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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대 학생·교수 300여 명, 명성교회까지 '가두시위'
"세습 철회하고 공교회성 회복해야"…명성교회, '반동성애'로 맞불 놓으려다 취소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05.24 18:09

장신대 학생, 교수 300여 명은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철회'를 외쳤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장로회신학대학교(임성빈 총장) 학생·교수 300여 명이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진행했다. 장신 공동체는 폭염주의보가 내린 5월 24일, 장신대에서 명성교회까지 '걷기도회'를 개최했다. '걸으면서 기도한다'는 뜻의 걷기도회는, 신대원 학우회·여학생회·총학생회, 명성교회세습철회와교회개혁을위한장신대교수모임(세교모)이 함께 기획했다.

장신대는 지난해 103회 총회를 앞두고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취지로 동맹휴업을 진행한 바 있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에 주저하는 총회 임원회·재판국 등과 다르게 장신대 학생들은 올해도 적극적이었다. 예상 인원 150명을 훌쩍 넘어선 300여 명이 걷기도회에 동참했다. 세교모 교수 20여 명도 참여했다.

채플을 마치고 나온 학생들은 이날 12시경 장신대 미스바광장에 집결했다. 걷기도회 서명 용지에 참석 의사를 밝히고,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 사도적 교회' 글귀가 담긴 연보라색 티셔츠를 받았다. 점심은 김밥과 음료로 대체했다. 학생들은 활기가 넘쳤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김밥을 나눠 먹었다. 세교모 교수들도 연보라색 티셔츠를 입고 걷기도회를 준비했다.

시작 전 학생들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걸음이 느린 인원을 선두에 배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12시 30분경, 미스바광장에 줄지어 선 학생들이 명성교회를 향해 발걸음을 뗐다. 미리 나와 있던 경찰은 학생들을 인도했다. 이날 체감온도는 최고 33도에 이르렀다. 10분도 안 돼 상의가 축축해졌다. 학생들은 종이로 만든 고깔모자, 수건, 양산 등을 준비해 왔다.

학생들이 이를 악물고 나온 것은 명성교회 때문만이 아니었다. 걷기도회에서 만난 오세찬 전도사는 "(명성교회는) 어떻게든 목적을 이루려는 것 같아 어처구니가 없다. 총회 임원회도 문제다. 103회 총회 결의를 이행해야 할 총회 임원회가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했다. 학생들은 103회기 임원회에서 명성교회 문제가 해결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호 전도사는 "신학생들이 이런 행위를 할 정도면 심각한 것 아닌가. 많은 학생이 공교회성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촉구하는 것이다.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다"고 말했다.

"세습 안 하는 목회자를 꿈꾼다"는 주하늘 전도사는 "흔히 하는 이야기지만 교회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 세습이 교회 사유화의 동기 내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성석환 교수(기독교와문화)는, 장신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특정 장소까지 행진한 게 24년 만의 일이라고 했다. 1995년 5·18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학생들이 행진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학생들이 이렇게까지 나서는데 선생들이 함께하지 않을 수 있겠나. 우리의 선한 의지가 잘 전달됐으면 한다. 특정 교회를 미워하거나 싫어해서 이러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한 약속을 한 지키자는 것이다. 총회에서 정한 (세습금지)법이 있으니,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천호대교를 건너 서울동남노회 사무실과 가까운 강동역을 지나 명일역 쪽으로 향했다. 행진하는 내내 "명성교회는 회개하라", "세습 철회, 헌법 수호" 구호도 외쳤다. 이를 지켜본 시민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맞다, 명성교회가 문제다", "세습이 무슨 뜻인가", "명성교회가 어디에 있는가", "제일 더운 날 애쓴다", "교회 문제는 교회에서 해결하라"는 말이 나왔다. 행진하는 학생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중년의 남성도 있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 학교에서 명성교회까지 가는 데 2시간 정도 소요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장신대에서 명성교회까지는 6km 정도 거리다. 그렇게 멀지는 않지만, 300여 명이 동시에 움직이다 보니 제법 시간이 걸렸다. 2시간 만에 명성교회가 있는 명일동 일대에서 "명성교회, 세습 철회" 구호가 울려 퍼졌다. 300여 명이 명성교회 앞에 집결하자, 지나가는 주민들도 놀란 반응을 보였다.

명성교회 구 예배당을 마주보고 선 걷기도회 일동은 "교회를 교회 되게" 해 달라는 찬양을 불렀다. 이어 "명성교회는 세습을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걷기도회는 박상진 교수(기독교교육학)의 기도로 마무리했다. 박 교수는 "명성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왔다. 명성교회를 미워해서 그러는 게 아니다. 세습을 철회하고, 공교회로 바로 서기를 원한다"고 기도했다.

당초 명성교회 측은 같은 날 장신대 앞에서 '동성애 반대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으나, 전날 취소했다. 명성교회 몇몇 교인은 예배당 앞에 모인 장신대 학생·교수들을 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했을 뿐, 시위에 이렇다 할 대응은 하지 않았다.

장신 공동체가 명성교회가 있는 명일동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걷기도회에 참여한 이들은, 명성교회가 세습을 철회하고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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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양회진 2019-05-27 11:39:10

    ALIVE NOW!
    그래도 장신대 젊은이들은 살아있네요!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큰 일 해주셨어요
    Thank u so much.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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