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목사, 설교 거부하는 교인들에게 "예배방해죄로 고소하겠다"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교단 재판에 회부된 안산성광교회 현종남 목사가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뒤집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교회 안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현 목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교인들은 6월 2일 주일부터 설교 시간에 예배당을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항의하고 있지만 분쟁이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6월 30일 주일, 현 목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교인들은 1부 예배를 앞둔 오전 8시경부터 교회 입구에서 "성추행으로 재판 중인 기소자에게 어떻게 우리의 딸들을 맡기겠는가" 등 문구가 적힌 문서를 돌렸다. 문서에는 총회 재판위원회가 기소한 현 목사의 범과들이 담겨 있었다. 2부 예배가 시작되는 11시가 다가오자, 입구에서 주보를 배부하던 예배 안내 위원들은 이들의 활동을 저지하기 시작했다. 실랑이가 격해지면서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현 목사 측 교인들은 기자에게도 험악하게 소리를 치며 취재를 막아섰다. 한 교인은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당신은 뭐 하느냐. 여긴 건물 안이다. 승인을 받았느냐"라며 "남의 사업장에 들어오면 안 된다. 교회도 하나의 영업 행위를 하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인은 "필름을 달라"며 카메라를 뺏으려 들기도 했다.
예배 시간이 되자 교인들은 모두 예배당으로 들어갔다. 예배는 차분히 진행됐지만, 현 목사가 설교를 시작하자 곳곳에서 교인들이 하나둘 일어나 예배당 밖으로 빠져나갔다. 성가대석에 앉아 있던 교인들도 줄지어 걸어 나왔다. 그러자 한 교인이 이들을 향해 "들어오지 마 인간들아!"라고 말하며 큰소리로 욕설을 내뱉었다. 교인들 사이에서 손가락질과 고성이 오갔지만 현 목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설교를 이어 갔다.
실랑이가 계속되자 현 목사는 교인들을 향해 '예배방해죄'로 고소하겠다고 했다. 그는 "다 사진 찍어 놔라. 예배 드리는 중에 떠드는 것은 예배방해죄다. 예배방해죄로 고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안산성광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설교 영상에서는 이 발언이 삭제됐다.
예배당을 나온 교인 40여 명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한동안 로비에 머물렀다. 이들은 남은 예배 시간 동안 소예배실에서 따로 예배를 진행했다.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교인들도 있었다. 기도를 맡은 한 교인은 "1년 넘는 기간 동안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사태가 조용하고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며 지내 왔지만, 날이 지날수록 양쪽의 주장이 대립하고 수십 년 동안 교회를 섬겨 온 우리가 오히려 마귀, 사탄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자녀들에게 어떻게 담임목사 앞에서 예배드리라고 간구할 수 있겠나. 성추행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물의를 일으키는 문제인데, 영적인 지도자가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잘못을 저질렀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조용하게 이 주일을 넘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이날 현종남 목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현 목사는 예배를 마친 후 교회 입구로 나와 교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에게 교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나중에 입장문을 보내겠다"고 짧게 답하고는 예배당 안으로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