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국교회 연합 기관의 부활절 연합 예배가 따로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기독교대한감리회·대한성공회·기독교대한성결교·구세군 등 10여 개 교단 연합으로 구성된 2013년 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부활절 준비위)는 3월 31일 새벽 5시, 새문안교회(이수영 목사)에서 부활절 연합 예배를 개최했다. 이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주관한 부활절 연합 예배는 오전 7시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에서 열렸다.

교단 연합, '교회, 작은 자의 이웃'

▲ 교단 연합은 2013년 부활절 연합 예배를 새문안교회에서 개최했다. 새벽 5시에 시작한 예배에는 1300여 명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 11:25~26)."

교단 연합은 어둠을 이기고 부활한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고 찬양했다. 요한복음 속 마르다처럼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라고 말했다. 예배 시작 시각은 새벽 5시였지만, 20분 전부터 예배당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예배당 우측 정면에는 부활절 연합 예배 표어 '교회, 작은 자의 이웃'이 내걸렸다.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활한 예수와 마리아와의 만남을 그린 성극과 함께 예배가 시작했다. "시간과 공간 속에 갇히지 않고 몸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한 예수가 큰 소리로 외쳤다.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만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 참석자들은 "아멘"으로 화답하고, 흘러나오는 간주에 맞춰 찬송가 '다시 사셨네'를 힘껏 불렀다.

▲ 교단 연합 예배 설교는 한국교회의 원로인 방지일 목사가 맡았다. 방 목사는 "주님은 우리에게 새 생명과 죄 사함을 주셨다. 가서 복음을 전파하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국교회의 최고령 원로 방지일 목사(102세)도 설교에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외쳤다. 방 목사는 부축을 받고 강단에 올랐지만, 또박또박한 육성은 부활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주님은 부활하셨다.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 주님은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오늘 우리는 베드로가 교권자들에게 한 말처럼 '부활하신 예수의 이름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주님의 권세와 이름으로 사는 것이다. 주님이 버림받은 것처럼 우리도 버림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염려할 것 없다. 주님은 '내가 세상을 이겼노라'고 선포했다. 주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면서 주님 오시는 날까지 복음을 전해야 한다."

▲ 참석자들은 새 언약의 피와 예수의 몸을 상징하는 떡과 잔을 나누는 성찬에 참여했다. "주님의 몸과 피가 여러분을 위해 찢기고, 흘려졌다"는 집례자의 말에 참석자들은 아멘으로 답하고 묵상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기도문도 낭독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한반도의 죽음인 분단을 넘어 통일의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우리가 모두 지니게 하소서. 죽음을 넘어 하나의 민족으로 부활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새 언약의 피와 예수의 몸을 상징하는 떡과 잔을 나누는 성찬에 참여했다.

이날 부활절 연합 예배는 '연합 무대'로 진행했다. 새문안교회와 정동제일교회, 아현성결교회가 연합해 성가대를 꾸렸다. 서울역노숙인중창단 '소중한 사람들'이 봉헌 찬송을 맡았다. 극단 'Jesus Drama Center'가 '일요일의 아침'이란 부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부활절 준비위는 이날 헌금을 파업 중인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북한 어린이를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한기총, 비방‧한탄 대신 감사…박근혜 대통령 "예수님 부활 축하" 메시지 전달

▲ 한기총이 주최한 부활절 연합 예배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렸다. 예배는 1만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 30분 정도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앞으로 교회협과의 연합 예배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홍재철 대표회장의 말대로 한기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활절 연합 예배를 따로 개최했다. (관련 기사 : 한기총의 부활절, 한탄·성토만 넘쳐) 예배에는 1만 2000여 명의 교인이 참석해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대회사를 낭독한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모든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이 나라에는 세대‧지역 간 양극화된 감정과 분열이 팽배해 있다. 학교 폭력‧자살‧이혼 등의 문제는 어떤 정치인도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해결할 줄 믿는다"고 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고난‧부활의 영광을 체험하는 삶과 나눔‧섬김으로 한국교회가 10만 교회, 2000만 성도로 성장하자고 홍 대표회장은 말했다.

▲ 한기총 부활절 연합 예배 설교자로 나선 조용기 목사는 "여러분의 영혼이 잘되고 풍성하도록 (예수님은) 기도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믿고 감사하고 평안을 가지는 게 우리의 일이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설교를 맡은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한다고 전했다. 조 목사는 "여러분의 영혼이 잘되고 풍성하도록 (예수님은) 기도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믿고 감사하고 평안을 가지는 게 우리의 일이다. 나쁜 것을 책임지고 좋은 것을 주시는 하나님과 함께 있으니 끝없이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특별 기도는 한기총 전‧현직 총회장이 주로 맡았으며 △국가와 대통령 △북한 복음화 △남북 평화통일 △WEA 총회의 성공적 개최 등을 위해 기도했다. 지난해 설교와 기도에 등장했던 사탄과 마귀, WCC 반대 이야기 등은 나오지 않았다.

부활절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건호 목사(중앙총회신학대학원장)가 대독한 축사에서 박 대통령은 "오랜 세월 동안 예수님의 부활은 많은 사람의 마음에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 왔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국가 발전과 사회 통합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합의 씨를 뿌리고 국민의 마음을 모아 중추적인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 한기총은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부활절 연합 예배를 따로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용기 목사, 홍재철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뉴스앤조이 이용필

성찬식 집례는 길자연 목사가 진행했고, 이영훈 목사가 예배 인도를 맡았다. 한기총은 헌금을 북한 어린이 돕기에 쓸 것이며, 향후 북한을 방문할 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협과 한기총은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번갈아 가며 공동으로 부활절 연합 예배를 개최했지만, 지난해 두 기관의 조율이 실패하면서 둘로 쪼개진 채 부활절 연합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기사 : 교단연합 부활절, '반목 분열만 난무' 회개

▲ 성만찬에 참여하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 참석자들. ⓒ뉴스앤조이 이용필

▲ 교단 연합 부활절 예배는 성가대부터 부활 퍼포먼스까지 여러 교회와 단체가 참여했다. 서울역 노숙인 중창단 '소중한 사람들'이 봉헌 찬송을 부르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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