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신천지 사람들의 코로나19 감염 때문에 말이 많다. 이 사건으로 하나님의 진노 공식이 더 힘을 받을 것 같다. 감염되는 것은 누구나, 또 어디에서나 가능하기에 그들이 감염된 것을 두고 비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윤리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신천지뿐 아니라 교회도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병에 걸리고 나서 신천지가 내린 결정과 거짓말은 잘못되었고, 책임질 부분도 있을 것이다.

여러 교회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예배를 폐하거나 모임을 취소하는 등의 결정을 한다. 이때 예배를 폐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이 간혹 있다. 경건하지 못한, 믿음 없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질과 비본질을 분명하게 가리면 좋겠다. 이런 결정이 믿음 없는 행위라고 하기에는 근거도 신앙적 기반도 옳지 않다.

해외로 출장 갈 때도 그곳에 가서 예배하지 않는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교회에 나오지 못한다. 움직이지 못해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교회에 나와서 예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일이 이 같은 기준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전염될 수 있는 위험과 발생할지도 모르는 더 큰 문제를 미리 방지하려는 조치다. 이런 교회의 결정은 어쩔 수 없는 아쉬운 선택일 뿐이다. 향후 발생하게 될 상황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건함만 드러내는 이런 비난은 공동체를 생각하지 않는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가 발 빠르게 행동하면, 교회를 몰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집단으로 보던 일반인들이 생각을 바꾸게 될 것이다.

교회에 모여서 예배하지 않기로 결정할 때, 각 교회에서 아래 내용을 참고해서 계획 세우는 데 도움을 받으면 좋을 듯하다.

- 교인들이 평소와 같이 동일한 시간에 예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요즘에는 실시간 예배 중계가 그리 어렵지 않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실시간 예배 중계가 가능하다. 실시간 중계 주소를 성도들에게 문자로 안내해 주면, 각 가정에서 스마트폰을 틀어 놓고 예배할 수 있다.

이런 준비도 안 한 채,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더구나 실시간이 아니라 느즈막하게 올라오는 설교 방송만 보고 예배하라고 공지만 하는 모습은 아쉽다. 설교만 보는 것은 예배로 충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 모든 교인이 인터넷 예배가 가능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 주보는 주일이 다 되어서야 나오기 때문에 교회로 주보를 가지러 올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럴 경우, 주보 인쇄를 취소하고 그 돈으로 주보 이미지를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보내 줘야 한다. 요즘은 스마트폰 주보가 활성화되어 그런 시스템을 이용하는 교회는 문제가 안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 기회에 알아보시기 바란다.

- 건물 교회에서 예배하지 않고 집에서 예배할 기회가 생겼는데, 이 상황에서 가정에서 예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이 때문에 교회에서는 가정에서 예배를 인도할 수 있도록 자세한 안내 지침을 만들어 전달해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목회자라면 모를까, 주보만 가지고 평소처럼 예배를 인도할 수 있는 교인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실시간 중계보다는 가정 예배의 틀을 제시하면 어떨까. 주일예배 같은 시스템으로는 가정 예배가 성공하기 어렵다. 가정에서 가족끼리 조금 더 친밀하게 예배하면 어떨까. 다수 회중을 대상으로 하는 평소 주일예배 시스템에서 생략되거나 소홀해지는 부분을 다시 회복시켜 제안하면 좋을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아래 내용을 참고해 주일에 교회로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 드리는 가정 예배를 구성하시면 어떨까 한다.

- 많은 이가 부를 수 있는 쉬운 찬양을 선곡한다. 복음성가도 선곡해 본다.

- 한 가정의 가장에게 설교하라고 하기보다, 설교 본문을 여러 개 선택해서 본문의 말씀 자체를 읽어 볼 수 있도록 말씀 시간을 구성한다. 설교문을 대신 읽는 것도, 가정에서 실제 인도되는 상황을 생각해 볼 때 그리 적절한 선택이 아니다. 가족들끼리 나누어 읽을 수 있도록 하고, 본문은 아이들도 다 같이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 중심의 예수님 이야기나 역사서 등을 선택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더 신경을 써서 새번역성경이나 <메시지>(복있는사람) 성경 본문도 같이 제공해, 개역개정성경과 함께 두 번 읽도록 한다면 설교가 없어도 하나님의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드라마 바이블 같은 오디오 성경 낭독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설교 본문을 읽고 들어도 되겠다. 그게 어렵다면, 앱으로 틀어 놓고 듣고 성경을 읽는 시간으로 꾸며도 좋겠다.

- 말씀을 읽은 후에는, 읽으면서 생각한 것과 느낀 것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자.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딱딱한 설교문으로 설교하는 것보다는, 말씀을 읽고 함께 나누는 게 가정 예배를 더 활기차게 만들 것이다.

- 예배 전 가벼운 음료수나 커피 등을 마시면서 가족끼리 교제하는 시간을 보내고, 예배 후에는 요리해서 집에서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한다.

교회에서 건물로 주어진 곳에서만 예배했던 교인들에게, 이번 일은 언제 어디서든 예배할 수 있는 신앙인으로서의 고민을 던져 주기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건물에 다 같이 모여 예배하지 않으면, 예배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는가 고민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건물에만 모여서 그리스도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생활을 계속해 왔다면, 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예배하도록 부름을 받은 그리스도인 정체성을 확인하고 훈련하는 시간도 될 것이다. 예루살렘교회가 박해로 여러 곳에 흩어졌고, 그 덕분에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기회를 얻었던 것처럼.

사실 이런 메시지가, 코로나19를 하나님의 저주라고 비난을 퍼붓는 메시지보다 더 성경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은 비난하기보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본질을 생각하고 기념할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외부 기고는 <뉴스앤조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