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영상 예배 결정과
그리스도인들의 인식

코로나19가 전국 단위로 확산되면서 예배와 미사 등의 종교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영상으로 대체되고 있다. 초대형 교회들, 즉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사랑의교회·명성교회·소망교회 등이 주일예배를 전격 취소하면서 영상 예배로 참여하라고 교인들에게 권하고 있다. 집단감염 사태가 우려되기에 교회 밖 시민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오랫동안 내려오던 교회의 전통과 예배를 중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얼마 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과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실시한 코로나19 관련 개신교인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1%가 주일예배 중단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국가적 위기 앞에, 개인의 신앙과 예배 참여보다는 교회가 확산 방지에 함께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물론 신앙 수준별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 신앙이 깊을수록 반대 의견이 높았으며 초신자일 경우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는 같은 보고서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교회의 공동체 의식이 중요하다면서 주일성수 개념에 대한 과도한 신학적 해석을 자제할 것을 주장했다.1)

영상 예배를 어떻게 볼 것인가?

그렇다면 주일예배를 대체하는 영상 예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내 예배학자들은 온라인 예배에 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단과 학자들마다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명실 교수(영남신대 예배학)는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여도 주일성수 개념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로마 박해 당시 가정과 카타콤에서 드렸던 예배를 근거로 들었다.2) 김동건 교수(영남신대 조직신학)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명 살림과 배려의 마음이 필요할 때라며 대중예배를 유보하는 것이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라면 예수님 뜻에 부합되는 것이라 주장했다.3)

고신대 교수회는 공예배의 중요성을 절대화할 위험성을 경계하면서 구약의 전염병 발생 시 진영 밖으로 격리시키는 규정을 근거로 예배 장소와 삶의 자리에 정결함이 필요하다고 서술한다. 그러면서 교회와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감염이 의심되는 교인들의 예배 참여를 제한하고 공동체를 보호하려는 실천들은 적절한 것이라 하였다.4)

장로회신학대학교도 총장 서신으로 영상 예배에 관한 여러 지침을 게시했다. 이것이 이례적이고 임시적인 대응임을 강조하면서, 교회에서 예배할 때는 교인들 간 거리를 확보하고 찬양과 기도는 최소한의 참여를 제안한다. 또한 디아스포라(재택) 예배로 미디어를 이용하는 방안과 가정 예배를 소개하면서 예배의 감동과 의미가 퇴색되거나 예배자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예배 환경과 순서에도 주의를 기울이라고 당부했다.5)

국내에는 공예배 참석이 아닌 영상으로 드리는 예배에 대한 신학적·목회적 연구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미디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새로운 교회 유형과 신앙 행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요청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교회 예배와 신앙의 참여 방식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들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3월 초까지 주일예배를 온라인 영상 예배로 대체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3월 초까지 주일예배를 온라인 영상 예배로 대체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교회로

예배 환경이 미디어와 온라인으로 전환된다면, 다시 말해 오프라인 모임 없이 온라인으로 예배와 양육, 교제와 기도 생활과 같은 신앙생활의 전반적인 부분까지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교회의 온라인 사용을 크게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유형은 기존의 교회 홈페이지를 통하여 설교와 예배 영상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경우이다. 부득이하게 주일예배에 참석할 수 없는 교인들의 예배 생활을 돕기도 하고, 영상을 업로드하여 교회를 홍보하거나 주중의 편안한 시간에 예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교회의 멤버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모임을 참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두 번째 유형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교회 형태로 멤버십 유지와 신앙생활의 대부분을 가상의 공간에서 진행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Life.Church(www.life.church)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온라인 교회 중 하나로 1996년에 차고에서 시작하여 20년이 지난 지금 매주 7만 명 정도가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한다.

영상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예배를 진행해 오다가 10여 년 전부터 인터넷 캠퍼스(구역 또는 교구 모임)를 열었다. Second Life를 통하여 가상의 교회(Virtual Church)에서 예배에 참석하게 하거나, Bible App으로 주일학교를 포함하여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채팅으로 신앙 상담을 하거나 기도와 같은 일반 사역을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매주 4만여 명이 온라인으로 예배하는 Church of the Highlands와 North Point Community Church, 약 2만 5000여 명이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Saddleback Church와 Calvary Chapel Fort Lauderdale 등이 있다.6)

그렇다면 온라인을 통한 신앙생활이 교인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2004년의 Pew Internet & America Life Project의 보고서에 의하면 응답자의 64%가 영적이고 종교적인 이유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7)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한 일상의 변화로, 온라인 사용은 종교 활동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다.

팀 허칭스(Tim Hutchings)는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종류의 교회 공동체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하워드 레인골드(Howard Rheingold)의 공동체 정의를 인용하면서 공동체가 얼굴을 대면하는(face to face) 방식을 벗어나 정서적·심리적·인격적 관계의 연결망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공동체라고 주장한다.8)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예배와 신앙생활이 점점 확대되면서 발생하리라고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여러 목회자가 학자들이 제기하는 것처럼 △교회의 소속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건강한 신앙생활이 지속 가능할 것인가 △교회의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과 같이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새로운 변화는 위기일까, 기회일까?

온라인 예배와 교회의 등장은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초래하게 될까? 먼저는 교회론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역 교회와 같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멤버십이 아닌 온라인과 가상의 공간에서 참여하는 교인들까지 교회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목양할 방안들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멤버십 형태를 다양하게 할 뿐 아니라 예배 참여의 인정과 봉사 영역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 두세 사람이 함께하는 신자의 모임으로서 교회 공동체 개념을 확대해서 공동체성을 정서적·인격적·관계적 연대가 가능한 모든 공간으로 확대하는 유연한 해석과 적용이 필요하다. 피트 워드(Pete Ward)는 액체 교회(Liquid Church)를 제안하면서 근대의 고정적인 모습이 아닌 새로운 상황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교회론을 주장한다.9)

또한 예배에서 예전의 형식과 내용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 하나님과의 관계성과 참여자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예배 참여 형식의 변화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오프라인의 예배와 신앙생활이 장단점이 있듯이 온라인을 통한 참여의 장단점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새로운 세대와 상황에 대한 교회의 유연한 성찰이 뒤따른다면 어려운 상황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승환 / 장신대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신학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새물결아카데미에서 공공신학을 강의해 왔으며, 최근에는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공공신학, 급진정통주의, 도시신학, 공동체주의 등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중이다.

1)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관련 개신교인 대상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국기독교언론포럼, 2020.2.27.
2) 김명실, "코로나바이러스19와 관련하여 예배에 대해 고민하는 목사님들께 드리는 서신," 문화선교연구원, 2020.2.2.
3) 김동건, "온라인 주일예배에 대해," www.facebook.com/dkkim222.
4) 고려신학대학교 교수회, "국가적 비상 상황과 공예배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성찰," 고려신학대학원, 2020.2.27.
5)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으로 고통을 겪는 교회를 향한 위로와 권면의 서신," 장로회신학대학교, 2020. 2. 27.
6) Andrew Conrad, "5 Biggest Online Churches," Church Management, 2019.5.10.
7) E. Kaburuan, C. Chen, T Jeng, "Service Design Model of the Online Virtual Church in Second Life," 13th Annual Conference on Human Computer and Interaction, 2009.1.1.
8) Tim Hutchings, "Real Virtual Community," Word & World vol 35, 2 spring 2015. 151-59.
9) Pete Ward, Liquid Church, Hendrickson Publishers, 2002.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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