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이 2019년 전 목회자 및 직원을 대상으로 성 윤리 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지난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그루밍 성폭력' 사건 여파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이승희 총회장)이 2019년 전국 목사 및 직원을 대상으로 성 윤리 교육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예장합동은 1월 3일 서울 대치동 총회 회관에서 첫 총회 실행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결의했다. 지난해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됐던 인천새소망교회 김영남 목사 아들 김 아무개 목사의 '그루밍 성폭력' 때문이다.

총회 서기 김종혁 목사가 안건을 설명했다. "언론으로 내용을 다 접했으니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고, 앞서도 이 부분을 교육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3개 권역별(△서울·서북 △영남 △호남·중부)로 담임목사·부목사·기관목사 및 교회 직원 등 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성 윤리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소개했다.

이승희 총회장은 "표현하기 조심스럽지만, 사실 이 안건은 총회 실행위원회 차원에서 결의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늘 예장합동이 주 타깃이다. (김 목사 그루밍 성폭력 사건 때도) 지상파와 전체 언론이 예장합동을 공격해 왔다. 그때 총회 임원회가 성명서를 내서 1차로 차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회장은 "'추적60분'에서 또 다룬다기에 '예장합동'이라는 것은 말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그들이 예장합동은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이냐고 질문해서 '성 윤리 교육을 하겠다'고 말했다. 주의 환기 차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이고, 언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우리가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안건으로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욱 목사 재판을 반대하고 "종교인 과세 때문에 포항에서 지진 났다"고 발언해 구설수에 오른 적 있는 이형만 목사는 "성 윤리 교육이라고 하면 누가 받으러 오겠느냐"며 "가정 사역이나 목회자 재교육으로 용어를 순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실행위원들은 별다른 의견 없이 이승희 총회장 말을 들었다. 이 총회장이 결의를 위한 동의·재청을 받으려 하자, 이형만 목사(삼호교회)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이 목사는 2016년 총회 석상에서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이 죄를 지은 것 가지고 하나님을 욕되게 해도 되는 거냐. 그걸 자꾸 파내서 욕되게 할 수 없다"며 전병욱 목사 재판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형만 목사는 "이런 안건을 올린 필요성은 인정이 되지만, 안건 중 '성'이 거룩할 성인 줄 알았더니 성 성 자다. (일부 목사 웃음) 목회자가 성 윤리 위반한 사람이고 교화 대상이라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똑같은 교육을 하더라도 '가정 사역'이라든지 '목회자 재교육' 같은 단어를 써야 한다. 그래야 현장에서도 교육받으러 나온다. 성 윤리 교육하러 오라고 하면 예배 시간에 광고를 하겠나, 뭘 하겠나. 택시기사가 사고 냈으면 전체 택시기사를 재교육해야 하나. 용어를 순화해 달라"고 말했다. 실행위원들은 이 목사 발언에 별 반응이 없었다.

한 목사는 "강사 선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승희 총회장은 "너무 급진적인 분은 배제하되, 내가 강사로 나설 것은 아니다. 적절하게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전국 3개 권역별로 나누어 전 목사·직원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발표했을 뿐, 교육 장소와 방법과 일시, 내용 등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후 세부 내용을 묻는 기자에게, 서기 김종혁 목사는 "세부 계획은 추후 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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