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기억 주일 / 사 50:4-9a, 시 31:9-16, 빌 2:5-11, 눅 23:1-49
| 청어람ARMC가 '세속성자 주일예배'라는 이름으로 매주 예배문을 연재합니다. 청어람ARMC에서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연재는 해당 주일 이틀 전인 매주 금요일 발행합니다. - 편집자 주 |
사순절의 절정이자 기독교의 핵심인 한 주간을 시작하는 주일을 종려주일, 고난주일로 지킵니다. 이 한 주간 동안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고, 성전을 정화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식사하시고, 밤새 기도하시고, 체포되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그 걸음의 의미를 깊이 새기고 묵상하는 예배, 또 한 주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예배 자료는 '고난주일' 성서 일과만 포함하고 있습니다. 종려주일을 포함해 함께 기억하고 싶으신 분들은 시 118:1-2, 19-29, 눅 19:28-40 본문을 함께 읽으시면 좋습니다. 고난주간 성서일과도 누가복음 22-23장 전체를 읽으셔도 좋습니다.
| 본기도 |
영원하신 하나님, 예수님은 자기를 비워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달리기까지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우리는 고난을 부정적이고 피하고 싶은 것으로 여기지만, 주님의 자기비움과 고난이야말로 세상을 구원하는 길이요 영광을 받으시는 길이었습니다. 우리가 이기심과 두려움을 떨치고 주님을 따르게 하소서. 주님의 고난에 참여함으로서 부활의 영광을 함께 누리기까지 우리의 길을 인도하소서.
| 찬양 |
저 멀리 푸른 언덕에(찬 146), 십자가를 질 수 있나(찬 461)
시편 31편 9-16절
9 주님, 나를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나는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울다 지쳐, 내 눈이 시력조차 잃었습니다. 내 몸과 마음도 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10 나는 슬픔으로 힘이 소진되었습니다. 햇수가 탄식 속에서 흘러갔습니다. 근력은 고통 속에서 말라 버렸고, 뼈마저 녹아 버렸습니다. 11 나를 대적하는 자들이 한결같이 나를 비난합니다. 이웃 사람들도 나를 혐오하고, 친구들마저도 나를 끔찍한 것 보듯 합니다. 거리에서 만나는 이마다 나를 피하여 지나갑니다. 12 내가 죽은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며, 깨진 그릇과 같이 되었습니다. 13 많은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사방에서 협박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나를 대적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내 생명을 빼앗으려고 음모를 꾸밉니다. 14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이 나의 하나님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15 내 앞날은 주님의 손에 달렸으니, 내 원수에게서, 내 원수와 나를 박해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16 주님의 환한 얼굴로 주님의 종을 비추어 주십시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 말씀 |
이사야 50장 4-9절
4 주 하나님께서 나를 학자처럼 말할 수 있게 하셔서, 지친 사람을 말로 격려할 수 있게 하신다. 아침마다 나를 깨우쳐 주신다. 내 귀를 깨우치시어 학자처럼 알아듣게 하신다. 5 주 하나님께서 내 귀를 열어 주셨으므로, 나는 주님께 거역하지도 않았고, 등을 돌리지도 않았다. 6 나는 나를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겼고, 내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뺨을 맡겼다. 내게 침을 뱉고 나를 모욕하여도 내가 그것을 피하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7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우시니, 그들이 나를 모욕하여도 마음 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각오하고 모든 어려움을 견디어 냈다. 내가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내가 아는 까닭은, 8 나를 의롭다 하신 분이 가까이에 계시기 때문이다. 누가 감히 나와 다투겠는가! 함께 법정에 나서 보자. 나를 고소할 자가 누구냐? 나를 고발할 자가 있으면 하게 하여라. 9 주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실 것이니, 그 누가 나에게 죄가 있다 하겠느냐? 그들이 모두 옷처럼 해어지고, 좀에게 먹힐 것이다.
빌립보서 2장 5-11절
5 여러분 안에 이 마음을 품으십시오. 그것은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6 그는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셨으나, 하나님과 동등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7 오히려 자기를 비워서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과 같이 되셨습니다. 그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셔서, 8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를 지극히 높이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 있는 모든 것들이 예수의 이름 앞에 무릎을 꿇고, 11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고백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습니다.
누가복음 23장 1-49절
1 그들 온 무리가 일어나서, 예수를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다. 2 그들이 예수를 고발하여 말하기를 "우리가 보니, 이 사람은 우리 민족을 오도하고, 황제에게 세금 바치는 것을 반대하고, 자칭 그리스도 곧 왕이라고 하였습니다." 3 그래서 빌라도가 예수께 물었다. "당신이 유대인의 왕이오?"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대답하셨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있소." 4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보니 이 사람에게는 아무 죄도 없소." 5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주장하였다. "그 사람은 갈릴리에서 시작해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온 유대를 누비면서 가르치며 백성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6 빌라도가 이 말을 듣고서 물었다. "이 사람이 갈릴리 사람이오?" 7 그는 예수가 헤롯의 관할에 속한 것을 알고서, 예수를 헤롯에게 보냈는데, 마침 그 때에 헤롯이 예루살렘에 있었다. 8 헤롯은 예수를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는 예수의 소문을 들었으므로, 오래 전부터 예수를 보고자 하였고, 또 그는 예수가 어떤 기적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싶어하였다. 9 그래서 그는 예수께 여러 말로 물어 보았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그런데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이 곁에 서 있다가, 예수를 맹렬하게 고발하였다. 11 헤롯은 자기 호위병들과 함께 예수를 모욕하고 조롱하였다. 그런 다음에, 예수에게 화려한 옷을 입혀서 빌라도에게 도로 보냈다. 12 헤롯과 빌라도가 전에는 서로 원수였으나, 바로 그 날에 서로 친구가 되었다.
13 빌라도는 대제사장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을 불러모아 놓고서, 14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 사람이 백성을 오도한다고 하여 내게로 끌고 왔으나, 보다시피, 내가 그대들 앞에서 친히 신문하여 보았지만, 그대들이 고발한 것과 같은 죄목은 아무것도 이 사람에게서 찾지 못하였소. 15 헤롯도 또한 그것을 찾지 못하고, 그를 우리에게 돌려보낸 것이오. 이 사람은 사형을 받을 만한 일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소. 16 그러므로 나는 이 사람을 매질이나 하고, 놓아주겠소." (17절 없음) 18 그러나 그들이 일제히 소리 질러 말하였다. "이 자를 없애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주시오." - 19 바라바는, 그 성 안에서 일어난 폭동과 살인 때문에 감옥에 갇힌 사람이다.- 20 빌라도는 예수를 놓아주고자 하여, 다시 그들에게 말하였다. 21 그러나 그들이 외쳤다. "그 자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22 빌라도가 세 번째 그들에게 말하였다. "도대체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일을 하였단 말이오? 나는 그에게서 사형에 처할 아무런 죄를 찾지 못하였소. 그러므로 나는 그를 매질이나 해서 놓아줄까 하오." 23 그러나 그들은 마구 우기면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큰 소리로 요구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소리가 이겼다. 24 마침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대로 하기로 결정하였다. 25 그래서 그는 폭동과 살인 때문에 감옥에 갇힌 자는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놓아주고, 예수는 그들의 뜻대로 하게 넘겨주었다.
26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가다가, 들에서 오는 시몬이라는 한 구레네 사람을 붙들어서, 그에게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가게 하였다. 27 백성들과 여자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서 예수를 따라 가고 있었는데, 여자들은 예수를 생각하여 가슴을 치며 통곡하였다. 28 예수께서 여자들을 돌아다보시고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두고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두고 울어라. 29 보아라, '아이를 배지 못하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보지 못한 태와, 젖을 먹여 보지 못한 가슴이 복되다' 하고 사람들이 말할 날이 올 것이다. 30 그 때에, 사람들이 산에다 대고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라' 하며, 언덕에다 대고 '우리를 덮어 버려라' 하고 말할 것이다. 31 나무가 푸른 계절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하거든, 하물며 나무가 마른 계절에야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
32 다른 죄수 두 사람도 예수와 함께 처형장으로 끌려갔다.
33 그들은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서, 거기서 예수를 십자가에 달고, 그 죄수들도 그렇게 하였는데, 한 사람은 그의 오른쪽에, 한 사람은 그의 왼쪽에 달았다. 34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서, 예수의 옷을 나누어 가졌다. 35 백성은 서서 바라보고 있었고, 지도자들은 비웃으며 말하였다. "이 자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그가 택하심을 받은 분이라면, 자기나 구원하라지." 36 병정들도 예수를 조롱하였는데, 그들은 가까이 가서, 그에게 신 포도주를 들이대면서, 37 말하였다. "네가 유대인의 왕이라면, 너나 구원하여 보아라." 38 예수의 머리 위에는 "이는 유대인의 왕이다" 이렇게 쓴 죄패가 붙어 있었다.
39 예수와 함께 달려 있는 죄수 가운데 하나도 그를 모독하며 말하였다. "너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여라." 40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똑같은 처형을 받고 있는 주제에, 너는 하나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야 우리가 저지른 일 때문에 그에 마땅한 벌을 받고 있으니 당연하지만, 이분은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다." 그리고 나서 그는 예수께 말하였다. 42 "예수님, 주님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에, 나를 기억해 주십시오." 43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44 어느덧 낮 열두 시쯤 되었는데, 어둠이 온 땅을 덮어서,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5 해는 빛을 잃고, 성전의 휘장은 한가운데가 찢어졌다. 46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부르짖어 말씀하셨다.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그는 숨을 거두셨다. 47 그런데 백부장은 그 일어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말하였다. "이 사람은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48 구경하러 모여든 무리도 그 일어난 일을 보고, 모두 가슴을 치면서 돌아갔다. 49 예수를 아는 사람들과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닌 여자들은, 다 멀찍이 서서 이 일을 지켜보았다.
| 성전의 휘장은 한가운데가 찢어졌다 |
사람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법정에 기대고, 사법 체계를 통해 정의가 구현될 것이라 믿습니다. 재판의 결과를 곧 정의라 여기기도 하지요. 그러나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과연 그 법정은 진실을 드러냈는가? 과연 그 재판은 정의로웠는가?
예수는 빌라도의 법정에서 세 차례 고발당합니다. 첫 번째는 '그들 온 무리'(눅 23:1)에 의해서인데, 이는 앞서 본문에서 '백성의 장로회, 곧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눅 22:66)을 가리킵니다. 즉, 가장 뛰어난 종교법 전문가들이 예수를 범법자로 몰아세운 것입니다. 이들의 원성에도 예수에게서 죄를 찾지 못한 빌라도는 지역 관할권이 있는 분봉왕 헤롯에게 그를 보냅니다. 그러나 헤롯에게 몰려간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이 다시 예수를 맹렬히 고발합니다. 헤롯은 예수를 모욕하고 조롱하지만, 그 역시 예수를 죄인으로 판결하지 못하고 다시 빌라도에게 돌려보냅니다.
결국 빌라도는 한 번 더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무리는 소리를 높여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요구합니다. 나아가, 폭동과 살인을 저지른 진범 바라바를 석방해 달라고 외칩니다. 빌라도는 결국 그들의 요구에 굴복합니다. 그리하여 법 전문가들과 사법 책임자, 정치적 통치자의 판단 아래 예수는 십자가에 처형당합니다. 법적으로는 죄인이 된 셈입니다.
하지만 이 불의한 재판과 폭력적 광기의 한복판에서, 오히려 예수를 '의인'이라 고백하는 이들이 등장합니다. 놀랍게도 그들은 법을 잘 아는 자들이 아닙니다. 그중 한 사람은 예수와 함께 처형당한 강도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이분은 아무것도 잘못한 일이 없다." 그는 예수의 무고함을 알아봅니다. 법정이 드러내지 못한 진실을, 그는 고통의 자리를 통해 발견합니다. 십자가 위에서 그는 마지막으로 고백합니다. "예수님, 주님이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에, 나를 기억해 주십시오." 삶의 마지막 순간, 그는 재판의 판결을 넘는 더 깊은 차원의 진리를 마주한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규범, 책임, 합법의 영역과 동일시합니다. 그러나 진리는 죄를 따지는 재판이 아니라, 고통과 죽음의 자리에 기꺼이 함께할 때 드러납니다. 정의는 사법적 판결이 아니라, 공감과 환대, 자기 비움의 현장에서 살아납니다. 예수가 숨을 거두신 순간 찢어진 성전의 휘장은 바로 이 진리를 드러냅니다.
휘장은 지성소와 성소를 가르는 장막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현존과 인간 사이를 가로막던 경계였지요. 대제사장만이, 그것도 1년에 단 한 번 들어갈 수 있었던 곳이 지성소였습니다. 그러나 그 휘장이 한가운데서 찢어졌습니다. 왜였을까요? 단지 예수가 '죄인'으로 죽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의 죽음이 자기 비움의 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을 향한 환대, 자신의 몸을 온전히 내어준 사랑이 지성소의 경계를 허물고 마침내 우리에게로 온 것입니다.
진리와 정의는 바로 이 자기 비움의 순간에, 찢어진 휘장의 틈으로 드러납니다. 자기 비움은 단순한 겸손이나 친절이 아닙니다. 그것은 체계나 권력, 제도에 의존하지 않는 존재 방식입니다. 오직 사랑과 환대의 힘으로 살아가는 길입니다.
세상은 진리를 언제나 합법과 불법, 제도와 질서의 틀 안에서 판단하려 합니다. 사람들은 윤리적 논쟁과 법정 안에서 정의를 따진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는 그보다 더 깊은 진실을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포용의 진실, 낮아짐과 권리 포기의 용기, 자기 비움의 길로 드러나는 정의, 모든 경계를 허물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입니다. 즉 휘장 한가운데가 찢기는 사건입니다.
진리는 체계가 아니라, 고통당하는 이들과 함께하려는 살아 있는 움직임 안에 있습니다. 정의는 승리한 자의 말이 아니라, 자신을 내어 준 자의 사랑 안에 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기억하고 묵상하며 부활을 기다리는 고난주간입니다. 법과 질서가 감추는 진실 너머로 나아가 휘장의 찢김을 경험하고,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낙원의 약속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길 빕니다. 그때 드러날 진리, 비로소 자유로워질 해방을 기대합니다.
이민희 / 옥바라지선교센터
| 적용 질문 |
- 예수님의 고난과 희생에 대해 깊이 묵상해 봅시다.
- 과연 나는 오늘 어떤 휘장을 찢고 있나요? 어떤 권력을 내려놓고, 누구의 고통 곁에 서려 하는가요?
| 세속성자의 기도 |
세상의 모든 고난받는 이웃들과 함께 기도합시다
고난받으신 어린양께 우리가 기도하오니,
우리의 삶과 신앙이 주님의 고난 위에서 피어난 것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위로와 평안만 추구하지 않게 하시고, 고난을 무시한 채 부활의 영광만 구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와 세상의 고난을 묵묵히 끌어안아 구원을 이루신 주님을 묵상하고, 세상의 모든 고난받는 이웃들과 함께 진실하게 주님의 길을 따르게 하소서. 노동권을 지키기 위에 고공에서 농성하는 이들과 함께, 이동권을 비롯한 교육권, 주거권 등을 위해 싸우고 있는 장애인들과 함께,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모든 사람과 동물, 존재들과 함께, 혐오와 맞서 존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성소수자들과 함께, 전쟁으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 사람들과 함께, 북한의 억눌린 동포들과 함께, 세계 각지의 난민과 이주민들과 함께, 부활절에 오히려 더 고통받는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지는 닭들과 함께, 온 세상의 모든 고난받는 이웃들과 함께 고난에 동참하며 지금 여기에서 기도하오니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11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기도합시다.
진실과 정의의 주님, 우리가 기도하오니,
어느새 11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기억합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슬픔은 여전히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우리가 아직 모르는 일들에 대한 답답함도 남아 있습니다. 동시에 이 참사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일깨웠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기도 했습니다.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견뎌 온 아픔과 쌓아온 고민, 흘려온 눈물이 헛되지 않게 하소서. 긴 시간을 버텨온 희망과 용기가 현실이 될 때까지 이끌어 주소서. 416생명안전공원이 무사히 완공되게 하소서. 세월호뿐 아니라 모든 사회적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들에게도 힘을 주소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속히 오게 하소서.
이스라엘에게 폭격받고 있는 가자지구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영원한 평화를 약속하신 주님께 우리가 기도하오니,
가자지구에 속히 평화가 오게 하소서. 휴전협정을 깬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은 더 거세고 잔인해졌습니다. 서슴없이 민간인들을 폭격하고 심지어 의료진과 구호단체 요원들도 공격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중재는 지지부진하고 미국은 오히려 이스라엘을 편들고 지원하는 형국입니다. 연일 폭격 현장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반복되는 이 현실이 우리에게 무력에 굴복하라고 외치는 것 같아 무력감이 듭니다. 하나님, 무참한 살육의 땅 가자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소서. 폭격이 멈추고 평화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평화를 바라는 기도가 더이상 무기력하게 흩어지지 않게 하고, 폭탄과 미사일에 함께 부서지고 있는 우리의 희망이 사그라들지 않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