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을 지적하는 내용만 담겨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을 지적하는 내용만 담겨 있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사랑제일교회(전광훈 목사) 코로나19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섰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8월 19일 정오 기준 확진자는 623명이다. 그뿐 아니라 전광훈 목사가 주도한 8·15 광화문 집회를 통한 확진자도 쏟아졌다. 5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중 33명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전광훈 목사와 사랑제일교회 측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와 방역 당국에 책임을 돌렸다. 교회 측은 8월 20일 대국민 입장문에서,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광화문 집회 참가자 등을 상대로 무한대 검사를 하는 바람에 확진자 수가 늘었다고 주장했다. 방역 당국을 향해 일일 확진자 수가 아니라 검사 수 대비 확진 비율을 밝히라고 했다.

정부의 방역 조치를 문제 삼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장례식을 5일간 허용하고, 임시 공휴일을 지정하는 등 전국적 감염을 유도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

교회 측 "탈출·도주 사건 우리 교회만 했나?
정권 바뀌면 진실 드러날 것"
방역 당국 "검사 결과 조작 불가능"

이런 와중에 사랑제일교회 내부에서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교회 측 목사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회자가 25명인데 2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목회자 감염률은 80%인데, 일반 신도 감염률은 16%다. 수치가 이상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며 바이러스 테러 의혹을 제기했다.

사랑제일교회가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가 방역에 실패해 사랑제일교회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전광훈 목사님은 가장 먼저 예배당 폐쇄 조치를 했고, 교인들에게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정권이 바뀌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교인들의 탈출 및 도주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탈출과 도주는 사적인 문제다. 방역 위반한 사람이 우리 교회 교인뿐인가. 수십 수백 명은 된다고 본다. (차라리) 도주한 걸 다행으로 알라. 만약 전 목사님이 문자메시지로 '다 숨어라, 잠적하라'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우리가 바이러스 테러를 하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나. 그런데도 우리는 안 하고 있다. 방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를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고 본다. 교회에 분노를 표출하게 만든 이번 사건은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선동돼서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전광훈 목사를 탄압하기 위해 확진자 수를 조작하고 있다는 가짜 뉴스도 돌고 있다. 현재 자가 격리 중인 사랑제일교회 한 장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별 진료소에서는 양성 판정받았는데, 일반 병원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은 교인들도 있다. 유독 우리 교회만 검사 결과가 번복된 사례가 많다 보니 결과적으로 안 믿게 된다. 우리로서는 정부가 전광훈을 탄압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방역 당국은 검사 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19일 브리핑에서 "진단 검사량이나, 검사 결과는 인위적 조작이 불가능하다. 의사 판단이 개입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상으로 진단 검사의 신뢰를 훼손시키는 거짓 정보를 만들고, 검사를 고의로 지연시키거나 격리·이탈하는 행위는 국민 안전을 해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정보를 생산하거나 확산하는 일을 중단하고, 방역 당국 조치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했다.

사랑제일교회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장위동 지역에 있는 일부 식당은 교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사랑제일교회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장위동 지역에 있는 일부 식당은 교인 출입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편,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온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당은 현재 폐쇄된 상황이다. 철거 문제로 조합 측과 갈등 중인 교회 측은 '애국순찰단'을 동원해 교회로 올라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8월 20일 오전 교회 인근은 한산했다. 애국순찰단이 상주하는 텐트 바로 위에는 성북구청장이 내건 '사랑제일교회 출입 통제 및 집회 금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방송 카메라를 들고 취재하는 기자들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는 교회뿐만 아니라 지역 상가에도 타격을 줬다. 아예 임시 휴업을 한 곳도 있었다. "사랑제일교회 방문자는 이용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을 붙인 식당도 있었다. 일부 지역 주민은 사랑제일교회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누가 병에 걸려 있을지도 모르는데도 매일 집회를 했다. 누가 바이러스를 갖다 부었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 이번 기회에 혼 좀 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지방에서 매일매일 사람들이 올라왔다. 저러다 잘못하면 걸리겠다 싶었는데, 결국 걸리더라. 교인들이 (교회를) 지키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장사도 안 되고 사랑제일교회 때문에 열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