대 전현직 이사들이 운영하는 언론사도 있고, 올리벳대 출신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많다. 장재형이 세운 세계올리벳성회 소속 목사·선교사들은 물론, 성누가회·신가회 등 NGO 성격을 띤 단체들도 모두 올리벳대와 관련 있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 장재형이 북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에도 올리벳대 출신이 많다.

산학 협력인가, 노동 착취인가
"중국 유학생들, 최저임금 못 받고
총장, 남편 언론사 위해 번역 작업"

한국의 군소 교단 설립자가 미국으로 건너가 만든 대학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리벳대가 학생들을 유치하면서 내세운 것 중 하나는,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말이었다. 2012년 1월 당시 총장이었던 윌리엄 와그너는 캘리포니아의 한 지방 방송과 인터뷰에서 "올리벳대는 실용적인 산학 협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졸업생이 세운 비즈니스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현재 이런 업체는 40~50개 정도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2009년 올리벳대 저널리즘대학은 재학생이 인턴십을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게 했는데, 이때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은 <크리스천포스트>·<IBTimes>·<가스펠헤럴드>·<크리스천투데이>가 전부였다. 모두 장재형이 세웠거나, 연관 있는 언론사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증언은 올리벳대와 장재형 유관 업체의 관계가 정상적이지 않은 것을 보여 준다. 2014년 3월 미국 탐사 보도 전문 매체 <마더존스 Mother Jones>가 보도한 '누가 뉴스위크의 뒤에 있는가'(Who's behind Newsweek?)에는, 올리벳대 학생이지만 수업 대신 중국어 번역에 매진하고 있는 사람 이야기가 실렸다.

<마더존스>는 갈렙(Galeb·가명)이라는 중국인 남성을 인터뷰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올리벳대에 등록하고 학생 비자를 받아서 미국에 왔다. 그는 공부 대신 신문 기사를 번역하는 일을 주로 했다.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 International Business Times>(IBTimes)라는 인터넷 종합 뉴스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를 중국어로 번역했다. 하루에 10~12시간을 일하다 보니 공부할 시간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갈렙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갈렙이 매일 10시간 넘게 일하고 받은 돈은 한 달에 약 1000달러. 당시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은 한 달에 1280달러였다. 갈렙과 그의 부인은 모두 올리벳대에 등록돼 있었다.

<마더존스>가 인터뷰한, <IBTimes> 미디어에서 번역 일을 맡았던 사람들은 '공동체'(The Community)라고 불리는 곳에 몸담았다. '공동체'는 장재형의 신자들이 모인 곳으로, 일본·한국·홍콩·중국 등에서 장재형 탈퇴자들이 동일하게 증언한 단어다.

<IBTimes> 공동 설립자 중 한 명인 조너선 데이비스(Johnathan Davis)는 현재 올리벳대 총장 트레이시 데이비스의 남편이고, 과거 올리벳대 저널리즘대학에서 디렉터로 일했다. 조너선 데이비스는 2006년 <IBTimes>의 모기업이자, 2013년 <뉴스위크 Newsweek>를 인수한 'IBT미디어'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장재형 목사가 세운 올리벳대와 그 주변 인물들을 한곳에 모으면 이런 그림이 된다.

<IBTimes>를 떠난 직원들과 인터뷰한 <마더존스> 기자는 "올리벳대와 <IBTimes>는 학생들을 고용하는 것을 '인턴십'이라며, 아무도 불법으로 일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들이 인턴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불법으로 일을 시키는 사업주가 이들을 기자·에디터·판매원 등으로 표기했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지적에, IBT미디어 설립자들과 올리벳대는 학교와 <IBTimes> 관계를 산학 협동의 좋은 예로 묘사했다. 트레이시 데이비스 총장은 올해 2월 21일 <IBTimes>와의 인터뷰에서, 올리벳대와 IBT미디어 관계를 스탠퍼드대학교와 구글, 혹은 하버드대학교에서 페이스북을 시작한 마크 저커버그에 비교했다.

전 '프로그램디렉터' 명의 주소에
중국·한국·일본인이 대표인 업체 140개
글로벌 무역회사 대표도 모두 올리벳대와 연관

올리벳대 출신들이 얽혀 있는 분야는 언론사뿐만이 아니다. 올해 11월 27일 <뉴욕타임스>는 '끝이 없는 사업'(A Business with no end)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제니 오델이라는 작가가 우연한 기회에 어떤 주소를 입수하면서 작성한 글이다.

시작은 이렇다. 우연한 기회에 오델 작가는 한 제자의 부모님 집으로 아마존에서 구입한 상품이 반송돼 온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 주소가 궁금해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했는데, 그의 눈 앞에 펼쳐진 건 한 주소 아래 등록된 유한회사 140여 개의 이름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아마존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업체들이었다. 중국·한국·일본 사람들이 대표자였다. '등록 대리인'(Registered Agent)은 '조너선 박'(Jonathan Park)으로 나와 있었다. 그는 과거 올리벳대에서 '프로그램디렉터'를 역임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2012년 장재형 재림주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조너선 박이 작성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는데, 이때 신문은 조너선 박을 '올리벳대 저널리즘대학 디렉터'라고 소개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너선 박의 이름은 미국·한국·일본·중국 등에 지사를 둔 무역회사 'IBPort'와도 연결된다. 제니 오델 작가가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기사에 업체 홈페이지를 링크했는데, 지금은 홈페이지가 사라지고 없다.

장재형 목사가 세운 올리벳대는 허브 역할을 했다. 여러 사람이 거쳐 갔으며, 올리벳대 출신들은 이 사업체에서 저 사업체로 옮겨 가는 등 서로 복잡하게 관계가 얽혀 있다.

IBPort 한국 지사 주소를 입력하면 서울의 한 빌딩 주소가 나온다. 이 주소에는 장재형이 세운 예장합복 목사가 대표자로 있는 업체들이 여러 개 입주해 있다. 그 업체들은 또 다른 인터넷 쇼핑몰 '에브리마켓'으로 연결된다. 이 인터넷 쇼핑몰은 미국·영국에도 지사를 두고 있는데, 미국 지사 대표는 위에 언급한 조너선 박이고 영국 지사 대표는 현재 <뉴스위크> 대표를 맡고 있는 데브 프라가드(Dev Pragad)다.

지금 소개한 것은 올리벳대 출신들이 얽혀 있는 모습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올리벳대 출신들은 장재형 목사가 대표로 있는 세계올리벳성회, 북미이사로 재직한 WEA, 설립한 예장합복, 올리벳대, 언론, 사업체 등에 얽혀 있다. 올리벳대를 나오면 장 목사와 연관한 기관에 재직하다가 또 다른 사업체로 옮겨 가는 모양새다.

수백억대 횡령·사기 연루
학교는 혐의 전면 부인

올리벳대는 올해 11월 또 한 번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학교와 이사회 주요 멤버들이 횡령·사기·돈세탁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기 때문이다.

맨해튼 연방 검사 사이러스 반스.Jr(Cyrus Vance.Jr)는 11월 15일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올리벳대 앤드루 린 이사장, 링이 샤오 재무 담당자, 윌리엄 앤더슨 이사 등이, 학교에 고가의 서버가 필요하다며 돈을 빌린 뒤 돈 출처를 불분명하게 할 목적으로 돈세탁을 하고, 이 돈을 서버 구입 외 다른 일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횡령 의혹을 받는 돈은 총 2500만 달러(한화 약 282억 원)다.

이들은 있지도 않은 가상의 회계사가 올리벳대 재무 평가서를 작성한 것처럼 꾸민 뒤, 모두 일곱 곳에서 돈을 빌렸다. 빌린 돈은 또 다른 공모자 '오이코스네트워크'라는 곳에 흘러 들어갔다. 컴퓨터 장비를 주로 다루는 오이코스네트워크는, 고가의 서버를 구입하는 대신 이 돈을 앤더슨 이사와 샤오 재무 담당, 학교가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했다. 검찰은 이들이 이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거나 다른 대출금을 갚는 등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고 봤다.

반스 Jr. 연방검사는 오이코스네트워크 대표자가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알려지지 않은 공모자"라고만 표현했다. 하지만 오이코스네트워크가 사용했던 주소는, 일본인 탈퇴자들이 공동체에 몸담고 있을 때 일했다고 증언한 웹사이트 디자인 회사 '베레컴'(Verecom) 뉴욕 지사 주소와 동일하다.

올리벳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11월 27일 발표한 공식 성명서에서 "학교는 연방검찰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 (돈을 모두 갚아서) 대부업자들은 피해를 본 것이 없음에도 제기된 이런 수수께끼 같은 혐의들을 강력히 변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리벳'은 감람나무라는 뜻이다. 올리벳대학교, 세계올리벳성회 등 장재형 목사와 관련된 곳 중에는 '올리벳'이라는 이름이 많다.

2000년 설립한 올리벳대는 처음에는 신학을 중심으로 목회자들만 배출했다. 하지만 이내 저널리즘대학을 세워, 학생들을 장재형 목사가 만든 <크리스천포스트>나 전 디렉터 조너선 데이비스가 공동 설립한 <IBTimes>에서 일하게 했다. 경영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세계 곳곳에 세운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거나, 실제로 일하지 않는다 해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국 교계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올리벳대는 졸업생이 설립한 사업체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미끼로 미국이 아닌 제3국의 학생들을 유치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학생이 올리벳대 학부에 입학하려면 토플 점수 500점(PBT 기준·IBT 기준은 61점)이 최저 기준이다. 많은 미국 대학이 550점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진입 장벽이 낮은 셈이다.

올리벳대는 여기저기 땅을 매입해 캠퍼스를 확장하면서 외연을 넓혀 갔고, 학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사업체가 생겨났다. 주소·전화번호·사람을 돌려쓰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방식, 그 중심에는 학생과 교인들의 노동 착취가 있었다는 탈퇴자들 증언은 무엇을 의미할까.

다음 기사에서는 올리벳대와 올리벳대 중진들이 설립한 언론사 IBT미디어의 관계를 살펴본다. 또 이들이 어떤 불법행위에 연루됐는지 자세히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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