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퀴어를 옹호하다 - 성서학자가 들려주는 기독교와 성소수자 이야기> / 박경미 지음 / 한티재 펴냄 / 368쪽 / 1만 6000원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 - 성서학자가 들려주는 기독교와 성소수자 이야기> / 박경미 지음 / 한티재 펴냄 / 368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성서는 정말로 동성애를 금지할까. '사랑해서 반대한다'는 입장이 교회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포지션일까. 혐오와 편견, 편협한 성서 해석을 넘어, 성소수자 이슈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 나왔다. 저자 박경미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과 신약성서학)는 성소수자를 향해 테러에 가까운 언동을 일삼는 한국교회 현실을 보며 성서학자로서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껴 책을 집필했다고 밝힌다.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서는 과학적 증거를 통해 반동성애 운동의 논리를 반박하고, 성소수자 억압의 역사와 성소수자 운동 전개·현황을 소개한다. 2부 '성소수자와 성서'에서는 바람직한 성서 해석 원리를 제시하고, 소위 '동성애 본문'이라고 불리는 성경 구절들을 착실히 주해한다. 이 책 출간을 위해 지난 7월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은 목표 모금액의 673%를 달성해 성황리에 마감되기도 했다.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 자캐오 신부(성공회 용산나눔의집, 길찾는교회), 한채윤 상임이사(비온뒤무지개재단)가 추천사를 썼다.

"그러므로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은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이다. 그들은 '우리는 우리의 성적 지향을 발견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사실 선택이 가능하다면 누가 굳이 그런 험난한 길을 선택하겠는가. 이성애자로서 내가 이성애자가 되기로 선택한 기억이 없듯이, 동성애자 역시 동성애자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저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끌리고 그가 좋아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끌리고 좋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2장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들', 54쪽)

"이 점에서 바울 역시 그 시대의 아들이었으며, 시대적 한계를 지녔다고 말할 수 있고, 따라서 오늘날 바울의 입장을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바울보다 더 철저하게 바울의 복음을 실천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바울이 비난하고 있는 문제의 행동이 오늘날의 동성애에 해당하는 고대의 행동이 아니었다는 점 역시 분명하다. 오늘날 우리가 동성애라 부르는 지속적이고 독점적인 동성 간 성적 관계라는 개념은 고대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동성애자 개념에 상응하는 실제 인간관계가 존재했다고 볼 수 없다." (9장 '바울과 하느님나라, 동성애', 3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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