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독서 캠페인 '탐구생활'(탐독하고 구도하는 그리스도인의 독서 생활)에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평자가 책을 읽고 주관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각 평자의 추천 지수는 '★(글쎄요) / ★★(좋아요) / ★★★(아주 좋아요)'로 표기합니다.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 - 성서학자가 들려주는 기독교와 성소수자 이야기> / 박경미 지음 / 한티재 펴냄 / 368쪽 / 1만 6000원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 - 성서학자가 들려주는 기독교와 성소수자 이야기> / 박경미 지음 / 한티재 펴냄 / 368쪽 / 1만 6000원

일요책방 북큐레이터 용도사

성서학자, 퀴어를 옹호하다. 책을 덮으니 제목이 이렇게 읽혔다.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목사에게 '정직'을 내리는 교단, 숱한 성범죄 사건에는 침묵하면서 성소수자 축제는 집단으로 공격하는 교회, 결혼은 오직 이성 간의 신성한 것이므로 동성 간 결혼은 시민 '결합'일 뿐이라고 말하는 교황이 존재하는 시대(이 글이 나간 후 이틀 뒤인 10월 21일, '동성 결합법'을 지지한다는 교황의 입장이 공개됐습니다. '동성 결혼'에 대한 입장 변화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공개 발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 편집자 주), 성소수자 권리를 위해 전통적 기독교와 화해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성소수자를 옹호하겠다며 그들보다 앞서 방패가 되겠다고 나서는 개인들을 보면 희망을 버릴 수는 없다. 이 책도 그렇다. 성경 문서 옹호 여부 이전에 성서학자 한 사람이 대놓고 퀴어를 옹호하겠다는 고백이, 더는 보수 기독교의 폭력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분노가 읽는 내내 전해졌다. 성소수자에 관한 기본적 팩트 체크와 역사적 변모를 살펴보는 1부를 지나, 해당 성경 구절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2부를 통해 성소수자를 핍박하는 신앙의 불가능성을 외친다. 간혹 엄밀한 논증을 뛰어넘는 열정적 주장은 아쉽기도 했지만, 앞으로 이 주제로 맨 처음 권할 책을 만나 기쁘다. 성소수자 부모들 고백을 담은 <커밍아웃 스토리>(한티재)에 이어, 이런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한 줄 평: 예수는 죄인 위해 오셨고 이웃 사랑하라 하셨지, 성서 수호하면서 성소수자 탄압하라 하지 않으셨는데….

추천 지수: ★★☆(좋아요)

개봉동박목사

논란 있는 주제를 이해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균형감이다. 균형감을 갖추려면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게 좋다. 한국교회 성소수자 이슈는 반대·혐오 목소리가 일방적으로 선포돼, 다양한 목소리를 집어삼키거나 억압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성서 해석을 통해 성소수자 옹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고 탁월한 책이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일반적 이해 절반, 성경 본문 해석 절반으로 구성됐다. 성소수자 인권 운동 현황이나 반동성애 운동을 정리한 전반부도 소중하지만, 후반부 성경 해석이 압권. 구약·신약 대표적 반동성애 본문에 대해, 복잡한 논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당대 맥락과 지금 맥락을 섬세히 살펴 성서가 성소수자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쾌하게 보여 준다. 특히 '바울보다 더 바울답게'를 주장하는 결론부에서는 가슴이 웅장해진다. 표지·제목부터 완전한 옹호를 내세워, 반대하는 분들은 이 책을 읽지 않을 확률이 높다. 거듭 말하지만, 찬성이든 반대든 두루 읽고 균형 있게 판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목사님 말씀만 그냥 믿지 말고!) 죄라고 쉽게 배척해 버리지 말고, 존재를 지워 버리지 말고, 급진적 포용주의까지는 못 가더라도 적어도 균형 있는 대화가 우리에게 간절히 필요하다.

한 줄 평: 성소수자 문제를 논하려면 이 책을 빠뜨리지 말라.

추천 지수: ★★★(아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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