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1]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총신여동문회, 총회 열리는 충현교회 앞 시위

9월 22일, 예장합동 110회 총회가 열리는 충현교회 앞에서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9월 22일, 예장합동 110회 총회가 열리는 충현교회 앞에서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여안추)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종혁 총회장) 110회 총회가 열리는 서울 충현교회에서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했다. 여안추는 9월 22일 교회 앞마당에서 '여성 안수를 막는 헌법 개악 중지하고, 여성 안수 시행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회에 상정된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제한하는 헌법 개정안이 사실상 여성 목사 안수 도입을 아예 가로막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총신신대원 여동문회 최성희 전도사는 "이제야 여성 사역자들의 지위 향상의 변화가 시작되나 했는데, 역시나 하며 실망을 넘어 체념하며 더 늦기 전에 교단을 떠나려고 결심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에게는 안수가 보장되지 않는 강도권을 준다는 것이 탐탁지 않았지만 그나마 진일보로 여기려 했다. 그런데 목사의 자격에 남성이라는 단어를 넣는다고 하니 차별을 넘어 억압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그럴 바엔 차라리 여성에게는 신학 공부를 금하고 사역 보조, 지원사, 사역 조무사 같은 명칭의 과정을 따로 만들고, 여성 안수 불허 입장을 교회와 세계에 떳떳이 드러내고 공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신대 졸업생 김자은 씨는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목사 자격이 주어진다면, 당신들이 말하는 '성경적'이라는 것은 거룩도 정의도 아니다. 남성 기득권을 정당화하려는 방패막일 뿐이다. 여성들을 배제하고 차별·착취하면서 자기들의 권력을 하나님의 뜻으로 포장하는 것이 어떻게 성경적인가"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총신신대원 여동문회 소속 여성 사역자 9명이 총대들에게 물티슈·볼펜과 '총대들에게 드리는 글'을 나눠 줬다. 물티슈에는 '남녀 차별 없는 강도권'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들은 이번 총대에서 여성 강도권이 통과되고 조속히 시행되도록 해 달라며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총대들은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하는 이들을 그냥 지나쳤다. 여성 안수 도입하라는 요구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총대들은 여성 안수 도입을 촉구하는 이들을 그냥 지나쳤다. 여성 안수 도입하라는 요구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총회 시작 두 시간 전부터 이들의 시위가 이어졌지만, 남성 총대들은 총대 등록과 임원 후보 선거운동에 여념 없었다. 기자회견을 멀찌감치 쳐다보기만 할 뿐 이들의 발언을 귀기울여 듣는 이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예장합동 총회에는 지난해 결의된 여성 강도권 후속 조치로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제한하는 헌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더불어 여성 강도권 자체를 취소하라는 헌의안도 다수 상정돼, 강도권 도입을 번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자회견 후 기자와 만난 강호숙 박사는 이번 헌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교단이 출범한 100년 전보다 더 퇴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장합동 헌법은 처음부터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한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17세기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남녀평등과 인권이 중요하게 대두되는 시대에 오히려 (흐름을) 역행하고 전근대적으로 가려는 꼴"이라고 말했다. 

총신신대원 여동문회 구성원들이 총대들에게 물티슈를 나눠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총신신대원 여동문회 구성원들이 총대들에게 물티슈를 나눠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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