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전남 방언> 옮긴이 임의진 목사

 

"예수께서는 입서리를 벌새듬아 말씀을 하셨제. '예말이요. 성님 동상님들. 인자부텀 온 천하에 댕김서 몽조리 만나는 사램들마다 그간 알캐드린 복음을 전하셔야 쓰겄소. 믿고 세례를 받은 사램들은 홀짝쿵하고 구원을 입게 될 거시재만 믿지 않고 자떼바떼하는 작것들은 아조수끗하게 심판을 받게 될 것이오. 저꺼봐야 알랑갑재.'"

◆ 이용필 / 마가복음 16장 15~16절을 전남 방언으로 옮긴 것입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성님, 동상님이라고 부르는 대목은 참신하게 다가오고 "복음을 전하셔야 쓰것소"라는 표현은 간곡하게 느껴집니다. "잡것들은 아주 섬뜩하게 심판받게 되리라"는 말은 무거운 경고문처럼 들립니다. 표준어는 줄 수 없는 방언의 힘이겠지요. 주간 처치독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주간 처치독은 <마가복음 전남 방언>을 옮긴 임의진 목사님과 함께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목사님. 

◇ 임의진 / 네 반갑습니다.

◆ 이용필 / 저 간만에 사투리 쓰려고 하니 힘드네요.

 ◇ 임의진 / 아주 잘하셨습니다. (웃음)

◆ 이용필 / 고맙습니다. 목사님. 저희 독자들께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 임의진 / 저는 시골에 살고 있는 임 씨라고 우리 동네에서는 부르고, 어디 나가면 이제 목사로 불리기도 하는데 광주에서는 순례자학교라고 하는 인생 평생 학교, 대안 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있고요. 작가 생활을 했고 30년 전에 남녘교회 들어가서 10년 목회 마치고 안식년 삼아서 이제 여행도 다니고 음악 선생으로 지내다가 작년부터 기독교대한복음교회라는 교단의 총무로 선출되어서 한국교회 지금 위기 상황 속에서 구원투수 역할을 지금 하고 있는데.

◆ 이용필 / 중책을 맡으셔서 어깨가 무거우시겠어요.

◇ 임의진 / 네. 도와주세요. (웃음)

◆ 이용필 / 도와드리기 위해서 저희가 오늘 또 이 자리에 불렀습니다. 보통 이게 기독교대한복음교회라고 하면, 여기 지금 <복음논단>에 교단 창립 90주년 이렇게 나와 있는데, 복음 교단하면 상당히 진보적이고 래디컬하고 리버럴한 그런 교단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거든요. 실제 그런가요?

◇ 임의진 / 네. 그런 때도 있었고 또 아닌 때도 있는데 저는 이제 기장에서 자랐고요. 복음교회에 픽업돼서.

◆ 이용필 / 기장이 이렇게 인재를 한 명 또 놓쳤네요.

◇ 임의진 / 아닙니다. (웃음) 저희 교단은 무교회주의에서 시작된 교단입니다. 무교회주의를 공부했던 최태용 목사가 자기 후배인 김교신 선생님을 우치무라 간조 선생님에게 소개해 드렸는데 정작 김교신 선생님은 무교회로 끝까지 남았고 최태용 감독은 비교회주의라는 걸 선택했어요.

그래서 결국은 교회라고 하는 제도, 변혁에 관한 운동을 해야 된다라는 판단을 하셨고 저는 이제 정치 세대하고 좀 달리 저는 문화 시대의 교회의 모습, 어떤 전망, 이를 위해서 소환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국교회의 미래. 문화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존재할 수 있을까. 이 교회의 끝없는 추락과 낙망 속에서 어떤 희망의 정보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할 때, 우리 복음교회가 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제가 기꺼이 하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 이용필 / 목사님, 그 한국교회가 주류 장로교회나 이런 주요 교단들이 퀴어신학이나 뭐 동성애나 이런 거를 그냥 막 이단으로 지정하고 아주 그냥 혐오에 앞장서고 있는데 복음 교단 스탠스는 좀 어떻습니까?

◇ 임의진 / 정확한 것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정식화해서 무슨 어떤 사건도 이루어지는 건 아닌데, 불구하고 이제 인권 운동을 하는 교회들이 있어요. 저희 교단 안에. 일부가 성소수자나 이런 분들을 케어하기도 하고 인연하기도 한 식구들이 있죠. 접촉하거나 만나지도 못하게 하고 혐오하고 이런 부분들이 공교육 안에서 이제 이게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 있죠. 좀 안타깝고 아프죠.

또 저 자신도 유가족입니다. 지금 무안공항 사고를 통해서 저희 누이 둘을 잃었어요. 저 자신도 참사의 가족이고 좀 돌봄을 좀 받고 싶거든요. 인류학자 중에 한 분이 '도대체 이 문명은 어떻게 이렇게 생겨나고 어떻게 유지됐습니까'라고 물어보니까, 뭐 돌도끼나 무슨 사냥이나 이런 걸 통해서 이제 유지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깨어진 뼈가 굳어서 다시 재생된 그걸 이제 전거로 삼았대요. 근데 뭐냐 하면 뼈가 부러져 가지고 집에 누워 있지만 누군가가 돌본 거잖아요. 그 사람을 안 굶어 죽게 곁에서 지켜 주고 끌어안아 주고 했던 것이 이 문명의 연속성이고 우리 주님의 사랑이고. 이렇게 저는 판단합니다.

◆ 이용필 / 돌봄 말씀하시면서 이제 누이분들 말씀해 주셨는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 어떻게 좀 돌아가고 있는지 설명을 좀.

◇ 임의진 / 네.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게 하나도 없고요. 그 원인이나 진상에 대해서 규명된 게 없습니다. 언젠가 발표가 나오겠지만 끝없이 우리는 또 참사 속에 이렇게 있는 거잖아요. 저도 특히 여동생의 죽음은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제가 목사이고 공교단의 총무지만 문득문득 죽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근데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비탄장애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런 장애를 앓고 있고. 제가 아파요. 제가 아픈데 위로를 받을 데가 없는 거예요. 견디려고 애쓰고 있고 우리 참사 식구들도 빨리 이 문제가 해소돼서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오는 그 일이, 시기가 좀 당겨졌으면 좋겠고. 저도 이렇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44번 쉘터, 그 당시에 이제 쉘터가 있었는데 천막집. 성경책이 있길래 좀 봤는데. 퍼스트 랭귀지라고 하죠. 모어. 처음에 이제 엄마에게서 배운 말들을 나눴던 가족들하고 원어를 썼죠. 가족과 전화할 때는 사투리를 하잖아요. 지방 언어를. 그렇게 했더니 이제 그 식구들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마침 제가 이제 사투리도 많이 알고 그래서 그걸로 성서를 한번 읽어 볼까. 그래서 근데 누이들과 내내, 내내라고 하는 건 제 인생이 닿을 때까지, 대화를 계속 나눌까 이런 생각을 이제 먹고. 책이 나오고 난 뒤에 보니 이분들 우리 가족만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정지'(부엌)의 할머니들, 예전 권사님들, 제가 그리운 분들, 그리고 제가 이제 목사님 가정에서 태어났어요. 저는 아버님이 목사님이었는데 어머니는 병중에 계셨고 그래서 권사님들이 저를 키웠어요. 할머니들이 저한테 영재 교육을 시켰죠. 사투리 영재 교육. 그 할머니들이 다 살아돌아온 거예요. 저한테.

 

◆ 이용필 / 모어의 중요성을 느끼신 거잖아요. 그리고 이걸 통해서 이미 떠나 가셨던 분들이나 이런 것들을 다시 또 추억하게 되고 그런 게 있는데요. <마가복음 전남 방언> 어떻게 이 책이 나오게 됐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한 번 간추려서 말씀해 주시면 감사겠습니다.

◇ 임의진 / 사복음서 중에 최초에 쓰여졌다고들 신학자들이 얘기하는. 그리고 전개 속도도 되게 빠르고 또 내용도 보면 회복하는,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제외됐던 사람들을 다시 초대하는 그런 내용들이고 예수님은 예루살렘어권, 도시에서 즐겨 썼던 그런 표준말을 사용하지 않고 민중들이 쓴 팔레스티나 아람어 시리아권으로 나중에는 넘어가게 되지만 그 아람어를 사용했습니다. 아마 현재 사용하는 사람이 한 2만 명 정도 된다고 그래요. 지금 인구상으로도. 그런데 전라도 말도요. 지금 어떤 소외 지역이고 인구 소멸 1위를 달리고 있는 지역이거든요. 그 말은 동시에 언어 소멸 지역이기도 합니다. 촌것들이 쓰는 말이라고 혐오하고 차별하는 그런 언어들을 즐기고 또 질기게 지켜 내고 이것이 이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령의 사명이 아닌가 싶어서. 저는 단지 그냥 성서를 번역하는 정도가 아니라 복음을 지키는 복음의 정신을 지키는 마음도 있었어요. 한편.

◆ 이용필 / 전남 방언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책인데요. 이거 보시면 여기에 또 사전이 밑에 뜻풀이가 다 나와 있어요. 그래서 또 보기에도 되게 좋고요. 재밌는 대목이 많아요. 이게 보통 인자가 섬기러 왔다 이런 유명한 구절들이 있는데 이거를 이렇게 옮기셨더라고요.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자고 온 거시 아니제라. 아니 역불로 섬길라고 와 부렀소. 또 내 목숨을 쑤두룩한 사램덜의 대속물로 치를라고 와 부렀소." 이게 너무 확 와닿는 거예요. 전라도 출신 입장에서 보기에는.

◇ 임의진 / 진작에 낼 걸. (웃음) 너무 늦게 냈고 제가 이제 시골 교회에 있을 때 우리 할머니 한 분이 예수님의 제자들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렇게 하니까 갑자기 할머니 한 분이 손을 들더니 "아니 예수님 제자도 손 하나 잘라진 사람이 뭐 있습니다잉" 뭐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뭔 말인가 했더니 절에 가면 이제 달마의 제자가 이제 손 자른 그런 일이 있거든요. 절에서 본 것을 헷갈리시는 거예요. 한 할머니가 그러는 거예요. 예수님이 나귀를 탔다니까 "뭔 소리를 하요 그 내가 더 잘 아요" 하면서 "예수님이 소 탔지 뭔 나귀를 탔다요? 내가 봤소." 그러는 거예요. 보니까 절에서 그 십우도 있잖아요. 십우도, 소를 탄 동작. 그 이야기를 이제 헷갈리신 거예요. 그러니까 불교하고 교회를 헷갈리신 거예요. 민중들은 큰 경계 없이 한 목숨을 소중히 여기고 그분들의 가르침들을 귀하게 다 여긴 거예요. 가까운데 성미 바치러 그냥 교회에 오시는 분들인 거거든요.

그래서 오만방자하게 오랫동안 내려왔던 이야기들, 이야기 속 살아 계셨던 하나님을 외면하고 또 그분들의 배움들을 무시하고 그러지 말고 그를 다 품고 주님의 거룩하신 드넓으신 관용의 팔 안에 들어가야 되고 그분들의 그 가르치신 그분들이 쓰셨던 말투 안에 정말 수두룩한 복음들이 있는 거거든요. 우리 안에.

그간 봤던 양반들이 선비들이 나눴던 말투들 이게 좀 있어 보이잖아요. 학구적인 것 같고. 근데 그것보다 펄펄 살아서 숨쉬는 이분들의 이 말들이 내 폐부를 찔렀고 그래서 그 말투를 항상 기억했어요. 그래서 제가 사전이 이제 제 나름대로 이렇게 있거든요. 제가 개인적으로 모아 놓은 게. 전남 방언 사전. 이번에 번역한 건 서남해권, 그러니까 바닷가 주민들 그분들 언어권들 배가 근처에 있는 그분들 말들을 많이 모았어요.

그래서 완도, 신안, 진도, 강진, 해남, 고흥, 여천, 벌교 이쪽에 있는 바닷가 섬마을까지 이쪽의 사투리들을. 제가 이제 그곳에서 자랐고 제가 강진, 해남에서 자랐거든요. 그쪽 언어권들을 중심으로 이렇게 가졌고 매 장마다 밑에다가 사전을. 또 왜냐하면 이제 못 읽어서 넘어갈까 봐 담기도 하고 뒷부분에는 방언 사전을 또 넣었어요.

◆ 이용필 / 네 뒤에도 다 있고요. 저도 전라도 출신이지만 모르는 단어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참고하면서 읽어야.

◇ 임의진 / 저도 이제 평소에 안 썼지만 내 머릿속에 있어요. 머릿속에 있는데 평소에 안 썼던 말이라도 기록한 이유가 글자화, 문자화하지 않으면 사장, 사멸하거든요. 작가의 사명, 소명으로도 일부러 좀 기록한 부분이죠. 억지스럽게도. 그러나 이제 제가 어렸을 때 들었고요. 저는 아버님은 해남 분이었고 어머니는 자흥 분이에요. 전라도에서는 장흥이라 안 하고요. 자흥

◆ 이용필 / 자흥.

◇ 임의진 / 거기서 이제 사람을 평가합니다.

◆ 이용필 / 네 그렇죠. 광양을 광양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간양.

◇ 임의진 / 간양. 그렇습니다. 이제 이분은 확실히 맞네. 순천 사람이. (웃음) 처음에 물어봐요. 그래서 전라도라 한다 그러면 자흥 알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한테 이제 들었던 이야기 또 교우들한테 들었던 이야기 이게 이제 좀 섞여 있는데. 그래도 원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공동 번역 성서를. 저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공동 번역을 익혔어요. 그래서 이것도 공동 번역을 기반으로 했지만 또 기독교라고 하는 것도 대중 운동입니다. 개신교 다수가 읽고 있는 개역 성경을 많이 참조했고, 될 수 있으면 성서의 원래 뜻을 벗어나지 않도록 제 전라도 사투리로만 막 이렇게 하지 않도록 애를 썼고요. 그러다 보니 좀 박진감은 좀 떨어진 부분, 제가 처음 썼던 그게 있었어요. 한번. 그런데 그걸 좀 조금 뭐랄까, 덮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판소리더라고요 완전히. 또 그것도 그냥 냈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 이용필 /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막 이질감이 느껴지지는 않아요. 잘 읽힙니다. 제가 여기서 보면 한 가지 좀 소개해 주고 싶은 내용이 율법학자가 예수께 첫째 가는 계명이 무엇입니까라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예수님이 "첫째는 요거시재라 이스라엘아 들라. 우리  하눌님은 하나뿐인 주님이싱게 니 맴을 다 쏟고 목숨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심도 다 바채서 주님 너그 하눌림을 사랑하라 하신 말씀이재라" 이게 있고 또 둘째는 이것인데 "지비 유제를 지비 몸뚱이맹키로 사랑하라" 하신 말씀이재라.

◇ 임의진 / 이웃을 유제라고 하거든요. 이 집이 이제 상대를 부를 때 전라도에서는 이녁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 이용필 / 아. 이녁 식구 아닙니까? 그러잖아요.

◇ 임의진 / 이녁 식구라고 하기도 하고. 저는 이제 지비. 지비들. 상대방을 호칭할 때 그렇게 이제 했죠. 일부러.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제 뭐라고 부를까 했는데 전라도에서는 이제 만나면 민증 까기부터 해요. 몇 살인지 형동생 돼요. 그날 그냥 형 동생 되고.

◆ 이용필 / 성님 동상 되고.

◇ 임의진 / 그렇죠 성님 동상.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하대하거나 이렇게 하지 않았으리라는 저는 확신이 있어서 존중하고 그래서 베드로에게는 성님이라고 하고 또 이제 자기 동생도 제자를 따라다녔잖아요. 친동생들도. 그래서 그건 동상님들 이렇게 부르고 존칭을 씁니다. 지금 제가 낸 방언 성서는 존칭을 하고요. 번역을 해야 하다 보니까 더더욱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곡진하다, 얼마나 따뜻했으면 2000년 동안 식지 않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용필 /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삽화가 들어가 있어요. 이 삽화도 상당히 다가와요.

◇ 임의진 / 전정호라는 목판화가가 계십니다. 전정호 선생님, 안수집사입니다. 그리고 아드님이 목사님이세요. 통합 측. 전정호 선생님이 각을 다 하시고 홍성남 선생님이 아이디어 주시고 두 분의 합작품이에요. 26점의 삽화가 이곳에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이 지금 이 책을 위해서 목판화로 만드셨는데 보시면 이제 전라도 사람, 또 바다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들, 그 모습으로 예수님이 이렇게 돼 있고 또 할머니 권사님들이 울고 계시고 비녀를 꽂고 있고 예수님을 체포할 때는 이제 비밀 경찰들이 비화폰 들고 이렇게 연락을 취하고 있고. 판화도 하나하나가 되게 재밌고 표지로 삼았던 판화는 승천, 예수 승천 이야기거든요. 승천의 개념들을 어떻게 이제 이걸 이야기했냐 하면 한 소녀, 어린 한 소녀를 예수님께서 번쩍 들어서 어부바 해 주시는 거. 그래서 다른 세계를 목격하게 해 주시는 것. 그게 승천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새로운 세계, 새로운 나라, 하나님나라를 보는 것. 그 나라 속으로 우리가 참여하는 것이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온 종말이고 승천, 휴거이겠죠. 그 이야기를 이 표지가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소녀를 옆구리에 끼고 들어올리는 그게 이제 승천 부분이거든요. 성서를 아주 우리 삶 속에서 삶 속에 꺼당겨서 우리 삶의 이야기에서 그 성서의 진실을 밝혀 보여 주는 그런 판화들이 이렇게 수놓아져 있습니다. 그래서 판화 하나하나가 소중해요. 되게.

◆ 이용필 / 마침 또 12월 2일까지 인사동 인덱스에서 판화전이 열리니까 우리 독자님들 잘 참고해서 가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한번 가 보겠습니다. 실제로 판화로 보면 또 보는 거랑 또 다르잖아요. 책에서 보는 거랑.

저는 이제 목사님이랑 이런 말씀을 듣고 또 이 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는데 예수님이 진짜 전라도로 오셨으면 큰일 날 뻔했겠다. 이게 복음이 전파가 안 됐을 것 같아요. 뭔 말인지 알아야 복음이 전파될 텐데 서울 사람들은 아예 못 알아들었을 것 같아요.

◇ 임의진 / 그래서 지금 사실 많은 분들이 교회를 다니시는데 그분들이 믿는 게 정말 예수님이 맞는지, 하나님이 맞는지 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돈, 권력 뭐 이런 게 아닌지 예수님 말을 못 알아먹는 거 아닌지 심각한 고민을 해 봐야 된다. 자기 의심을 해 봐야 된다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오늘날 정말 우리들은 총체적으로 재점검을 해야 된다 저는 생각하거든요.

어떤 사람들은 그래요. 흉기라고 그러더라고요. 너무 안타깝게. 흉기에 가깝게. 사람들이 다 교회를 염려해요. 지금 도대체 어쩌려고 저러는지 아스팔트하고 좀 상관없이 살아가는 교회조차도 그것도 무서운 거예요. 거대한 해일이 밀려오고 쓰나미가 밀려오는데 우리만 괜찮으면 된다. 얘도 되게 위험천만하잖아요. 

◆ 이용필 / 그렇죠. 다 같이 깨어 있어야죠.

◇ 임의진 / 우리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하나님의 안에 우리가 한 지체로 있는 건데 피아를 구분 짓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이고요. 예수님도 몰지각함과 무지성 속에서 죽음을 당하는데 그러면서도 어떤 공격적 언사보다는 용서하심으로 그러나 이제 진실을 누구에게는 전달했잖아요. 누구에게 맡겼잖아요. 그런데 진실을 아는 이들이 침묵이라는 그런 비겁한 행위를 하지 않고 손을 마주 잡고 같이 이렇게 걸어가면 그 수가 많지 않더라도 출구가 있으리라고 보고 그 일로 우리가 그 소수자, 남은 자들로 세상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우리 <뉴스앤조이>도 그런 역할을 해 주시리라고 기대하고요. 또 저도 이제 우리 교단 식구들도 잘 섬기면서 동시에 한국교회를 잘 섬기고 그간 제가 잘 몰라서 목회도 못 했었고 이제 와서 좀 철이 들어서 이제 와서 그간 할머니들한테 진작에 바쳐야 할 이 성서를, 헤어진 지 오래돼서 좀 안타깝네. (웃음)

그런데 그분들에게 다시 들려 줄 수 있어서 뒤늦게라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제가 그간 아는 척 잘난 척 가진 척했던 것에 대해서 정말 사과드리고 앞으로는 정말 다시 밑으로 낮아져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가 제일 슬픈 사람 중에 한 명이거든요. 용서해 주시고 제가 바닥을 다시 길 테니 그간의 저를 좀 이해해 주시고, 다시 바닥에서 다시 시작합시다.

◆ 이용필 / <뉴스앤조이>도 바닥으로 내려가서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생각이 좀 들어요, 목사님. 방언 주일로 한번 지켜 보는 거 어떨까? 각 지역마다 1년에 한 번 정도.

◇ 임의진 / 좋은 생각이네요. 우리나라 말투를 알아야죠. 우리 말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 말을 좀 이해하고. 방언 주일 말씀 되게 재미있고, 방언 성서를 한번 읽어 보고 그렇게 하면 되게 이제 세대 간의 만남이 생겨요. 할머니를 이해하게 되고, 엄마 아빠도 이해하게 되고 다양한 언어들의 소중함을 알고 이를 좀 나누는 그런 시간을 통해서도 우리가 또 친교의 시간을 좀 맺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 이용필 / 저는 어렸을 때 교회 다닐 때 우리 목사님께서 기왕이면 사투리로 해 줬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좀 드네요. 항상 표준어로 구사하셨거든요.

◇ 임의진 / 그러셨어요? 이제 그렇게 하셔서 젊은이들은 그래도 이렇게 예수님 믿은 거고요. 할머니들 위주로 사투리만 쓰면 어려웠을걸요. 저도 신학생들한테 사투리 좀 그만 쓰고 막 이런 말도 하거든요. 제가 사투리만이 좋고 표준어는 나쁘다 이런 뜻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표준어는 경기도, 서울권 사투리예요. 어떤 제국의 언어랄까, 이거 좀 파시즘이라 할까, 이것도 언어의 그게 이제 강제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통 분모는 또 가질 필요가 있거든요. 필요한데 여기에 우리가 한 가지 더 넓힌 거죠. 한 가지 더 아는 거죠.

그래서 전라도 사람들은 뭐 다양한 말투를 잘해요. 노래도 잘하고. 그래서 창으로 판소리로 12월로 이렇게 목표로 하고 있는데 CBS에서 이제 성탄 특집으로 판소리 마가복음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 참사 유가족들 세월호나 이태원, 무안공항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이 마가복음 성서를 판소리를 이렇게 좀 나누고 판소리 명창이 또 와서 이걸 해 주시면서 울고 웃고 하면서 시간을 좀 보내 보자. 또 오디오북을 좀 만들고 싶어요. 전라도 사투리를 정말 잘 쓰는 배우를 불러서 그렇게 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좀 이걸 들으면 재미있겠죠.

◆ 이용필 / 정말 들으면 재밌죠.

◇ 임의진 / 잘하시더라고요. 저는 부족합니다.

◆ 이용필 / 알겠습니다. 예. 마가복음을 전남 방언으로 옮기신 임의진 목사님과 오늘 함께했습니다. 목사님, 제가 전라도 사투리를 더 열심히 쓰려고 했는데 저희도 자연스럽게 그냥 그냥 뭐 이렇게 되네요.

◇ 임의진 / 나도 거시기하고 머시기한데 허벌나게 재미있는 시간 해 드려야 되는데. (웃음) 제가 요즘 좀 아까 말씀드렸지만 제가 요즘 비탄장애에 빠져 있어서 별로 이렇게 즐겁지가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데 이번에 책이 좀 한 권이라도 더 나가면 제가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 <뉴스앤조이> 독자 여러분께서 좀 이렇게 읽어 주시면, 저에게 좀 웃음을 선물해 주시면 더 즐거운 만남이 있도록 하겠습니다.

◆ 이용필 / 예. <마가복음 전남 방언편> 추천드립니다. 꼭 한번 읽어 보시고 임 목사님께 즐거움을 선사했으면 좋겠습니다.

주간 처치독 마무리하겠습니다. 현재 <뉴스앤조이는> 1800여 개인 및 단체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정기 후원이 정체되면서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충분히 의미 있고 공감이 되는 보도들을 해 왔다고 자부하는데 정작 후원으로 연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가 교회 권력을 비판 견제 감시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후원과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함께해 주시길 요청드리면서 주간 처치독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용필, 임의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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