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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결혼 합법화 후 수간 합법화한 나라는 없다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 동성애 관련 해명 자료 분석⑨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8.10.19 20:28

"동성애를 허용하면 소아 성애, 수간, 시체와의 섹스 등 성적 지향이라고 주장하는 행위들을 다 받아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지난해 한국기독교장로회 102회 총회에서, 캐나다연합교회가 LGBT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던 앨런 홀 목사에게 한 총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홀 목사는 "동성애는 서로 합의되고 존경하는, 성숙한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당연히 어른과 아이 혹은 사람과 동물의 관계까지 옳다고 하는 건 아니다. 두 인격 사이에 권력의 균형이 맞아야 동등한 관계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홀 목사의 답변에도 질문을 던진 총대는 궁금증이 풀리지 않은 눈치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보수 개신교인들은 동성애를 인정하고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면 동물과의 섹스, 즉 수간도 합법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주장은 주로 한국교회 반동성애 진영 활동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역시 각종 집회, 세미나, 설교 등에서 무한 반복됐다. 오죽하면 가장 진보적인 한국기독교장로회 교단의 총대가 저렇게 물어봤을까.

에스더기도운동본부(에스더) 이용희 대표를 비롯한 반동성애 운동가들은 수간도 하나의 '성적 지향'이라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면 수간 합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한겨레>가 가짜 뉴스 유통 채널 중 한 곳으로 지목한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합(건사연·한효관 대표)도 2017년 2월 22일 블로그에 '캐나다에서 수간이 승리하다'라는 기사를 번역해 올리며 "캐나다에서는 삽입 행위를 제외한 동물들과의 성행위가 합법화되었다"고 주장했다.

한국 반동성애 진영은 그동안 동성애·동성혼을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스더와 한겨레가짜뉴스피해자모임(한가모)이 제시한 '동성애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 해명 자료는 같다. 2017년 건사연이 올린 블로그 게시물과 <뉴스1>의 기사 등이다. 한가모가 블로그에 올린 해명 부분은 다음과 같다.

9. 동성애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

아래 뉴스에 의하면 유럽과 캐나다에서 수간이 합법화된 나라들이 있으며 수간 매춘이 성행하는 나라들이 있음. 그러므로 동성애가 합법화될 경우 성적으로 더 자유로워져서 수간도 합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2005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캐나다는 11년 뒤 2016년에 수간을 합법화하였다.
(원문: Sexual acts with animals are now legal in Canada)
원문 출처 : http://absoluterights.com/bestiality-wins-canada/
번역 출처 : https://m.blog.naver.com/pshskr/220941882998

참고 사이트
https://www.reuters.com/article/us-canada-court-bestiality-idUSKCN0YV1QX?fbclid=IwAR0XrcuUmgWdeR16ecU9dOmfjY9Akich0pgw92wPJY_KnX0NYf9uGFUP3lI
https://en.wikipedia.org/wiki/Legality_of_bestiality_by_country_or_territory?fbclid=IwAR2-siacEGQXE6YOQqgN90tV8BDD_1R3UFk56zV7O84X4CY6n5NRYsQW1h0

또한 2012년 12월 29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1969년 동물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 경우'를 제외한 수간을 합법화했다"고 하였으며, "네덜란드, 프랑스, 스위스, 영국 등 유럽국들은 수간을 금지하고 있다.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는 합법이다"라고 하였다.
* 관련 기사 : http://news1.kr/articles/?914522
* 참조 기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9435466

존 로버트 미국연방대법원장은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면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 등의 합법화도 막을 수 없다고 하였다.
http://bitly.kr/7jjO
https://www.economist.com/democracy-in-america/2015/06/27/the-inside-of-john-robertss-head?fbclid=IwAR2_fjCj_71Mk-BVP1xs9_FXxFomrlcDVO3DX-lcE2HL1xxoHtiJN_FVW9c

자세히 살펴보기 전, '합법화'에 대한 뜻부터 정리하고 가자. 합법화는 "법령이나 규범에 맞도록 하다"는 뜻이다. '수간 합법화'라고 하면, 국가 법에 "수간을 해도 된다", "수간을 할 수 있다"는 조문이 들어가야 한다. 이는 단지 처벌 조항이 없어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수간에 대한 법적 제재가 없는 나라는 있어도 수간을 합법화한 나라는 없다. 게다가 위에 제시된 그 어떤 자료에서도 동성 결혼과 수간 합법화의 상관성을 찾을 수 없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살펴보자.

첫 번째는 '절대 권리'(absolute rights)라는 사이트의 글이다. 2011년 생긴 이 사이트는 자유주의 보수를 표방하며 미국인 보호주의를 우선 가치로 두는 글을 주로 싣는다. 글의 제목은 '캐나다에서 수간이 승리하다'이다.

글은 캐나다에서 있었던 한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남성이 여러 건의 성폭력 혐의로 기소됐는데, 그중 동물과 관련한 것만 무죄가 나왔다는 이야기다. 무죄가 된 근거는 '삽입 없는 성행위'였다. 따라서 이 글은 캐나다에서는 동물과 삽입 없는 성행위를 한다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한가모는 이 자료를 소개하면서 "2005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캐나다는 2016년 수간을 합법화했다"고만 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동물에게 성기를 삽입하고 고통을 주는 행위, 즉 수간은 여전히 불법이다.

한가모가 두 번째로 제시한 자료는 독일에서는 수간을 불법화하려 하고, 해외 일부 나라는 여전히 수간이 합법이라는 내용의 기사다. 이 자료들 역시 동성 결혼과 수간의 상관성을 설명하지 못한다. 한가모가 인용한 <뉴스1> 기사에는 "독일은 지난 1969년 동물에 '심각한 위해를 끼친 경우'를 제외한 수간을 합법화했다"고 써 있다. 독일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한 건 2017년이다. 게다가 현재 독일에서는 수간이 불법이다.

마지막 자료는 수간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 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결혼 합법화 결정을 내릴 당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낸 반대 의견을 요약한 것이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미국은 연방 국가인데 각 주가 결정해야 할 일을 연방대법원이 강제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그는 동성 결혼을 강제로 합법화할 경우 일부다처제의 승인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곤란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로버츠 대법원장 주장일 뿐이다.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면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도 합법화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네덜란드가 법을 제정한 지 17년이 지났지만, 네덜란드를 비롯해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 중 어디도 일부다처제·일처다부제를 합법화한 곳은 없다.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은 지난 8월 한 교회에서 "1969년 독일에서 수간이 합법화되자마자 생겨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운영되고 있는 동물 매춘 업소의 실제 사진"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일에서 수간은 불법이다.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동성 결혼과 수간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기에, 에스더와 한가모는 자꾸 동성 결혼이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우선 전 세계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 중,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뒤 수간을 합법화한 나라가 있는지 살펴보자.

2018년 10월 현재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를 연도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네덜란드(2001년), 벨기에(2003년), 스페인·캐나다(2005년), 남아프리카공화국(2006년), 노르웨이·스웨덴(2009년), 포르투갈·아이슬란드·아르헨티나(2010년), 덴마크(2012년), 프랑스·브라질·우루과이·뉴질랜드(2013년), 잉글랜드·웨일스·스코틀랜드(2014년), 룩셈부르그·미국·아일랜드(2015년), 그린란드·콜롬비아(2016년), 핀란드·페로제도·몰타·독일·호주(2017년).

이들 중 미국 5개 주(와이오밍, 뉴멕시코, 워싱턴D.C,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에서는 수간을 처벌하는 법이 없다. 핀란드는 현재 동물이 고통을 표현하지 않는 범위 내의 삽입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 하지만 2020년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개정 동물복지법은 수간을 금하고 있다. 캐나다는 삽입 없는 동물과의 성행위까지는 처벌하지 않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수간이 불법인 나라 대부분이 동성 결혼 합법화 이후 수간을 불법화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동성 결혼 합법화 10년 뒤, 벨기에와 아이슬란드는 4년 뒤, 스페인은 10년 뒤, 덴마크는 3년 뒤 수간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한가모가 해명 자료로 제시한 ②에 '참조 기사'로 명시된 <국민일보> 기사가 덴마크 사례를 담은 기사다. 노르웨이와 프랑스는 동성 결혼을 전국적으로 합법화하기 전 법으로 수간을 금지했다.

세계에는 동성 결혼과 상관없이 수간이 용인되는 나라도 있다. 최근 동성 결혼 합법화를 저지한 루마니아에서 수간은 법적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헝가리도 마찬가지다. 극우 성향의 헝가리 정권은 '젠더'를 학문이 아닌 이념으로 봐야 한다며 대학이 자유롭게 젠더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두 나라는 전통적 가족의 가치 수호를 신념으로 삼고 동성 결혼 저지에 앞장서고 있지만, 수간은 제재하지 않는다. 러시아와 일본도 수간을 제재하는 법이 없다.

'수간 합법화'는 말 그대로 말이 안 통하는 동물과의 성관계를 합법화한다는 뜻이다. 한가모가 만들어 낸 가짜 뉴스 때문에 지금도 한국교회 많은 교인은 동성애와 소아 성애, 수간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이해하려 하고 있다.

이상 살펴본 것처럼, 반동성애 진영 주장처럼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후 수간을 합법화한 국가는 한 곳도 없다. 오히려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들이 수간도 불법화하는 추세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인권에 민감한 사회일수록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많기 때문이다.

'동성애'와 '수간'은 같은 선상에서 논의할 주제가 아니다. 쌍방의 동의가 있는 성행위와 상대의 동의를 얻지 않고 강제하는 소아 성애, 수간을 동일한 선상에 놓고 이해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소아 성애는 형법으로, 수간은 동물보호법으로 처벌 가능하다.

생각해 보면, '수간'이나 '소아 성애', '시체 성애' 같은 말들이 크리스천들 사이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는 현실이 이상한 것이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이런 가짜 뉴스를 제작하고 유포한 에스더와 한가모 인사들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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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장종근 2018-10-20 11:26:12

    카톨릭교회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고

    한국개신교회는
    비자금 짱노자살 부자세습 성소수자인권탄압
    맘몬숭배에 목숨거는 ...바벨론 포로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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