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위한 길 걸어야 할 길> / 김기석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264쪽 / 1만 2000원
<걷기 위한 길 걸어야 할 길> / 김기석 지음 / 비아토르 펴냄 / 264쪽 / 1만 2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길과 편지는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글의 화두와 형식으로 종종 가져다 쓰는 것들이다. 그가 "살아가면서 길에서 만난 이들과 대화하는 마음으로, 때로는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쓴 이 책은 열아홉 편의 편지글 묶음이다. 편지는 특정한 수신자를 향하되, 예수를 따르는 길 위에 서 있는 불특정 독자들에게로 뻗어 나간다. 삶이 깃든 진솔한 성찰을 따듯한 문장 안에 담아내고, 성서와 고전, 문학과 시사를 적절히 버무려 그리스도인이 걸어야 할 공동체의 길, 교회의 길을 찬찬히 제시한다. 2004년 3월부터 2년여간 <기독교사상>에 연재한 글을 2007년에 <길은 사람에게로 향한다>(청림출판)라는 제목으로 출간한 책이 새 옷을 입고 새 제목을 달았다.

"인생은 길이다.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길을 떠난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어떤 때는 환히 열린 길을 콧노래를 부르며 걷지만, 어떤 때는 막힌 길 앞에서 울기도 한다 갈림길 앞에서 서성일 때도 많다.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이 갈린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처럼 걷지 않은 길이 어쩌면 더 좋은 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후회할 때도 많다. (중략) 초대교회 교인들의 별명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었다. 그 길은 물론 예수라는 길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길을 나의 길로 삼아 살아가는 것이다. 길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넘실거리는 요단강 물에 첫발을 내디딘 제사장들의 가슴 서늘한 결의를 떠올린다. 물론 풍랑이 이는 바다를 걷겠다고 나섰던 베드로의 비상한 마음도 떠오른다. 길이 있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걷는 이가 있어서 길이 생긴다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지도가 있어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한비야가 참 고맙다. 삶의 자세를 가다듬게 해 주기 때문이다." (재출간에 즈음하여, 8~9쪽)

"사람에게는 홀로 걸어가는 오솔길도 있어야 하지만, 어깨를 겯고 함께 나아가는 광장도 필요합니다. 광휘에 둘러싸인 예수님을 보고 베드로는 그곳에 머물자고 하지만 주님은 산 아래로 향하셨습니다. 귀신 들린 아이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비근한 일상 속으로 말입니다. 거룩함은 통속적인 일상의 한복판에서 빛을 발해야 합니다. 집 책장 모서리에 수류화개水流花開라는 글귀를 붙여 놓았습니다. 물은 흐르고 꽃은 피어난다는 뜻이겠지만, 저는 이것을 능동적으로 읽고 싶습니다. 고인 물은 흐르게 하고 잠들어 있는 꽃은 피어나게 하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뭔가에 막혔던 생명의 물줄기가 다시 흐르게 되었고, 오랜 세월 동안 피어날 줄 몰랐던 사람다움의 꽃이 피어났습니다." (2부 '사람다움의 꽃이 피도록', 1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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