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교회 돈을 배임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 목사는 한기총이 3월 31일 주관한 부활절 연합 예배에서 "한국교회의 '영적 지도자'"라고 칭송받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지난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이 속한 교단 연합과 갈라서서 부활절 연합 예배를 따로 개최하느라 장소와 인사 섭외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큰 어려움 없이 부활절 연합 예배를 개최했다. 설교와 사회는 조용기 목사와 이영훈 목사가 맡았고, 교인 1만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사실상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등에 업고 부활절 예배를 치른 셈이다.

이날 예배 참석자들은 조 목사를 '영적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대회사를 전한 홍재철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의 최고 지도자이신 조용기 목사님을 모시고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하태초 장로(평신도협의회 전 회장)는 "눈물과 땀, 헌신과 희생으로 세계 교회와 여의도 성도들을 위해 일생을 살아온 '영적 지도자'이신 조용기 목사님을 단 위에 세우시고 말씀을 선포케 하신 것에 감사합니다"고 기도했다.

부활절 예배에는 조 목사에 대한 칭송이 넘쳤지만, 최근 그의 행적을 놓고 봤을 때 칭송은 과분해 보인다. 조 목사의 큰아들 조희준 씨는 2002년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서너 배 비싼 가격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팔아 교회에 157억여 원의 손실을 끼쳤다.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끝나갈 무렵인 2011년 말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검찰에 고발하며 수면으로 떠올랐다. 당시 담임목사였던 조 목사는 배임죄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

교계 안팎에서 조 목사를 향한 비판이 거셌지만, 한기총은 조 목사를 비호했다. 조 목사를 두둔하는 성명을 작년 8월부터 발표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과 이영훈 목사에게 고소 취하를 촉구하기도 했다. 조 목사에 대한 충정은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에까지 이어졌다. 홍 대표회장은 1월 3일 한기총 총회에서 "조용기 목사님은 지구를 115바퀴나 돌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음을 전했던 분"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서대문 총회는 3월 25일 '교단 통합 및 교단 60주년 행사를 위한 준비 기도회'에서 조 목사를 임시통합총회장에 추대했다. 여전히 그를 찾는 사람·단체가 적지 않고 그는 영적 지도자로 불리고 있다.

조세 포탈 혐의도 받고 있는 조 목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인사이동이 마무리되는 4월 말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큰아들은 법정 구속됐고, 조 목사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그들의 영적 지도자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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