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사회적 현안에 관한 개신교인의 인식을 조사해 발표해 온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김영주 원장)이, 올해도 전국 성인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생태·통일·안보·사회·신앙에 관한 입장을 조사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사회 구성원의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주안점을 두고 조사했다.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7월 21~29일 온라인으로 조사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다.

이번 인식 조사에는 김상덕 연구실장(기사연)과 신익상 교수(성공회대)가 책임 연구자로, 송진순 교수(이화여대), 이상철 원장(크리스챤아카데미), 이민형 연구원(기사연)이 연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10월 14일 서대문 기사연빌딩 이제홀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앤조이>는 분야별 주요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네 번째는 '사회' 분야다. - 편집자 주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한국교회 절대다수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일부 반동성애 진영의 왜곡 주장과 달리,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하는 개신교인이 반대하는 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연 인식 조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2.1%(찬성하는 편 33.9%, 적극 찬성 8.2%), 반대한다는 응답은 38.2%(반대하는 편 19%, 적극 반대 19.2%)로 나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가 얼마나 강화했는지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신천지나 이태원 클럽, 해외 입국자 등 '진원지'로 분류된 집단을 경계하거나 혐오하게 됐다는 응답이 71.6%로, 경계하거나 혐오하지 않았다는 24.5%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발생한 이후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증가했느냐'는 질문에는 65.3%가 그렇다(약간 그렇다 30.6%, 매우 그렇다 34.7%)고 응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6.3%였다.

응답자를 신앙 수준에 따라 분류해 보면, 신앙이 깊다고 응답한 사람일수록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독교 입문층'에서는 반감이 커졌다 55.2%, 커지지 않았다가 33.7%였는데, 가장 신앙도가 높은 '그리스도 중심층'에서는 반감이 커졌다 75.4%, 커지지 않았다 14.9%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는 특정 집단을 경계하고 불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응답은 54%로, 불신해서는 안 된다는 34.4%보다 20%가량 크게 나타났다. 단, 조사 시점은 7월 말이어서 8월 중순부터 시작된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집단감염 사태는 고려되지 않았다.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10월 15일 '정직 2년' 판결을 받은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에 대해서는 29.5%가 징계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복은 목사 권한이더라도 동성애자를 축복한 것은 잘못이므로 목사 자격은 유지하되 징계해야 한다'는 응답은 25.3%, '목사 자격까지 박탈해야 한다'는 응답은 27.3%로 나타났다. 목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응답은 60대, 중직자, 신앙이 깊은 이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송진순 교수(이화여대)는 "이번 조사에서 동성애 혐오가 개신교인 다수의 압도적 의견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또한 교회가 성소수자 여부를 떠나 누구에게든 포용적이어야 한다는 입장 역시 다수 개신교인의 입장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표용과 관용의 실천을 수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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