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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합법이라는 주장 어떻게 가능한가' 선고 앞두고 열린 모의재판
기독법률가회 변호사들, '세습 반대 문화제'서 치열한 공방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07.10 10:23

명성교회 부자 세습 재심 선고를 일주일 앞둔 7월 9일 '세습 반대 문화제'가 열렸다. 기독법률가회 소속 변호사들이 재심 모의재판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교회 가장 큰 이슈인 명성교회 부자 세습 재심 선고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교단 헌법을 어긴 것이 명백하고 지난 총회에서 총대들 뜻을 확인했는데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림형석 총회장) 총회 재판국(강흥구 재판국장)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재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교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 재심 선고를 앞두고 기독법률가회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 등 10개 단체가 '명성교회 세습 반대 문화제'를 열었다. 7월 9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문화제에는 100여 명이 참석해,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의 '바른 재심 판결'을 촉구했다.

이날 문화제에서 청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기독법률가회의 '모의재판'이었다. 기독법률가회에 속한 현직 변호사 7명이 재판부(3), 원고(2), 피고(2)가 되어 명성교회 재심을 다뤘다. 법복을 입은 재판부 3명이 중앙 좌석에 앉고, 원고·피고 법률 대리인은 각각 좌우에 자리했다.

양측 변호인은 명성교회 찬반 측이 사용하는 논리를 그대로 가져왔다. 원고 측은 명성교회가 예장통합 교단 헌법 28조 6항(세습금지법)을 어겼다며,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결의를 무효로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 측은 개교회 담임목사 청빙은 교인의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기각해야 한다고 했다.

모의재판은 약 20분간 진행됐다. 시간은 짧았지만 밀도는 높았다. 원고와 피고는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그동안 명성교회 세습 재판이 어떤 논리로 전개돼 왔는지 보여 줬다.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변호인들 공방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중간중간 손뼉을 치거나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최상위 규범, 명성교회가 어겨"
"세습 아니라 십자가 물려준 것"
'은퇴하는' VS. '은퇴한' 문구 두고 공방

원고 측은 비참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자리에 섰다고 했다. 명성교회 세습은 교회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라고 했다. 교단 헌법은 모두가 준수해야 할 최상위 규범인데, 명성교회가 이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예장통합 교단 헌법은 목회 대물림을 금지하고 있다며,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결의를 무효로 선고해 달라고 했다.

피고 측은 '세습'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세습금지법은 '은퇴하는' 목사에게만 적용되지, 이미 '은퇴한' 김삼환 원로목사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변호인은 "김삼환 목사님은 교회를 물려준 게 아니라 십자가를 물려준 것이다. 이게 어떻게 세습인가. 오히려 세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야말로 명성교회를 물질적 재산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청중들은 "우우우" 소리를 내며 야유했다.

원고 측은 헌법 28조 6항을 제정한 취지가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고 반박했다. 대기업 총수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주듯이, 담임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 법을 만들었다고 했다. 변호인은 "은퇴하는 목사에게만 (세습금지법을) 적용한다면 세습하고자 하는 목사들은 '은퇴한' 이후 자녀에게 물려줄 것이다. 잘못된 해석으로 선례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제 참가자들이 '바른 재심 판결'을 촉구하면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피고 측은 세습금지법이 교인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예장통합 교인은 헌법에 따라 스스로 원하는 목사를 청빙할 권리가 있는 '기본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단지 전임 목회자 자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청빙을 제한하는 건 기본권 침해라고 했다. 나아가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를 '민주적'으로 청빙했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했다.

원고 측은 세습금지법이 목사 청빙에 있어서 최소한의 법률 제한만 하고 있지, 기본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명성교회가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담임목사를 뽑았어도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했다. 변호인은 "아무리 교인들이 동의했더라도 위법이 적법으로 바뀔 수는 없다"고 말했다.

총회 헌법위원회 유권 해석도 쟁점이 됐다. 예장통합 103회기 헌법위원회는 현행 세습금지법은 미비하며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석한 바 있다. 사실상 명성교회 손을 들어 준 해석이었지만, 지난해 9월 103회 총회 당시 총대들은 헌법위 보고를 받지 않았다. 104회기 헌법위 역시 동일한 해석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총회 임원회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피고 측은 "헌법위원회는 국가로 치면 헌법재판소와 같다. 유권 해석이 나온 순간 세습금지법은 정지된 거나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식약청이 특정 음식을 해롭다고 판단한 것과 같다. 국민에게 해로운 음식을 계속 먹일 것인가. 이처럼 명성교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모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헌법위와 헌법재판소를 같은 기관으로 보는 것 또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헌법위의 유권 해석은 말 그대로 해석일 뿐이지, 법률 정지는 총회 결의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승계, 성경적으로 문제 안 돼
세상 법 위에 영적 제사법 있어"
"교회 사유화할 생각 버려야,
성경적·도덕적으로 정당화 못 해"

재판장은 교단 헌법에 목회직 승계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 게 명백해 보인다며 피고 측 입장을 물었다. 변호인은 "교단 헌법 조항보다 우선하는 게 성경의 진리다. 승계는 성경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 하나님과 예수님의 관계를 생각해 보라. 하나님은 (아들) 예수님께 전적으로 위임했다. 그러한 걸 닮고자, 아버지가 아들 목회자에게 십자가를 물려주겠다는데 어떻게 문제가 된다는 건가. 세상 법 위에 영적 제사법이 있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성경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이야기한다. 세습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해치는 행위이다. 목사는 교회를 사유화할 수 없으며, 내 교회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양측에 최후 변론을 요구했다. 피고 측은 그동안 명성교회가 주장해 온 입장을 정리해 설명했다.

"명성교회는 그동안 한국교회와 교단에 많은 유익을 미치고 중심적 역할을 감당해 왔다. 명성교회 교인들은 오랫동안 기도하며 목회직 승계를 준비해 왔다. 그리고 김하나 목사를 청빙하는 게 가장 최선이라는 응답을 받았다.

교단은 개교회 자유를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김하나 목사) 청빙이 위법하다고 할 경우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앞서 총회 재판국이 청빙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교인 기본권과 교회·노회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재심 청구를 기각해 주기 바란다."

원고 측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변했다.

"명성교회 세습은 사회적으로 많은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기도 하다. 세습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다. 성경적·도덕적으로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 바로잡지 않으면 교회는 더 큰 조롱을 받을 것이다. 교인들 동의를 얻었어도 헌법을 위반한 걸 정당화할 수 없다. 교단 헌법은 거룩한 교회 질서를 위해 모두가 지켜야 할 규범이다. 교회가 법과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서 세상 사람에게 법을 지키라 할 수 있겠나. 재심 재판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김하나 목사에 대한 청빙 결의를 무효로 선고해 주고, 원심 판결을 바로잡아 달라."

기독법률가회 정재훈 변호사는 재판국원들이 용기를 가지고 바른 판결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재판장은 7월 16일 선고를 내리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청중들은 열띤 공방을 펼친 기독법률가회 변호사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모의재판을 기획한 기독법률가회 정재훈 변호사가 나와 보충 설명을 전했다. 정 변호사는 "재판에서는 양측이 공평하게 주장할 권리가 있다. 재판부는 객관적으로 들어야 해서, 그에 맞춰 모의재판을 구성했다"고 했다.

그는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이 올바른 선고를 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와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재판국원은 법과 신앙적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 막강한 힘과 영향력을 가진 명성교회에 굴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불상사가 예측된다"는 명성교회 장로회 우려와 달리, 이날 행사는 조용히 끝이 났다. 장로회는 "총회 문제를 왜 길거리로 가지고 나가는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교인 이탈을 원하는 이단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다", "일부 교인이 광화문에 가서 반대 집회 안 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불상사가 예측되니 우리 교단 신학생과 목회자들만이라도 자중하기를 바란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명성교회 부자 세습 재심 선고 결과는 7월 16일 나올 예정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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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김창중 2019-07-10 16:49:42

    교회 세습 자체가 이미 성경에 위반된 불법 행위. 제발 욕심들 버리고 정신 차립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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