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김의식 총회장 인터뷰가 <크리스천투데이> 메인 화면에 걸렸다. 예장통합은 2009년 <크리스천투데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하고 2018년 이를 재확인했다. 크리스천투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예장통합 김의식 총회장 인터뷰가 <크리스천투데이> 메인 화면에 걸렸다. 예장통합은 2009년 <크리스천투데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하고 2018년 이를 재확인했다. 크리스천투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장 김의식 목사(치유하는교회)가, 교단이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한 <크리스천투데이>와 인터뷰했다. 예장통합은 2009년 94회 총회에서 재림주 의혹을 받고 있는 장재형 씨가 설립한 <크리스천투데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하고, 기고·구독·광고를 금지한 바 있다. 이 결의 이후 총회장 신분으로 <크리스천투데이>와 인터뷰한 사람은 김의식 목사가 처음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11월 3일 '예배 회복과 부흥 절실…십자가 사랑으로 치유해야'라는 제목의 김의식 목사 인터뷰를 게재했다. 인터뷰는 11월 1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 총회장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는 2009년 94회 총회에서 장재형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크리스천투데이>에 대해 "법적 대표자가 장재형은 아니지만, 이미 밝혀진 내용만으로도 모두 장재형의 영향 아래 있는 유관 단체들로 보아야 하는 바, 이 단체들과 어떤 형태의 관계를 맺거나 특히 글을 쓰거나 광고를 하여 이들을 돕는 일이 없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며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해 달라고 보고했고, 총대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예장통합은 2018년 103회 총회에서도 <크리스천투데이>에 대해 "이단 옹호 언론 해제를 위한 필요조건인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내규 '최근 3년간 이단 옹호 기사를 게재한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 못해 해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서 종전 결의를 유지했다. <크리스천투데이>가 끊임없이 장재형 씨에 관한 글을 올려 왔기 때문이다.

총회가 공식적으로 두 번이나 결의했는데도, 김의식 목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단 옹호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장 예장통합 내부에서는 총회장이 총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황당함과 문제의식을 느낀 몇몇 교단 목회자는 11월 1일 김의식 총회장이 집무실에서 <크리스천투데이>와 인터뷰했다는 사실을 당일 <뉴스앤조이>에 알리기도 했다.

김의식 목사가 제시한 107회 총회 임원회 공문. 김 목사는 위 공문을 근거로 <크리스천투데이>는 이단 옹호 언론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인터뷰도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 제공 김의식
김의식 목사가 제시한 107회 총회 임원회 공문. 김 목사는 위 공문을 근거로 <크리스천투데이>는 이단 옹호 언론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인터뷰도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사진 제공 김의식

그럼에도 김의식 목사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11월 3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지난 107회기 임원회에서 결의한 게 있다. 그걸 근거로 인터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총회와 관계도 회복되고 결의까지 해 줬으니 (거기서) 인터뷰하자고 연초부터 요청이 있었다. 미루다가 이번에 하게 된 것이다. (나도) 어떤 근거가 없으면 (인터뷰) 못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가 말한 107회기 임원회 결의는, 2023년 6월 17일 자 '사실 확인 요청 회신(크리스천투데이)' 제목의 공문과 관련 있다. 이 공문은 제목처럼 <크리스천투데이>가 사실 확인을 요청해 총회에서 보낸 것이다. 공문에는 △2009년 94회 총회에서 <크리스천투데이>에 대한 이단 옹호 언론 연구 보고서를 채택한 사실이 있는데 △2010년 총회 감사위원회가 2009년 이대위 결의 당시 의결정족수를 위배한 것을 확인했고 △감사위원회 보고는 95회 총회 때 확정됐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의식 목사는 2009년 이대위 결의 당시 절차상 하자가 있었기 때문에, <크리스천투데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한 총회 결의도 무효라는 식으로 판단·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장통합 이대위는 <크리스천투데이> 이단 옹호 언론 해제가 완료되지 않았고, 재심 청원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여전히 장재형 옹호·홍보 기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김의식 목사는 총회 임원회가 해결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장통합 108회 총회 보고서 갈무리 
예장통합 이대위는 <크리스천투데이> 이단 옹호 언론 해제가 완료되지 않았고, 재심 청원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여전히 장재형 옹호·홍보 기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김의식 목사는 총회 임원회가 해결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예장통합 108회 총회 보고서 갈무리 

그러나 전 예장통합 이대위원장들은 김 목사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단 해제를 총회 임원회나 감사위원회가 할 거면 이대위나 총회가 왜 있느냐는 것이다. 94회기 총회 당시 <크리스천투데이> 이단 옹호 언론 규정 결의를 이끌었던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 원로)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94회 총회 이대위 당시 의결정족수가 미달되지도 않았거니와, 설령 감사 지적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으로 그냥 이단 옹호 언론 해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은 일부러 봐주려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

최 목사는 "정말 문제가 있다면 절차를 밟아서 이대위가 연구·보고하게 하고, 총회 석상에서 총대들의 의견을 반영해 해제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이렇게 (총회 임원회 공문을 근거로) 두루뭉술 넘어가려는 건 정말 사악한 짓이다. 앞으로 다른 이단·사이비들도 이런 식으로 요청해 오면 받아 줄 것이냐"고 말했다.

98회기 이대위원장 황수석 목사도 "이단 옹호 언론 해제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뷰를 한 것은 (김의식 목사를) 이대위에 회부할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황 목사 역시, 이단 옹호 언론 해제는 이대위가 다시 사안을 심사한 후 총회에 보고하고 총대들의 결의를 얻어야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이대위원장 이철웅 목사도 전직 이대위원장들과 같은 입장이었다. 이 목사는 "총회 임원회 공문만으로는 (이단 옹호 언론 해제가) 안 된다. 이대위가 검토하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 문제다. 만일 <크리스천투데이>가 이대위에 정식으로 재심을 신청한다면, 그런 것(이단 옹호 행위)을 계속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게 돼 있다. 최종적인 보고와 결정은 총회 석상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현재까지 <크리스천투데이>가 재심을 신청하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 김의식 목사의 인터뷰 문제를 11월 회의 때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전·현직 이대위원장들은 이대위가 재심 절차를 밟은 후, 총회 석상에서 총대들의 결의를 받아야 비로소 이단 옹호 언론이 해제되는 것이며, 총회장이나 임원회가 자의적으로 결의를 풀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장통합 전·현직 이대위원장들은 이대위가 재심 절차를 밟은 후, 총회 석상에서 총대들의 결의를 받아야 비로소 이단 옹호 언론이 해제되는 것이며, 총회장이나 임원회가 자의적으로 결의를 풀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크리스천투데이>는 10년 넘게 이단 옹호 언론으로 규정돼 왔지만, 지금도 설립자인 장재형 씨를 적극적으로 홍보·옹호하고 있다. 현재 장 씨가 세운 올리벳대학교와 그 유관 기관들은 미국에서도 여러 건의 소송에 휘말리는 등 논란을 낳고 있다. 2022년 말 미국에서는 탈퇴자들이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는 폭로 동영상을 만들어 올렸고, 올해 8월에는 8fig라는 회사가 장재형의 유관 기관 및 회사와 연관된 인물들에게 1760만 달러대 소송을 제기했다가 합의 후 소송을 취하한 일도 있었다. 8fig은, 장재형과 관련된 사람들이 초기 대출금을 받고 위장폐업하는 방식으로 '조직범죄법'을 어겼으며, 그 배후에 올리벳대학교와 장재형이 있다고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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