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반대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전국의 예장통합 소속 교회와 신학교가 103회 총회 결의 이행을 촉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명성교회 불법 세습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 총회 임원회와 재판국에 대해, 세습 반대 단체들이 교단 산하 전국 교회와 신학교가 총력을 다해 103회 총회 결의 이행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공동대표 김동호·백종국·오세택)·기독법률가회(정재훈 사무국장)·명성교회정상화위원회(명정위)·청어람ARMC(양희송 대표)는 4월 4일 '103회 총회 결의 이행 촉구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총회 임원회와 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은 불가하다고 천명한 103회 총회 이후 200여 일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아,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예장통합목회자연대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는 교단 산하 각 노회가 4월 정기회를 기점으로 세습의 부당성을 상기하고 총회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3회 총회 결의는 매우 단호하고 명백했다. 세습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법을 수호해야 할 총회 임원회와 재판국은 7개월 가까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명성교회 세습을 정치적으로 해결해 주려는 모습만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노회가 세습을 막기 위해 다시 한번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홍 목사는 "이제 서울동남노회뿐 아니라 다른 60여 개 노회가 함께 행동할 때다. 각 노회가 4월 정기회에서 103회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해야 한다. 더불어 헌법 수호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임원회에 책임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고, 대표단을 구성해 임원회와의 면담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식 목사는 임원회와 재판국부터 총회 결의를 따르지 않는다면 그 존재 이유를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정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불법을 용인하는 총회 임원회와 재판국에 회의를 품게 된다. 이들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각 노회가 총회 회비 납부 거부나 총대 파견 보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변호사(기독법률가회)는 "명성교회 세습 사태를 보면 총회의 권위를 존중해야 할지 회의가 든다. 법과 제도는 이미 잘 구비되어 있다. 한글만 알아도 명성교회 세습이 불법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총회가 명성교회를 법에 따라 치리하면 되는데, 임원회와 재판국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식 목사는 각 노회가 4월 정기회에서 103회 결의 이행 촉구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정재훈 변호사는 법과 제도가 이미 갖춰져 있으니 총회 임원회가 명성교회를 법에 따라 치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세반연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는 신학교 교수와 학생들이 103회 결의 이행 촉구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단 산하 신학교 교수와 학생들은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추대한 이후, 세습을 적극 반대해 왔다. 예장통합 직영 신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60여 명은 지난해 1월 명성교회세습반대교수모임을 조직하고, 교단 산하 7개 신학교 학생들은 2017년 11월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를 결성했다.

방인성 목사는 "명성교회 불법 세습에 저항하는 교수와 신학생들은 예장통합이 자정 능력을 아주 상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세습은 우상숭배이자 배교 행위다. 명성교회뿐 아니라 교단 전체를 부패하게 만드는 일이다.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와 명성교회를 퇴출시킨다는 각오로 세습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습을 반대하는 명성교회 교인들도 다른 단체들과 함께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조병길 집사(명정위)는 "불법 세습 사태 이후 많은 교인이 명성교회를 떠났지만 교회는 꿈쩍하지 않는다. 명정위는 교회 내부 목소리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미력한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이 세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다른 단체들과 힘과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방인석 목사는 세습이 명성교회뿐 아니라 교단 전체를 부패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조병길 집사는 불법 세습 사태 이후 많은 교인이 명성교회를 떠났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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