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개의치 않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개의치 않아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8월 15일 열렸다.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와 뜻을 같이하는 극우 기독교인과 시민단체 회원 수천 명이 모여 "문재인은 하야하라"고 외쳤다. 집회 참가자는 대다수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거리 두기는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사실상 전광훈 목사가 주도해 왔다. 유튜브와 일간지 등을 통해 전국에서 모여 달라고 광고했다. 하지만 최근 전 목사가 시무하는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무더기(8월 15일 기준 134명)로 나오면서, 집회 개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제외한 채 집회를 강행했다.

사랑제일교회는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 8월 9일 밀집도가 높은 실내에서 교인들이 찬송을 부르면서 코로나19가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광훈 목사는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교회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전 목사는 "(누군가가) 중국 우한 바이러스를 우리 교회에 테러했다. 우리 교회는 그동안 여러 모임에서 철저히 방역했기 때문에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오늘 행사를 앞두고, (누군가가) 바이러스를 우리 교회에 갖다 부어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교인들에게 철저한 격리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 바이러스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우리 교회가 시범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전 목사 자신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나는 열도 없다. 증상도 없는데, 나를 격리 대상으로 정했다고 한다"며 "15일간 집에 있으라고 한다. 여러분이라면 받아들이겠느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아니오"라고 외쳤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지난 4·15 총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기도 했다.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사기적인 선거를 저질렀다. 지난 총선은 선거가 아니라 사기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연방제 통일을 이루고, 나라를 북한에 갖다 바치려 한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청와대에서 나오든지 결판을 내야 한다.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자살은 하지 말기 바란다. 노무현 흉내 내서 자살한다고 해서 국민이 정을 베풀지 않는다. 좋은 말할 때 내려오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강단에 선 인사들도 음모론을 쏟아 냈다. 성창경 전 KBS공영노조위원장은 사랑제일교회 코로나19 확진과 관련해 "내가 사랑제일교회에 6개월 다녔다. 예배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철저히 했다. 그런데 집회가 가까워지자 코로나가 갑자기 나타났다. 멀쩡한 교회에서 환자가 나왔다. 뭔가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문재인이 부정선거도 모자라 검찰을 장악하고, 대한민국을 통째로 북한에 주려고 한다. 문재인을 당장 끌어내리자"고 했다.

미래통합당 민경욱 전 의원도 참석해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4·15 총선은 최첨단 디지털 범죄였다. 또 이번 선거에서 수개표는 없었다. 형식적으로만 했을 뿐이다. 검찰은 부정선거 주동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말했다.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는 서울시와 정부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집회를 제한했다고 했다. 심 목사는 "왜 오늘 여기에 못 나오게 하려 했는가. 감염이 아니라 자기네들에게 해가 될까 겁나서 못 오게 한 것이다. 만약 여기서 감염자가 생기면 (정부에) 구상권을 청구하자"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자, 전광훈 목사는 "누가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랑제일교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자, 전광훈 목사는 "누가 바이러스를 퍼뜨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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