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는 올해 한국과 일본의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있었던 일들을 계기로 '재림 그리스도' 의혹을 받고 있는 장재형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목사에게 법적·도덕적 하자가 있는 것도 문제지만, 재림주 의혹을 받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와 관련한 단체들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단체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어디로 가는지, 자신들이 재림주로 믿는 장재형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특히 <크리스천투데이>는 마치 정통 기독교 언론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으나, 과연 그 존재 목적은 무엇일까.

<뉴스앤조이>는 지난 한 달간 취재한 구체적인 내용을 시리즈로 풀어놓는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한국 상황은 어떤지 살펴봤다. 이런저런 방식으로 장재형과 연관돼 있는 이들이 운영하는 사업체 현황은 어떤지 알아봤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재림주 의혹을 벗지 못한 장재형이 세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복(예장합복·장시환 총회장) 교단은, 목회자 절반이 사업체와 연관돼 있으며 이들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지의 장재형 유관 기관과 연결돼 있다. 업종도 '문어발식'이라고 할 만큼 다양하다.

<뉴스앤조이>는 취재 도중, 이 업체들 중 일부가 '돈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과거부터 빚을 갚지 못해 수차례 소송을 겪었으며, 대부 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채무자' 리스트에는 장재형 목사도 있어, 한 소송에 공동피고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베레컴 등 일부 업체는 폐업 상태다.

2014년에는 업체들이 월세를 내지 못해 건물에서 쫓겨나는 일도 겪었다. 당시 서초구 한 빌딩 3개 층을 임대해 사무실로 쓰던 업체 12곳은 건물주에게 명도 소송을 당했다. 대부분이 예장합복 교역자거나, 다른 연관 단체 이사를 겸직했거나, 관련 법인이 미국에 있는 식으로 관계된 곳이었다.

12개 업체가 3개 층을 함께 쓰면서 월세를 못 내 쫓겨난 상황. 건물 임대인 측은 4년 전 소송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12월 19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당시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못하는 상태였고, 보증금까지 다 소진했는데도 나가지 않아 명도 소송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피고 업체가 12개였다고 하자, 그는 "그렇게 많았는지 모르겠다. 한 명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 퇴거한 업체 12개 중 7개는 현재 반포동 빌딩으로 함께 이전했다. 이 건물은 예장합복 교역자 중 한 명인 한의사 정 아무개 씨가 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인애'가 사들였다. 업체들이 모두 장재형과 연결돼 있고 전에 한 건물을 썼는데도, 인애 관계자는 이 회사들이 각각 임대차 계약관계일 뿐 상호 연관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장재형과 연관된 업체 중 몇 곳은 재정 악화 등으로 이미 폐업했다. 현재도 일부가 소송에 휘말리는 등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를 못 내 쫓겨난 업체 중에는 연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업체 ㄹ사도 있었다. ㄹ사 대표는 <베리타스> 이사를 지내고 현재 올리벳대학교 고문으로 있는 임 아무개 씨였다. 2013년 그의 성공 신화를 다룬 인터뷰가 중앙 일간지에 실리기도 했다.

위기는 갑자기 찾아왔다. 2014년 갑자기 자금난에 봉착한 것이다. 이때 임 씨와 함께 사업을 했던 김 아무개 씨까지 형사 고소를 당했다. 김 씨는 <크리스천투데이> 이사를 지내고, 현재 <기독일보> 이사로 등기돼 있는 사람이다.

두 사람은 2016년 10월 말, 사기죄로 각각 징역 1년과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서울 한 백화점에 ㄹ사 가맹점을 내겠다는 사람에게 돈만 받고 입점은 시켜 주지 않았다. 백화점 입점이 어려워지자, 이들은 피해자에게 대신 강남 지역에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입찰 보증금' 명목으로 1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해당 점포는 2년 치 상당의 임대료를 보증금으로 필요로 할 뿐, 입찰 참여 과정에서 '입찰 보증금' 자체를 낼 필요가 없었다.

법원은 임 씨와 김 씨 두 사람이 피해자를 속여 돈을 받았다고 보고 사기죄로 두 사람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에 이른 점 등이 고려돼 법정 구속은 면했고, 2심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당시 ㄹ사는 서울 근교 한 창고 임대료도 내지 못해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크리스천투데이> 소유 시티빌딩, 예장합복·<기독일보>가 입주 중인 크로스빌딩, 유관 업체가 함께 입주한 포티스그룹빌딩.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자칭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도 타이틀에 맞지 않게 지속적인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대형 교회를 비판하는 기사는 거의 쓰지 않고, 교계는 물론 일반 기업 광고도 받고 있으며 광고성 기사도 많이 썼다. 라이즈업무브먼트는 잘나갔던 2014년, <크리스천투데이>에 1000만 원을 보낸 적도 있다.

그런데 오프라인 신문을 발행하며 인쇄소에 줘야 할 대금을 갚지 못해 건물에 1500만 원 가압류가 걸렸다가 최근에야 풀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크리스천투데이>와 계약관계였던 인쇄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크리스천투데이>가 대금을 연체한 사실이 있고 최근 이를 정산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납부액을 토대로 예상 평균 연봉 수치를 제공하는 빅 데이터 사이트 '크레딧잡'에 따르면, <크리스천투데이> 직원은 총 13명이고 예상 연봉은 1600만 원이다. 실수령액으로 환산하면 월 130만 원이다. 최저임금이어도 월 153만 원이 되어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3년부터 공격적 건물 매입,
안암동·혜화동·길음동 빌딩 구입
근저당만 225억 넘어

한편, 장재형 유관 단체들은 몇 년 전부터 공격적으로 건물을 구입하고 있다. 이 현상은 장재형 목사가 예장합복 98회 총회장을 지낸 2013년부터 두드러진다.

예장합복 총회와 <기독일보>가 입주한 안암동 크로스빌딩은 2013년 1월, 안디옥교회(대표자 장시환 총회장) 명의로 55억 원에 경매로 사들였다. 그해 5월에는 <크리스천투데이>가 혜화동 현 사옥을 16억 원에 구입해 입주했다. 6월에는 세계올리벳성회(WOA·World Olivet Assembly) 회원이자 예장합복 유관 단체 '주빌리코리아'가 길음 뉴타운 종교 부지 예배당을 16억 원에 샀다.

2015년에는 반포동 한 빌딩을 '인애'가 65억 원에 사들였고, 여기에 유관 단체들이 대거 입주했다. 2016년 8월에는 예장합복 교단이 강원도 횡성 둔내유스호스텔을 33억 원에 경매로 매입했다. 당시 <크리스천투데이>는 이를 예장합복과 올리벳대학교가 공동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 건물을 'APOC'(Asia-Pacific Olivet Center)로 명명하고, 올리벳대 한국 캠퍼스 및 <크리스천투데이> 정보 센터, 예장합복 연수원 등의 용도로 활용한다고 했다. '인애'는 APOC에 분사무소를 설치한다고 등기했다.

단체들은 매입에 따른 빚도 만만치 않게 지고 있는 상태다. 현재 안암동 크로스빌딩과 횡성 수련원을 담보로 120억 원의 근저당이 잡혀 있다. 주빌리코리아는 2015년 7월, 인애 대표 정 씨가 소속된 한 의료 재단에 건물을 증여했다. 이 건물에도 한 대부 회사 앞으로 17억 원의 근저당이 잡혀 있다. 인애가 입주한 반포동 빌딩에도 70억 원의 근저당이 잡혀 있다. <크리스천투데이>도 현재 18억 원의 근저당을 안고 있다. 이들 건물 근저당만 합쳐도 225억 원을 상회한다.

<뉴스앤조이>는 예장합복 장시환 총회장 입장을 듣기 위해 총회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만날 수 없었다. "질문지를 일단 보내라"는 요청에 따라 질문지를 보내고 회신을 기다렸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크리스천투데이>도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장시환 총회장, 묵묵부답
'자비량 사역'이라는 <크리스천투데이>
정식 취재에는 응답 안 해

<뉴스앤조이>가 12월 19일 장재형 유관 업체들의 문어발식 사업 의혹을 제기하자, <크리스천투데이>는 바울의 자비량 사역을 예로 들며 "성경적 전통에 근거한 건강한 선교 방식"이라고 기사를 썼다. 그러나 바울이 사채를 쓰거나 수십억 빚을 내며 부동산을 사들였다는 기록은 나오지 않는다. 목회자들이 과도한 경영난을 겪고 빚을 안으면서까지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건물을 사고, 이사·직원 등으로 사업에 관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스앤조이>는 12월 17일 예장합복 장시환 총회장에게 질문지를 보내, 교단 소속 목회자들이 운영하는 기업 중 상당수가 재정적으로 어렵고, 돈 때문에 징역까지 선고받은 사람까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회신은 오지 않았다.

<크리스천투데이> 예상 평균 연봉은 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지, 최근 회사가 겪는 재정난은 왜 발생한 것인지는 <크리스천투데이> 회장 천환 목사(예일교회)에게 물었다. 천 목사는 "나는 울타리 쳐 주는 어른 역할만 하고, 1년에 사옥은 서너 번 정도 가는 사람이라 실질적으로 잘 모른다. 회사가 매우 어렵다는 정도만 안다. 당사자들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에 <크리스천투데이> 현 편집국장 김진영·이대웅 씨에게 18일과 19일,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

<뉴스앤조이>는 장재형 목사의 유관 단체 재정을 전반적으로 담당했다고 알려진 현 <재경일보> 대표 안재진 씨에게도 19일과 20일 전화하고 메시지를 남겼으나,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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