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지역 주요 교회는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앤조이 최승현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서울 지역 주요 교회는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서울에 있는 주요 교회들이 코로나19 확산과 감염 예방을 위해 예배당을 폐쇄했다. 교회들은 3월 1일 일요일 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했다. 교인 출입은 금지하고, 교역자와 몇몇 장로만 나와 소규모로 예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는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예배당 문을 닫았다. 교역자와 장로 대표 50명만 참석한 채 조용히 예배했다. 이영훈 목사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신천지 폐해를 언급했다. 이 목사는 "대표적 이단이 신천지예수교장막성전이다. '교회'라는 이름을 붙여서 기독교계가 크게 피해를 보고 있다. 안상홍 하나님의교회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단이 들끓는 이유를 한국교회에서 찾았다. 이 목사는 "우리 기독교가 영적 능력을 상실해서 그런 거다. 회개 운동, 기도 운동, 전도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설교 중간중간 "이번 기회에 신천지 사이비 집단을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 "신천지 이만희는 거짓 선지자다. (신천지) 여러분을 지금까지 속여 왔다", "거짓 교리에 현혹돼 잘못된 삶을 살았던 분들이 돌이켜 나와 정상적 삶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영동교회 정현구 목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인간의 유한성을 망각한 세상 △신천지가 자랄 토양을 제공한 한국교회 △온갖 혐오의 바이러스, 사회 불안의 바이러스 등 더 두려운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기독교인을 향한 경고라고 말했다.

특히 정 목사는 한국교회에 대한 경고 부분에서 "신천지를 비판할 수 있지만, 그전에 한국교회를 돌아봐야 한다. 신천지는 기존 교회의 부도덕성을 지적하며 교인을 현혹했다. 일차적 원인은 한국교회에 있다"고 말했다. 또 "신천지는 속이기는 하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포교하고 있다. 우리는 뭘 했나. 전도 열정, 구령의 열정이 식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명성교회도 이날 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했다. 김삼환 원로목사는 설교 시작 전, 한때 확진 판정을 받았던 교회 부목사를 언급했다. 부목사는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 완벽하게 우리를 지켜 주셔서, 한 명도 감염된 자가 없이 음성으로 판명 났다. 주님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을 베풀어 주셨다"고 말했다. 아들 김하나 목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부목사를 즉각 격리하고 주일예배를 중단한 건 김하나 목사 지시로 이뤄진 일이라며 하나님의 큰 은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삼환 목사는 설교에서 "기도할 때 우리 마음이 밝아지고 환해진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이기는 길도 기도에 있다. 코로나만 기도할 게 아니고,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기도를 하자"고 말했다.

영상 예배 대체한 이유
"서로를 살리기 위해서"
세계 최대 규모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세계 최대 규모 여의도순복음교회도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대체한 것을 놓고도 목회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설교가 나왔다. 영상으로 예배를 진행한 소망교회 김경진 목사는 "초대교회 사람들이 박해를 피해 카타콤에서 드린 예배처럼 자기 자신이 거룩한 성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예배를 중단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흑사병이 돌았을 때 믿음 좋은 사람들은 '하나님이 지켜 주실 것'이라며 버텼고, 결국 화를 입었다는 예화도 꺼냈다. 김 목사는 "그런 사람들이 전염병을 전파하는 숙주가 됐다. 우리는 '안식일을 기억하고 거룩히 지키라', '살인하지 말라'는 두 가지 계명을 지키기 위해 예배 방법을 바꿨다. 서로를 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전염병을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게 믿음의 행위이다"고 말했다.

영상으로 대체한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도 "지역 감염의 매개가 될 수 있기에 (예배당에) 안 가는 게 옳다. 그리스도인들이 이럴 때 겁 없이 예배할 수 있다고 표현하는 건 만용이다"고 말했다.

격리 예배를 해야 하는 이유도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내가 감염되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옮길지도 모르니까. 사회를 걱정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때문에 격리 예배를 택하는 것이다.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별개로 지역적 배제·혐오 현상은 문제라고 짚었다. 김형국 목사는 "분노와 혐오를 부채질하는 정치와 언론이 있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 일에 잘 대응하고 있다. 정부 옹호할 생각은 없다. 잘하고 있으면 잘하고 있다고 말해야 한다. 나라가 큰일 난 것처럼 호들갑 떨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은 진정한 평화, 안전에 기초해 불필요한 분노·혐오가 줄어들게 해야 한다고 했다. 거짓과 범죄를 저지른 신천지에는 사법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혐오 대상이 된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확진자가 나와 2주간 예배당을 폐쇄했던 명륜교회(박세덕 목사)도 예배당을 연 지 2주 만에 다시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박세덕 목사는 편의에 따라 영상으로 예배하는 일은 잘못됐다고 전제하면서도 생명 문제 앞에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국가 시책에 협력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감안할 때 불가피하게 영상 예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 방법 외에는 현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신앙적·신학적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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