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대구에서 신규 감염 계속 발생…서울시 "종교 시설 종사자 전수 검사 계획"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12월 이후 신규 발생한 교회 집단감염이 500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2월 14일까지 집계된 종교 시설 집단감염이 10곳 547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종교 시설들은 전부 교회로, 소모임·부흥회를 개최하거나 공동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늘어났다. 방역 당국 발표 이후에도 여러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방대본 12월 15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표된 주요 집단감염 확진자 수는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179명 △당진시 나음교회 관련 111명(대전 은혜교회 및 서산 라마나욧기도원 집단 발생 포함) △대구 달성군 영신교회 관련 63명 △포천시 벧엘기도원 관련 39명 △제천시 교회 3곳 관련 23명 등 415명이다. 서울 성동구 빛의자녀교회(누적 15명), 광주광역시 교회 5곳(누적 21명) 등 방대본 발표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사례도 존재한다.
집단감염은 모두 기본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방대본은 A 종교 시설의 경우 △환기가 어려운 밀폐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찬양과 통성기도 △방역 관리자 미지정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미흡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B 종교 시설은 △출입 명부 작성 △증상 모니터링 △거리 두기 및 마스크 착용 독려 △손 소속제 비치 등의 수칙은 준수했지만 △합창 연습 중 마스크 미착용 △교회 행사 후 식사·다과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방역 당국이 언급한 사례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신규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 강북구에서는 12월 13일부터 새노래교회에서 확진자 14명이 발생했다. 강북구청이 공개한 확진자 동선을 보면, 일부 확진자는 주일예배 등 정규 예배 시간에만 교회를 찾았으나, 복수의 확진자가 12월 9~12일 매일 오후 12시부터 8시까지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광역시에서는 12월 15일 신규 확진자 27명 중 16명이 교회 관련 확진자로 분류되는 등, 달성군 영신교회 외에도 중구 새비전교회(누적 22명)와 남구 신일교회(누적 5명)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인천시 서구 수정성결교회에서도 12일부터 확진자 7명이 발생했고, 15일에 3명이 추가돼 누적 10명이 됐다. 인천 서구청은 "11월 27일~12월 6일 수정교회 방문자는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진단 검사를 받아 달라"는 안전 안내 문자메시지를 서구 주민들에게 발송했다. 방역 당국은 수정성결교회 검사 대상자를 6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듯 최근 교회 관련 집단감염은 과거 사랑제일교회·광복절 집회 사례와 달리 전국에서 무차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대규모 확산을 불러온 교회와 교인들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7주간 부흥회를 개최한 성석교회를 고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대전시 또한 정규 예배 이외 모임을 금지한 방역 수칙을 무시하고 서산 기도원을 집단 방문한 유성구 은혜교회 교인들에 대해 고발 및 과태료 부과 등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하겠다고 밝혔다.
서정협 서울시장권한대행은 12월 16일 브리핑에서, 종교 시설 종사자에 대한 코로나19 전수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택배 등 유통·물류업 종사자, 음식업 종사자, 요양 시설 종사자, 대중교통 운전자 등 3밀(밀폐·밀접·밀집)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고위험 집단 종사자가 모두 해당한다. 목회자 등 교회 관련 종사자들은 증상 여부, 확진자 접촉 여부와 관계없이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수 검사는 과거 사랑제일교회 때처럼 의무 조치는 아니다. 고위험 시설이나 파급력이 큰 곳, 사회 필수 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검사를 독려하는 것이다. 종교 시설에 대해서도 최대한 검사를 받으라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금 상황은 대구가 겪었던 지난 2~3월보다 더 심각한 것 같다"며 종교계의 협조를 거듭 부탁했다. 대구시는 16일 범시민대책위원회를 열고 "종교 활동은 정규 종교 활동 외 일체의 대면 활동을 금지한다. 특히, 수련회, 성경 공부 모임, 성가대 연습 모임 등 모임・행사 금지, 음식 제공 및 단체 식사 금지 조치를 엄격히 준수해 달라"고 발표했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소강석 총회장)은 홍대새교회, 성석교회, 영신교회 등 교단 소속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연달아 발생한 데 대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예장합동은 12월 14일 "방역 당국과 지역사회에 염려와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 총회가 해당 교회들에서 발생한 감염 상황을 신속히 조사한 결과, 방역 당국과 교단에서 제시한 방역 수칙을 대체적으로 준수하였으나 일부 소홀히 한 부분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회들에 강력한 수칙 준수를 지시하였고, 소속 노회로 하여금 철저히 지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예장합동은 14일부로 교단의 모든 행사 및 모임을 중단하도록 지시했으며, 감염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지도·감독하겠다고 했다. 위기관리대응본부장을 맡고 있는 예장합동 배광식 부총회장은 1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방역 수칙을 위반한 교회에 대해 (총회 차원에서) 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성탄 행사 등)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총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