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편견에 기반한 편향적 판결"…본부 앞 매주 월요 기도회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성소수자에게 축복기도를 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 경기연회(하근수 감독)에서 정직 2년 판결을 받은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가 총회 재판위원회에 항소했다. 성소수자기도로재판받는이동환목사대책위원회는 10월 2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항소장에서 △퀴어 문화 축제에 대한 편견에 기반해 기본적 범과 사실조차 편향적으로 적시했고 △피고인이 목회자로서 축복식을 집례하고 성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발언은 '동성애 동조·찬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를 잘못 판단했으며 △증거능력이 없는 증거들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위법한 판결이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연회 재판위원회(홍성국 위원장)는 이동환 목사가 인천 퀴어 문화 축제 축복식에서 소속 교회 대신 '감리교퀴어함께'라는 이름을 사용한 점과, 이 목사가 목회하는 영광제일교회가 '무지개 교회'로 소개된 점도 유죄 근거로 삼았다. 대책위는 이 판단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책위는 "감리교퀴어함께는 '성소수자 배제와 혐오 확산을 염려하는 감리교 목회자 및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취지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이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며 선교적 목적에 따른 것이다. 무지개 교회도 성소수자와 그 지지자들이 차별 없이 안전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교회로서, 감리교퀴어함께 경우와 같이 이를 동성애 찬성·동조의 증거로 볼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11월 9일 자로 재판비용 1400만 원도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감리회 재판은 심급마다 700만 원을 납부하도록 규정돼 있다. 대책위는 모금을 통해, 1심 재판비용 700만 원과 총회 항소 비용 700만 원을 모두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동환 목사를 지지하는 그리스도인들은 11월 9일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 모여 월요 기도회를 열었다. 대책위는 매주 월요일 본부 앞에서 기도회를 계속할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동환 목사를 지지하는 그리스도인들은 11월 9일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 모여 월요 기도회를 열었다. 대책위는 매주 월요일 본부 앞에서 기도회를 계속할 계획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대책위는 항소를 시작하며 11월 9일 저녁 7시 감리회 본부 앞에서 이동환 목사를 지지하는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에는 30여 명이 모였다.

기도회에 참석한 이동환 목사는 "내 문제는 이제 우리의 문제가 되었다. 감리회 안에 더 많은 무지갯빛 이야기를 펼쳐 낼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130년 한국 감리회 역사에서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이다. 아무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냥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차별받지 않아도 되는, 신앙생활하고 싶고 목회하고 싶은 모습,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감리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나사로야 나오너라'(요 11:38)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한 남민규호 목사는, 사람들이 나사로를 죽었을 것이라고 여겼지만, 예수님만은 그를 살았다고 여기고 커밍아웃하도록 불러냈다고 설명했다. 남 목사는 "예수님이 나사로를 나오라고 했을 때, 나사로는 제 발로 걸어 나왔다. 그 장면을 영어 성경은 '컴 아웃(come out)'이라고 쓰고 있다. 오늘날 교회는 정죄와 죽음으로 점철돼 있지만, 생명을 택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나사로를 호명해야 한다. 그들의 생명을 호명하고 살아 있다고 외치는 것이 기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하나님께서 이 땅의 다양한 소수자와 함께하신다"는 기원이 담긴 인천 퀴어 문화 축제 축복식 축복문을 읽으며 기도회를 마쳤다. 대책위는 이동환 목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매일 월요일 저녁 7시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다음 기도회는 11월 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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