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계절들> / 박정은 지음 / 옐로브릭 펴냄 / 256쪽 / 1만 5000원
<내가 사랑한 계절들> / 박정은 지음 / 옐로브릭 펴냄 / 256쪽 / 1만 5000원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사려 깊은 수다>·<슬픔을 위한 시간>(옐로브릭) 저자 박정은 교수(미국 홀리네임즈대학교 영성학)가 신간 <내가 사랑한 계절들>(옐로브릭)을 내놨다. 수녀이기도 한 저자가 <가톨릭뉴스지금여기>에 2018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쓴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 미국과 한국, 베트남을 오가며 사람들을 만나는 저자가 그때그때 느낀 단상을 적었다. 빈곤, 기후변화 등 사회문제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해석과 신앙의 신비를 찾아가는 일상을 담담하게 풀었다.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마치고, 초 하나 켜고 조용히 앉아 저자의 영성에 교감할 수 있는 보물 같은 책.

"활동수도회의 성소에서 살아가는 나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숱한 폭력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한다. 그런 내게 요즘 위로가 된 책이 있는데, 독일 경제학자 슈마허가 쓴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이다. 1970년대 에너지 위기를 직면하고 이 책을 쓴 그는, 크게 되는 것이나 많이 사용하는 것이 성공적인 삶이라는 신화를 깨야 한다고 외친다. 생태계 위기가 인류를 덮친 요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그의 구호가 예언자적 메시지로 다가온다.
 

예수님이 경험하신 것처럼, 예루살렘성전에서 뛰어내려도 끄떡없을 만큼 크고 잘 갖추어진 수도회는 우리의 환상에 불과할 것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그저 세상의 아픔을 감지하는 두세 명이 함께 기도하고, 작은 몸짓으로 걸어가는 것, 그것이 새롭게 써야 하는 수도 생활의 내용일 것이다. 그래도 홀로 가는 길은 아니다. 이 세상에 나와 비슷한 부르심을 받은 수도자들이 있고, 그렇게 서로에게 '링크'를 걸고 걸어가는 것이다." (겨울 #1 '21세기 어느 열심 없는 수녀의 기도', 60~61쪽)

"어쩌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불확실한 삶의 본질을 우리에게 분명히 상기해 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여기며 사는 현대인들에게, 인간은 나약한 피조물이며 인생은 한 토막 꿈과 같은 것임을 가르쳐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신앙인은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삶의 본질을 보고 불확실한 현실 너머로 영원을 감지하는 사람들임을 알려 주고 있는 것이다." (봄 #2 '사랑이 저만치 가네', 210~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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