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이 속한 교단 연합과 갈라서서 부활절 연합 예배를 따로 개최하느라 장소와 인사 섭외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큰 어려움 없이 부활절 연합 예배를 개최했다. 설교와 사회는 조용기 목사와 이영훈 목사가 맡았고, 교인 1만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실상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등에 업고 부활절 예배를 치른 셈이다.
이날 예배 참석자들은 조 목사를 '영적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대회사를 전한 홍재철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의 최고 지도자이신 조용기 목사님을 모시고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하태초 장로(평신도협의회 전 회장)는 "눈물과 땀, 헌신과 희생으로 세계 교회와 여의도 성도들을 위해 일생을 살아온 '영적 지도자'이신 조용기 목사님을 단 위에 세우시고 말씀을 선포케 하신 것에 감사합니다"고 기도했다.
부활절 예배에는 조 목사에 대한 칭송이 넘쳤지만, 최근 그의 행적을 놓고 봤을 때 칭송은 과분해 보인다. 조 목사의 큰아들 조희준 씨는 2002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서너 배 비싼 가격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팔아 교회에 157억여 원의 손실을 끼쳤다.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끝나갈 무렵인 2011년 말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검찰에 고발하며 수면으로 떠올랐다. 당시 담임목사였던 조 목사는 배임죄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
교계 안팎에서 조 목사를 향한 비판이 거셌지만, 한기총은 조 목사를 비호했다. 조 목사를 두둔하는 성명을 작년 8월부터 발표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과 이영훈 목사에게 고소 취하를 촉구하기도 했다. 조 목사에 대한 충정은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에까지 이어졌다. 홍 대표회장은 1월 3일 한기총 총회에서 "조용기 목사님은 지구를 115바퀴나 돌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음을 전했던 분"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서대문 총회는 3월 25일 '교단 통합 및 교단 60주년 행사를 위한 준비 기도회'에서 조 목사를 임시통합총회장에 추대했다. 여전히 그를 찾는 사람·단체가 적지 않고 그는 영적 지도자로 불리고 있다.
조세 포탈 혐의도 받고 있는 조 목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인사이동이 마무리되는 4월 말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큰아들은 법정 구속됐고, 조 목사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그들의 영적 지도자가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