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지금 못 막으면 다음 주 일일 확진자 1200명대…성탄 행사 비대면으로 진행해 달라"

12월 들어 종교 시설 관련 집단감염이 전체 확진자 그룹 중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3주 차 신규 집단 발생지만을 놓고 보면 1위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앤조이 최승현
12월 들어 종교 시설 관련 집단감염이 전체 확진자 그룹 중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3주 차 신규 집단 발생지만을 놓고 보면 1위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11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유행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12월 확산 배경에 종교 시설 비중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12월 17일 브리핑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16일까지 감염경로별 현황 중 1순위는 요양 병원·시설(842건, 7.5%)이고, 2위가 종교 시설(480건, 4.3%), 3위가 직장(374건, 3.3%)이다.

요양 병원 환자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노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종교 시설이 가장 능동적인 집단 발생지라고 볼 수 있다. 실제 20~30대 그룹에서는 종교 관련 집단감염이 직장 관련 사례와 함께 128건(4.4%)으로 공동 1순위에 올랐다.

방대본은 12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12월 13~19일 1주일간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신규 집단 발생지 34건 중 종교 시설이 10건(29.4%)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2순위는 의료 기관 및 요양 시설(7건, 20.6%), 3순위는 사업장(6건, 17.6%) 순이었다.

확진자 규모별로 보면,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가 213명으로 가장 많다. 성석교회는 21일 교인 3명, 지인·동료 5명 등 10명이 추가 확진되는 등 잦아들지 않고 있다. 그다음으로 당진 나음교회 관련 확진자가 139명으로 집계됐다. 나음교회 교인들을 비롯해 동선상 연관성이 있는 서산 라마나욧기도원, 서산 기도원을 방문한 대전 유성구 은혜교회 교인들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대구 달성군 영신교회에서도 4명이 추가돼 총 100명으로 집계됐다. 영신교회와 관련해 경산시 열린문기도원에서 확진자가 18명 발생했고, 이것이 전북 익산시 열린문교회로 이어져 확진자 16명이 발생했다. 열린문교회 교인들은 경산 기도원을 방문한 이력이 있다. 이 밖에 대구에서는 기존 집단감염 발생지였던 중구 새비전교회 확진자가 36명, 남구 신일교회 확진자가 19명으로 늘어났다.

새로운 집단 발생 사례도 줄지 않고 있다. 21일 대구 동구 광진중앙교회에서는 신규 확진자 28명이 한꺼번에 발생했다. 대구시는 이 교회 소속 선교사가 출국하려는 중에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돼, 교인 전수조사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장암교회에서는 12월 16일 이후 총 2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교회는 12월 4일 현장 예배와 11일 온라인 예배 촬영으로 교인들이 모였다. 역학조사 결과 교인들은 예배 후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에서는 11월 29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했던 새소망교회와 관련해 누적 확진자 28명이 발생한 상태고, 강원도 원주에서는 선교사 지인 모임과 관련돼 모임 참석자 7명과 가족·지인 7명 등 총 14명이 확진됐다. 이 밖에 경기도 여주, 용인시와 경북 영주, 안동, 구미시에서 10명 내외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대구 교회들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경북 영천시와 군위, 고령, 의성군 등 인근 지역에서도 1~2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타 종교에서도 집단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제주에서는 김녕성당과 관련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성당에서 식사 모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당 교인 8명 등 16명이 확진된 데 이어, 이와 관련 있는 저녁 모임 2곳에서 각각 9명씩 총 18명, 제주 사우나에서 44명, 라이브 카페에서 22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대순진리회 안양회관에서도 40명이 확진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다음 주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1200명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 청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앞으로 2주 연속으로 주말 동안 성탄절과 신정 연휴가 시작돼, 종교 행사 및 다양한 형태의 가족·지인 모임이 많은 곳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간에 사람 간 접촉을 줄이지 못할 경우 더욱 심각하게 확산할 우려가 있다. 모든 사적 모임을 취소하고 집에서 안전하게 머무르며, 종교 활동, 모임, 행사는 비대면·비접촉으로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정은경 청장은 최근 종교 시설 집단감염이 늘어났다며 성탄절 예배를 비대면으로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대본 12월 17일 브리핑 자료 갈무리
정은경 청장은 최근 종교 시설 집단감염이 늘어났다며 성탄절 예배를 비대면으로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대본 12월 17일 브리핑 자료 갈무리

※ 기사 정정: 기사 본문 중 성안교회 교인 16명 등 관련 확진자 100명이 발생했다는 내용은 성안교회가 아닌 제주 김녕성당 관련 사례입니다. 성안교회 관련 확진자는 중대본 브리핑의 '제주 선교회 관련'으로 '제주 종교 시설 관련'과는 다른 사례입니다. 관련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12월 25일 22시 30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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