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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안섭 원장이 에이즈 환자 '7만 번' 볼 때 생긴 일들
인권침해 사실 왜곡·은폐 의혹…잘못 시인하다 공론화에 돌변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8.12.10 16:56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7만 번. 수동연세요양병원 염안섭 원장이 에이즈 환자를 돌봤다고 나올 때 등장하는 숫자다. 염안섭 원장은 2017년 10월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이 염 원장에게 "얼마나 많은 에이즈 환자를 만나셨느냐"고 묻자, 염 원장은 "7만 번 이상 만났다"고 답했다.

'7만 번'은 엄청난 수치다. 이렇게 말하는 순간, 그는 자동으로 '에이즈 전문가'라는 권위를 얻게 된다. 그러나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7만 번이라는 숫자가 그렇게 의미 있는 것인지 의아해진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이 정부 위탁을 받아 장기 요양 사업을 수행한 2010년에서 2014년까지, 여기에 입원한 에이즈 환자는 총 100명이 되지 않는다. 병상 수도 75개였다.

7만 번이라는 숫자는, 에이즈 환자 한 명이 24시간 동안 병원에 입원한 것을 1번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계산한 수치다. 에이즈 환자 1명이 1년 내내 수동연세요양병원에 입원했다면, 365번이 되는 것이다. 물론 염안섭 원장은 에이즈 환자를 많이 돌본 축에 속하지만, 그가 만난 에이즈 환자가 전체 에이즈 환자를 대변할 만큼 많은 것은 아니다.

지난 기사에서 살펴본 것처럼, 염안섭 원장이 에이즈와 동성애의 연관성을 말하며 내세우는 논리는 이미 보수 개신교계가 진리처럼 굳게 믿고 있다. 염 원장이 교계에서 에이즈 전문가라고 대접받으며 반동성애 운동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15년 말,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라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후 그는 각종 교회·교계 행사, 옥외 집회 등의 연사로 나섰다. 그의 강연에는 일정한 레퍼토리가 있다. △모든 사람이 외면한 말기 에이즈 환자를 돌봤는데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동성 성관계(항문 섹스)로 에이즈에 걸렸고 △모두 끔찍한 모습을 하고 불행한 말로를 겪고 있는데 △내가 본 것을 사실대로 알리기 시작했더니 동성애 단체가 자신과 병원을 공격해 왔다는 식이다.

염안섭 원장은 에이즈 환자를 돌본 횟수가 '7만 번'이나 된다고 강조하지만, 그의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는 전체 HIV/AIDS 환자에 비하면 꽤 적은 숫자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염안섭 원장이 에이즈 환자를 7만 번 돌봤다고 주장하는데, 중요한 사실은 7만 번을 '어떻게 돌봤느냐'다. 염안섭 원장이 국가 위탁을 받아 에이즈 환자를 돌보는 동안, 수동연세요양병원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염안섭 원장이 공식적으로 에이즈 환자를 받던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병원에서 발생한 각종 의혹을 살펴본다.

2011년, 간병인이 환자 성폭력
병원 측, 알고도 은폐 의혹

수동연세요양병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 중 가장 큰 부분은, 입원해 있던 에이즈 환자들 인권침해 의혹이다. 환자 폭행 등 단순 폭력 사건이 아니라, 간병인이 피해자에게 성폭력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를 알고도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 위촉을 받아 국가의 에이즈 사업을 감독하는 국가에이즈관리사업모니터단 관계자는 2011년 10월, 수동연세요양병원의 한 간병인이 환자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모니터단은 장기 요양 사업을 위탁한 질병관리본부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성폭력에 대한 병원 관계자들 증언은 구체적이었다. 에이즈 환자 A는 허리디스크에 눈이 보이지 않는 중증 환자였다. 그는 지방의 한 병원에 있다가 수동연세요양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병원이 장기 요양이 필요한 에이즈 환자를 받아들이는 유일한 병원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교수는 "HIV 감염인이기도 한 간병인이 A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사실을 병원도 알고 있었지만, 이 사실을 숨기는 데 급급했다"고 말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은 모니터단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기 전, 간병인을 해고 조치했다.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는데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가해자로 지목받은 사람을 그만두게 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모니터단은 질병관리본부가 성폭력처럼 민감한 사건을 조사하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봤다. 비밀이 보장되는 장소에서, 정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중심으로 피해자 진술을 확보해야 했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 파견 나온 조사관은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은 채 다인 병실에 누워 있는 피해자에게 직접 진술하게 했다.

당시 국가에이즈관리사업모니터단 일원이었던 A 교수는, 2011년 12월 수동연세요양병원에서 발생했다고 보고받은 각종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가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취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폭력 사건 발생 여부는 경찰에서 수사할 문제라며 진정을 각하하고 이 사건을 남양주경찰서로 넘겼다.

문제 제기는 2011년 12월인데, 남양주경찰서에서 진정인을 조사한다며 A 교수에게 연락이 온 건 이듬해 여름이었다. 가해자는 이미 해고됐고, 관련자들도 일상으로 돌아간 뒤였다. 이 교수는 소를 취하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건 발생 시점에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뒤라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이렇게 허술하게 조사해서 무혐의가 나오면, 오히려 병원에 면죄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취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일이 발생하는 사이 피해자는 어쩔 수 없이 수동연세요양병원에 계속 머무르고 있었다. 에이즈 환자인 그를 받아 주는 요양 병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녀들에게 짐이 되기 싫었던 그는 다른 곳으로 이송을 요청하지 않고 병원에 남겠다고 했다. 피해자는 앓던 병이 악화해 2012년 8월 사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고도 적극적으로 사건을 조사하거나,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이 어떤 상황인지 파악해 바로잡으려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 몇 달 뒤에야 수동연세요양병원에 직무 윤리 교육 실시 및 복무규율을 강화하고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에 그쳤다.

그 사이 염안섭 원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주도적으로 증언을 한 몇몇 사람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 성폭력 피해가 있었던 게 아닌데 병원에서 이 같은 사실이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다니면,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병인은 성폭력이 아니라 "자위행위를 한 것"이라는 진술을 남기고 해고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한 조사에서 피해자도 "그런 사실(성폭력)이 없었다"고 말하고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이 사건을 알고 있던 교수·활동가들은 사건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을 공론화하면, 안 그래도 힘든 생활을 하는 HIV 감염인들을 향한 사회적 낙인이 더 심화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2013년, 입원 13일 만에 사망한 환자
처음에는 사과하던 염안섭 원장
시간 지나면서 "동성애자의 시체 팔이"

성폭력 의혹 사건이 발생하고 채 2년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입원한 지 보름도 안 된 에이즈 환자가 갑작스레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수동연세요양병원에는 암 말기 환자도 많이 입원해 있다. 환자의 사망은 늘 발생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에이즈 환자의 사망 사건은, 병원이 환자가 사망에 이를 때까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3년 8월 사망한 환자는 김무명 씨(가명). 그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급성 결핵 치료를 받은 뒤 수동연세요양병원으로 이송됐다. 장기 요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사망하자, 병원 내부에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누군가가 감염인 인권 단체에 이를 알렸다.

김무명 씨 사망 이유를 두고 단체와 병원 측은 전혀 다른 주장을 했다. 인권 단체는 김 씨가 수액 치료가 필요한 환자였는데, 병원이 이를 무시하고 김 씨에게 전혀 수액을 주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몸 상태가 급격하게 안 좋아진 환자가 다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해 달라고 했으나, 구급차 이송비 때문에 병원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도 했다.

염안섭 원장은 명실상부 한국교회 반동성애 진영에서 가장 자주 부르는 강사로 자리 잡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병원 측 주장은 전혀 달랐다. 염안섭 원장은 김 씨에게 수액 처치가 필요한 건 맞지만, 환자가 이를 완강히 거부했기 때문에 강행하는 것이 오히려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또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을 권했지만 진료 예약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가 거절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가 사망한 1차 요인은 병원의 조치 부족이 아니라, 환자의 질병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2011년 성폭력 의혹에 이어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인권 단체는 이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2013년 11월 5일, HIV/AIDS 감염인을 돕는 인권 단체들은 수동연세요양병원에서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했다며 폭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수동연세요양병원에서 근무했던 간병인·간호사 등이 참석해, 병원에서 발생했던 구체적인 인권침해 사례를 증언하기로 돼 있었다.

뜻밖에도 이 자리에 염안섭 원장이 등장했다. 염 원장은 병원 근무자들 몇몇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타났다. 기관의 잘못을 고발하는 자리에 잘못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참석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주최 측은 염 원장이 병원을 거쳐 간 이들을 압박하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판단하고 퇴장을 요청했으나 염 원장은 응하지 않았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실랑이 끝에 수동연세요양병원 사람들은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현장 근무자들과 배포된 자료집에 수록된 환자들 증언을 바탕으로 <한겨레21>은 2013년 11월 12일 "'요양이 아니라 사육이었다' 들어가면 바보 되는 에이즈 요양 병원", <오마이뉴스>는 12월 8일 "'환자 사망·성폭행' 논란 병원, 뒤늦게 '죄송'"이라는 제목으로 수동연세요양병원의 열악한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에서는 11월 30일 "다 꺼리는 에이즈 환자…병원 문 닫을 각오로 돌봐"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이 기사에는 염안섭 원장과 병원 이름이 익명 처리돼 있지만, 누가 봐도 수동연세요양병원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 기사는 말기 에이즈 환자를 돌보는 국내 유일 요양 병원이 얼마나 힘들게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병원과 염 원장의 입장을 소개했다.

국가에이즈관리사업모니터단 단원이었던 A 교수는 <조선일보> 기사를 보고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당시에도 그는 기사 댓글창에 실명으로 여러 차례 기사 내용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누가 봐도 '언론 플레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기사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 교수는 보건복지부 게시판에, 질병관리본부가 에이즈 환자 요양 병원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아 에이즈 요양 환자들의 인권침해가 연속해서 발생해 왔다는 취지로 글을 작성해 게시했다. 2011년 발생한 성폭력 및 인권침해 사건, 2013년 발생한 환자 사망 등 그동안 국가에이즈관리사업모니터단이 접수한 증언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었다.

염안섭 원장은 글이 올라간 지 며칠 지나지 않은 12월 초, 문제 제기를 한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인권 단체 분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만나서라도 풀고 싶다고 했다. 염 원장은 12월 6일, 인권 단체에도 사과문을 보내며 "저희 병원에서 불편을 겪으셨던 분들과 이번 일로 실망을 안겨 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썼다.

염안섭 원장은 각종 강연을 통해 동성애가 에이즈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같은 주장은 한국교회에서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염안섭 원장은 이때까지만 해도 인권 단체 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14년 12월 13일 KBS 추적 60분의 '에이즈 환자의 눈물'이 방송될 즈음 태도가 바뀌었다. 그는 방송 당일 오전, 보도 자료를 배포해 "에이즈 단체가 자신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국립에이즈요양병원 설립을 요구하면서, 언론을 통한 대규모 명예훼손을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니, 앞으로 보도하는 내용에도 신경을 써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추적 60분은 수동연세요양병원을 둘러싼 의혹들을 모아서 보도했다. 한국에 사는 HIV/AIDS 감염 환자들이 요양을 목적으로 입원할 수 있는 곳이 수동연세요양병원이었는데, 이곳에서 환자 성폭행,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그 외에도 인권침해로 보이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은 방송 나흘 뒤 12월 17일 자 <조선일보> 32면에 '추적 60분인가 소설 60분인가'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실었다. 병원 측은, 2011년 발생한 성폭력 사건은 간병인의 자위행위였는데 모니터단이 이를 부풀려 성폭력 사건으로 만들었고, 인권 단체들이 2013년 사망한 환자를 이용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병원 실태 보도한 언론사에 손배 청구
참석자들은 명예훼손으로 고소

양쪽의 공방은 2015년 1월 열린 기자간담회를 기점으로 법정까지 가게 됐다. 기자간담회에서는 2011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HIV 감염인이자 간병인의 진술서가 공개됐다. 그는 이 진술서에서, 앞이 안 보이는 피해자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자기가 억지로 성행위를 지속했다고 양심선언했다. 또 염안섭 원장이 자신을 불러 "자위행위했다고 하라"고 종용해 당시 조사에서 그렇게 말했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의혹이 사실에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염안섭 원장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국가에이즈관리사업모니터단 소속 교수들과 인권 단체 활동가들을 허위 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는 모두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염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 혹은 관련 내용을 취재해 보도하는 언론들에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 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언론 보도로 수동연세요양병원이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고, 이 일로 지나치게 많은 감사를 받게 돼 준비를 위해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언론 중재는 염 원장의 반론을 실어 주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미디어오늘>·<연합뉴스>·<프레시안>·<비마이너> 등 언론사는 "인권 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인권침해 때문에 위탁계약이 해지된 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의 최종 실적 평가 결과 점수 미달이었기 때문"이라는 염 원장의 반론을 실어 줬다.

<뉴스앤조이>는 염안섭 원장에게, 과거 병원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염 원장은 해명 대신 <데일리한국> 기사 링크를 보내왔다. 기사에는 "사망한 에이즈 환자는 이미 사망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전원되어 왔으며, 그 환자의 어머니는 시민단체들에 대해 아들의 사망 사건을 언급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이 사망 사건과 위탁계약 철회와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이 확인돼 이를 바로잡습니다"는 내용이 실렸다. 과거 언론사들에 요구했던 반론 보도와 다르지 않았다.

수세 몰린 염안섭 원장 받아 준 한국교회
반동성애 진영 인기 강사로 발돋움

염안섭 원장은 2013년 12월만 해도 병원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사과했다. 이 사건을 문제 제기했던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고, HIV/AIDS 감염인 인권 단체에 사과문까지 보냈다. 하지만 2014년 추적 60분 방영을 기점으로 '선의를 가지고 에이즈 환자를 돌봤지만 동성애 단체에게 공격받는 의사'로 태도를 바꾸었다.

이후 염안섭 원장은, 자신이 만난 심각한 에이즈 환자는 모두 동성 간 성 접촉으로 감염된 남성이었고, 갈 곳 없는 그들을 선의로 받았는데 오히려 동성애자들이 자신을 공격한다는 취지로 강연하기 시작했다. 염 원장은 2016년 2월 <미디어펜>에 기고한 글에서, 인권 단체들 활동을 '시체 팔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수세에 몰린 염안섭 원장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보수 교계였다. 한국교회언론회는 2014년 12월 15일 발표한 논평에서 "수동연세요양병원은 경기 동부권에서 1등급 판정을 받은 곳인데, 에이즈 감염인 단체와 동성애 단체의 여론에 떠밀려 느닷없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염 원장의 주장을 똑같이 반복했다. 반동성애 단체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도 12월 16일 KBS 본관 앞에서 추적 60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염안섭 원장은 한국교회에서 유명한 반동성애 강사 중 한 명이 됐다. 퀴어 문화 축제 반대 집회에 패널로 등장하고, 한 기독교 방송 프로그램에는 고정 패널로 출연해 반동성애 입장을 대변했다. 이제 한국교회에서 그는 자타공인 '에이즈 전문가'로 대접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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