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총회는 반나절 만에 폐회했다. 예장통합 총대들은 총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온라인 총회는 반나절 만에 폐회했다. 예장통합 총대들은 총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사상 첫 온라인으로 진행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신정호 총회장) 105회 총회가 9월 21일 반나절 만에 폐회했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도림교회와 전국 거점 37개에서 시작한 온라인 총회는 6시간 만에 끝났다. 임원 선거, 공천위원회·헌의위원회 보고, 신학교 총장 인준 투표만 하고 마무리했다. 이제 각 부·위원회가 내일부터 총회 회관에 모여 세부 안건을 논의한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진행된 온라인 총회는 매끄럽지 못했다.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등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특히 몇몇 총대는 총회 임원회가 편파적으로 회무를 진행한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주노회 류정길 목사는 "오늘은 총회가 아니라 총회 임원회다. (찬반 표시) 팻말을 든 (지방) 총대들 의견이 묵살됐다. 임원회가 준비한 안건은 시간 걸려도 처리하면서, 노회 12곳이 헌의한 명성교회 수습안 결의 철회는 묵살했다. (총회) 시간을 늘려서라도 처리하자"고 발언했다.

경동노회 이동석 목사는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영등포 총회'를 만들라. 무슨 회의를 이렇게 진행하는가. 우리는 화가 난다. 4일짜리 총회를 한나절에 하려면 총회 임원회가 복안을 들고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충청노회 정헌교 목사도 "총대들이 원하는 안건은 지나치고, 총회장과 서기가 하고 싶은 안건만 다루는 것 같다. 105회 총회는 '영등포 총회'가 되는 것 같다. 오늘 밤 12시까지 하더라도 회무를 연장하자"고 말했다.

서울노회 이상학 목사는 "금쪽 같은 시간을 대부분 의전에 썼다.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겠나. 성도들을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보면 안 된다. (그들은) 발언할 기회를 얻지 못할 뿐 무엇이 진리이고 반진리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회가 결의한 명성교회 수습안도 이야기했다. 이 목사는 "특정 교회 세습 문제 이야기하는 거 나도 불편하다. 그들도 형제 교회다"며 "우리는 사회의 따가운 질타를 기억하고 있다. 사회는 총회, 교회 분위기와 다르다. (지금 바로잡아야 하는데) 총회는 온정 베푸는 마음으로 결정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 목사는 발언을 이어 가려 했지만, 제한된 발언 시간 3분이 지나 영상이 끊겼다.

군산노회 한 총대도 "우리는 들러리로 앉아 있는 게 아니다. 왜 그 자리에 앉아 계신 분들만 의견을 개진하고 있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신정호 총회장은 불만이 나올 때마다 달래는 데 급급했다. 그는 "나도 (총회 사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징그럽게 화가 난다. 온라인으로 하니까 답답하다. 총대들에게 의견 묻고 박수를 받고 해야 하는데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다.

총회 폐회 후 신 총회장은 짧게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내일부터 3박 4일간 총회 회관에서 각 부·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최선을 다해 안건을 잘 처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수습안을 본회의에서 다루지 않아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는 기자의 말에, 신 총회장은 "그 헌의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면 논란이 될 수 있다. 정치부에서 제대로 논의할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 기사에 언급된 특정 노회와 목사 이름이 잘못돼 바로잡습니다. 경동노회 이동석 목사로 정정합니다. (2020년 9월 21일 23시 25분 현재)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