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폭력으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천새소망교회 김 아무개 목사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김 목사는 6월 12일 법원에 나왔다. 범행 사실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그루밍 성폭력으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천새소망교회 김 아무개 목사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김 목사는 6월 12일 법원에 나왔다. 범행 사실을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목사 지위를 이용해 다수의 여성 교인에게 그루밍 성폭력을 저지른 인천새소망교회 김 아무개 목사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인천지방법원은 김 목사에 대한 첫 공판을 6월 12일 열었다.

이 사건은 인천새소망교회 교인이던 피해자 4명이 2018년 5~6월 <뉴스앤조이>와 인터뷰해 김 목사의 성폭력을 이야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 목사는 교단 유력자인 아버지 김영남 목사가 담임하는 인천새소망교회 부목사로 일하던 중, 자신이 양육하던 여성 교인 여러 명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

김 목사는 사건이 알려진 후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 김영남 목사는 오히려 피해자들을 입막음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2018년 11월 기자회견을 열고, 12월에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 김 목사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고소 1년 반 만인 2020년 5월 김 목사를 기소했다.

검찰은 김 목사가 피해자 3명에 대해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위반했다고 공소사실을 설명했다. 피해자 4명 중 1명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는데, 이는 피해 시점이 성년이 된 이후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는 법무법인 로고스를 선임했다. 김 목사 변호인은 검사의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예 그런 사실이 없거나 상호 합의하에 이뤄진 일이라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김 목사는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 섰다. 그는 기본적인 인적 사항 외에는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무직이고 국민 참여 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만 했다.

<뉴스앤조이>는 재판을 마치고 나오는 김 목사에게 "정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모든 사실을 부인하는가", "목회자로서 아무런 잘못이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가" 등을 물었으나, 김 목사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김 목사 측 변호인에게도 공소사실 부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으나 "법적으로 부인한다는 뜻이다"고만 말했다. 김 목사 변호인은 "양측의 감정만 상할 수 있으니 재판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목사 측이 검사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따질 것으로 보인다. 7월 8일 열리는 다음 공판에서는 누구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인지 검토하기로 했다. 피해자가 여럿이고 범죄 사실이 많아 재판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천정아 변호사(법무법인 소헌)는 "피해자들은 당연히 전부 증언할 예정이고, 이 사건 참고인들도 증인으로 나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피해자와 가해자 간 관계와 사정을 감안해, 물리적 폭행이나 협박 등이 없더라도 성폭력으로 인정하는 판례가 나오고 있다"면서 그루밍 성폭력이 점차 인정되는 추세인 만큼 가해자 엄벌을 기대했다.

피해자 가족은 법원 앞에서 김 목사를 엄벌해 달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피해자 가족은 법원 앞에서 김 목사를 엄벌해 달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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